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왼쪽
대학 때 아동문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아동을 위한 문학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를 알아야 해서인지 몇 가지 특징을 설명해주셨었다. 그중 하나가 발 모양에 대한 이야기였었다. 유아기에는 발 안쪽과 바깥쪽 길이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다. 때문에 신발의 좌•우를 바꿔서 신는다고 했다. 당시에는 흘려 들었던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아이가 신발을 신은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제법 스스로 신발을 신으려 하는데. 뒤꿈치 쪽에 손가락을 넣어가며 신을 줄은 알지만 오른쪽과 왼쪽을 맞춰 신지는 못한다. 그래도 괜찮다. 다시 벗겨 제대로 신길 생각은 없다. 불편하면 벗을 것이고 좌•우의 개념을 천천히 알아가면 된다. 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스스로 신었다는 거다. 스스로 한 일에 칭찬을 더 할 뿐 잘못을 지적해서 다시 되돌릴 이유는 없다.
예쁘게 신발 신은 모습이 귀엽다가, 다리에 있는 벌레 물린 자극에 마음이 쓰리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 살아서 그런지, 수목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모기는 물론 각종 벌레가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물리기 일쑤다. 열심히 놀다 온 흔적이라고 해야 할까. 나무를 보며 자라는 건 좋지만, 벌레에 물리는 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