이 시점에서 또 2세 계획?!

동생 필요 없대

by 매일의 푸

아이를 둘 이상 갖게 된다면 두 살 터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산해 보니 두 살 터울이려면 부모가 여간 부지런해야 하는 게 아니다.

돌 되기 전에는 임신 계획을 해야 하는 건데 그럴만한 여력이 있느냔 말이다.

모두들 대단하다. 박수!


옷장에서 작아진 아기옷들을 부스럭대며 정리하고 있는데, 남편이 다가와 물었다.

"뭐 해?"

"이제 올해 입던 여름옷은 내년에 못 입으니까 다른 사람 주려고."

"놔둬봐. 둘째가 생길 수도 있잖아."

오잉, 쪘다.

전혀 생각지 않은 반응이었다.


"내 체력으로 둘은 키울 수 없을 것 같아."

"근데 결정을 하려면 좀 서둘러야 해. 시간이 많진 않아."

"나는 앞으로도 안 가지고 싶을 거 같은데..."

"래. 신중하게 어서 결정해야 해."

"아니, 결정을 했는데 왜 자꾸 어서 결정을 하래?"

"여보는 아기 두세 살 되면 생각이 바뀔 거 같아."

"..."


할 말이 없었다.

분명 둘째 생각이 없다.

남편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아기가 두세 살이 되지 않아 알 수 없다.

주변에서는 아직 둘째 생각 들 때가 아니라고 했다.

아직이라면 언젠가 든다는 걸까?

사람마다 다르다는 말에는 내 둘째 생각이 들 사람인지 아닌지 나조차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입을 닫았지만 가슴이 답답했다.

일단 정리하던 옷은 다시 옷장에 넣었다.




그후로도 남편은 종종 둘째 이야기를 던졌다.

남편에게 둘째를 가지고 싶은건지 물으니 반반이라고 했다.

가장 애매한 답변이지만, 이유를 들어보면 납득이 됐다.

경제적, 체력적으로 부담되지만 아이가 외로울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나도 비슷한 생각이라 마음이 무거워졌다.


종종 GPT에게 답이 없는 질문을 한다.

아기의 탄생일시를 불러주고 동생이 필요한 아이인지 물었다.


[독립심이 강한 아이예요. 형제 사이의 정보다 부모와의 관계를 더 중요시 생각해요.]


오호라!

이제 아직 말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다가가

"동생 없어도 된다고?"

"엄마가 더 잘 놀아주면 되지?"

따위의 말을 건넨다.

우습지만 아이에게 결정을 넘기는 놀이를 하며, 잠시 위안을 삼았다.




재촉은 내가 가지고 있는 크기의 부담감보다 큰 거부감을 가져왔다.

무엇보다 출산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체력이 회복되지 않았다.

하루하루 버티는 심정으로 육아를 하다 보니 력은 엇보다도 현실적인 문제로 느껴진다.

하나도 버거운데, 하나 더 낳아서 둘 다 챙기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상황에서 몇 년 후에 더 들어있을 나이와 나빠져있을 체력이 무서워 둘째를 미리 가질 수는 없겠다.


결혼 전에 한 산전검사 결과를 떠올려보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에 이 아이가 찾아와 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더없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더 늦으면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을지 모른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둘째가 생기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고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지금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게 맞다.

준비되었다 생각하고서도 버거운 것이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을 알아버렸다.

지금보다는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내가 할 수 있겠다는 결심이 서면 그때가 적기이지 않을까?


아가야, 만약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말이야.

그건 우리 가족에게 가장 좋은 때,

엄마가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너를 만날 수 있을 때였으면 해.

그때가 다면, 꼭 와줬으면 좋겠어.

그때 행복한 우리 집으로 초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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