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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희선 Nov 10. 2023

시가 머무는 곳

단풍

몇년전에 찍은 단풍나무

소슬한 바람 따라

저무는 가을에

저 홀로 붉은 사랑이 있습니다

눈 아프도록 파아란 하늘가로

마지막 철새의 울음소리 잦아들 때

외로움을 피나도록 씹어 삼키는

저 홀로 타는 아픔이 있습니다


이제 막 저무는 이 가을

마지막 가을 향기마저

끝 간 데 없이 사라질 때

꼭 잡아두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눈물 나도록 아리따운

빠알간 사랑


(이 비가 오는 생기 없는 가을 아침에 20대에 쓴 시를 꺼내봅니다. 그토록 빨갛고 파랗던 가을을 그리워하면서 소녀시절의 아름다웠던 날들을 그리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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