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압축하는 방법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by 영찬

시(詩, poetry)란 마음속에 떠오르는 느낌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압축하여 표현한 글이다.

시는 읽기는 쉬우나 쓰기엔 어려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의미를 압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제아무리 함축적인 시어라도 많은 독자들에게 닿을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럼 시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인은 어떻게 시를 쓸까?
카푸스라는 젊은 시인이 있었다. 그는 릴케에게 자신의 시를 평가받고 싶어 했고, 자작 시와 함께 자신의 고민들을 얼떨결에 털어놓게 된다. 릴케는 고민의 해답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십시오. 당신에게 글을 쓰라고 명령하는 근거를 찾아내십시오. 그것이 당신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뿌리를 펴고 있는지를 살펴보십시오.

시란 마치 여행 가방을 싸는 것과 같다. 정해진 분량에 꼭 필요한 것들을, 되도록 이쁜 것들을, 그러나 차고 넘치지 않도록 절제하며 꾹꾹 눌러 담는 것.
여행 가방에는 n 박만큼의 설렘과 기대가 들어간다. 마찬가지로 시인은 삶과 죽음, 예술과 고독, 사랑과 침묵을 노래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바로 우리 내면에 있다고 릴케는 말한다.


나도 몇 달 전에 정형시, 그중에서도 시조를 쓴 적이 있는데, 3장 6구라는 정해진 형식에 운율도 맞추면서 리듬감 있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쓰는 게 굉장히 어려웠던 것 같다. 오히려 그렇게 맞추려고 하니까 안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소재를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카푸스가 보낸 고민들은, 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을 대변하는듯하다. 삶과 죽음, 예술과 고독, 사랑과 침묵 등 우리의 고민들을 릴케가 대답해 준다고 생각하고 읽을 때 더욱 아름답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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