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살면 손해라는 말은 과학적 근거가 없으나, 착하게 살면 그 사람의 곁에 착한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추론이며, 반백 년을 살며 개인적으로 확인한 데이터입니다. 제 말이 지나치게 낭만적이거나 한 개인의 경험일 뿐이라 표본이 적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 분의 현인들의 생각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일본의 니시나카 쓰토무 변호사는 만 명의 의뢰인을 만나 그 들의 삶을 면밀히 분석한 후 ‘운을 읽는 변호사’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 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세상에는 운이 존재하며, 그 운을 얻는 방법까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저 사람은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부러워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운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운은 추상적이며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보다는 미신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운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착하게 살며 덕을 쌓는 것이 인생에 운을 부르는 방법이라고 역설합니다. 착하게 살면 손해가 아니라 오히려 운이 좋아진다니 솔깃하지 않습니까?
‘천작을 갈고닦으면 인작이 저절로 따라온다.’ 즉 인덕을 쌓으면 부나 권력이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뜻입니다. 저자는 책에서 맹자의 말을 인용하며 실제로 일상에서 착한 일을 하여 운을 불러오는 사례들을 들려줍니다. 의심의 눈초리로 저를 바라보던 지인들도 책을 읽고 난 후, 노 변호사가 만 명이 넘는 의뢰인을 만나며 일상에서 벌어진 일들을 통해 얻은 결론에 결국 공감하였습니다. 이 책은 읽기도 쉽고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치게 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인상적인 목차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목차만으로도 훌륭한 인생격언입니다.
-왜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끼리끼리 모일까’
-소매치기와의 인연이 소매치기만 모이게 한다.'
-나만 잘되길 바라면 운이 돌아선다.
-자신만을 위해 돈을 쓰는 부자는 반드시 불행해진다.
-소송을 막는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다.
변호사는 소송을 해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니시나카 쓰토무 변호사는 소송을 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쌍방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이고,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게 되면 왜 선하게 살아야 하고, 어떤 원리로 운이 우리 생에 찾아오는지 납득이 되니 필독을 권합니다. 저 한 사람의 데이터가 아닌 만 명의 데이터를 모은 변호사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의 말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큰 가르침과 마음의 위안을 주고 있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통해 착하게 살면 손해인지 사유해 보았습니다. 법륜 스님은 모든 것을 소유한 유학파 스님처럼 다정한 말투는 아니지만, 고매한 정신에 이해하기 쉬운 일상의 언어로 우리에게 실질적인 가르침을 줍니다.
중년의 한 방청객이 스님에게 성토하듯 질문합니다. 자신은 평생을 착하게 살아왔지만, 그런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세상은 착하게 살면 성공할 수 없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호위 호식하며 사는 것을 보니 너무나 억울하다는 것입니다. 짧게 질문하겠다는 그는 하소연을 이어갔었습니다.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도 처벌을 받지 않거나, 죄 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은 사람을 보면 속상하다며 질문을 마쳤습니다.
질문을 가만히 들어주신 스님은 먼저 속상함의 근본 원인을 짚어내며, 세상의 기준을 너무 돈에 맞춘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어서 나쁜 자들은 대체적으로 결과가 나쁘며, 언론에 나오는 한두 명 때문에 속상해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이 칼로 무 자르듯 정의가 실현될 수는 없으나 대체적으로 정의롭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당신이 나쁘게 살고 싶으면 그렇게 살라고 말하셨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착하게 사는 것이 더 쉽고 마음도 더 편하다는 것입니다. 스님의 말을 듣다 보니 어려운 말도 아닌데,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법륜스님의 말처럼 세상은 대체적으로 정의롭거나 살만할까요?
뉴스를 보면 나쁜 놈들은 정말 잘 살고, 세상은 흉악 범죄로 가득 찼고, 우리가 지옥에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지고 있고,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언론의 편향된 보도 때문이라고 말하는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있습니다.
스티브 핑거 교수는 EBS의 위대한 수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주장을 펼칩니다.
그는 지금이 인류 역사상 가장 살기 좋은 시기이며, 사람들이 세상을 오해하는 이유는 저널리즘의 왜곡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뉴스의 정의는 지구상의 발생하는 최악의 일들을 작위적으로 모아놓은 것입니다. 이는 평화보다는 혼란스러운 사건에 주목하는 뉴스의 타고난 편향성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의 뉴스를 안방을 넘어 손 안에서 보고 있습니다. 어떤 뉴스가 보이나요? 총기난사, 전쟁, 연쇄 살인마, 세상이 더 나빠졌다고 당연히 생각하게 됩니다. 교수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지금의 세상이 과거보다 더 안전하고 나은 세상이라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교수가 제시한 도표를 보면 폭력범죄 발생률과 전쟁의 빈도수는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이 명백해 보였습니다.
스티브 핑거 교수는 우리가 나쁜 뉴스에 끌리는 세 가지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첫째, 심리학의 부정성 편향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부정성 편향이란 좋은 일보다 나쁜 일에 주목하고 휘둘리는 경향성을 말합니다. 이런 걱정과 부정적 사고가 지나치게 되면 인간의 독창성과 행동을 가로막는다고 경고합니다.
둘째 자신의 경험이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들에 근거해 판단하는 인지적 경향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정 사건의 가능성을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성인데 상어에 물려 죽을 확률보다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이 무려 44,747배나 더 높지만, 뉴스에서 본 상어 공격을 교통사고보다 더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사람을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사람을 중요하기 여기는 인간의 심리적인 특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 주변에는 착한 사람들 차고 넘칩니다.
그 이유는 물론 제가 착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경제지표에는 서툴지만, 착한 지수로는 상위 3프로임을 자부합니다 또한 클릭 장사를 위해 나쁜 뉴스로 도배되는 인터넷 세상보다 리얼 월드에는 착한 사람이 훨씬 많다고 믿습니다. 착한 사람들은 숨길 수 없는 배려와 감출 수 없는 공감능력이 있고, 서로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착한 사람들이 더 많이 연결되길 꿈꿉니다. 그리고 부자가 되면 좋겠지만, 나의 착함지수를 낮추면서까지 부를 얻고 싶진 않습니다. 내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착한 사람들은 나를 떠날 것이고, 공동체 사회에서 혼자서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행복의 진정한 의미는 함께 행복해지는 데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