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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엽 Jul 20. 2021

기축통화⑧닉슨 쇼크

2. 닉슨 쇼크와 변동환율제의 시작

엄청난 수량의 달러가 한꺼번에 금으로 태환 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미국 정부는 어떤 방법을 보여줄까?


유럽의 불안감과 증가하는 미국의 달러


이러한 상상만으로도 심리적 불안감은 높았다.


브레턴우즈 회의 모습. 금과 달러의 연계를 확정했다 <출처 : 위키피디아>



만약 태환 해 줄 금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달러가 기축통화로 인정을 받은 브레턴우즈 체제가 끝이 났다는 것을 의미했다.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이는 실현 가능한 현실이었다.


1966년까지 미국 정부가 보유한 금은 132억 달러였고, 이중 해외 국가의 금 태환에 대응 가능한 금의 규모는 약 32억 달러였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의 규모는 140억 달러였다.


단순 수치만 보더라도 금 태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불안감은 각국의 중앙은행을 자극했지만 1966년부터 1971년까지 미국 정부는 달러 발행을 10%나 더 늘렸다.


독일의 마르크 화(1991년)  <출처 : 위키피디아>



유럽 국가들의 불만과 늘어나는 달러의 금 태환 요구


결국 참다못한 독일(당시 서독)은 브레턴우즈 체제를 떠나겠다고 공헌했고 스위스와 프랑스는 아예 달러를 금으로 태환 하기 시작했다.


7월에 스위스가 5천만 달러를, 프랑스는 1억 9천만 달러를 금으로 바꿔갔다.


미국 의회는 ‘남발된 달러가 고평가 되어 있어 당장 달러 가치를 하락시키지 않으면 미국 경제의 장기적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키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결국 1971년 8월 15일,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닉슨 대통령은 "평화의 도전"이란 제목으로 특별 담화를 발표했다.


해외의 각 국가가 요청한 달러의 대량 금태환 요구와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기피현상을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특별 담화문이 게재된 신문  <출처 : 위키피디아>


닉슨 대통령의 특별 담화와 충격받은 전 세계


“최근 몇 주 동안 투기꾼들은 미국 달러에 대한 전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통화의 힘은 그 국가 경제의 힘에 기반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합니다.


따라서 저는 재무 장관에게 투기꾼으로부터 달러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코널리(John B. Connally) 장관에게 통화 안정과 미국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일부 조건을 제외하고는, 달러의 금 또는 기타 준비금 자산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도록 지시했습니다.(중략)


이 조치의 효과로 달러는 안정화될 것입니다.”


이는 ‘신경제정책(New Economic Policy)’이라는 내용으로 각 국가의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에 대한 금 태환을 즉각 중지한다는 특별 발표였다.



신경제정책을 발표하는 닉슨 대통령. 일명 닉슨 쇼크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제 달러를 금과 교환해주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이었다.


달러의 금 태환이 중단된 '닉슨 쇼크'


너무도 충격적인 발표 내용이라, 역사에서는 ‘닉슨 쇼크(Nixon shock)’라 이름 붙였다.


사전에 어떤 국가와도 협의되지 않은 채 발표되어 급작스런 혼란이 발생했고 이는 브레턴우즈 체제의 종말을 미국 스스로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미국의 수출 의존도가 은 나라는 큰 충격을 받았다.


과거 영국의 파운드가 무너졌던 경험을 떠올렸다.


금본위제가 무너지면 전 세계 금융체계가 혼란에 빠지고 환율이 춤을 추면서 오직 자국의 산업만 지키고자 했던 예전의 보호무역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상상하기도 싫은 구조였다. 더구나 그때와 달리 무역 규모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커져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국제 공조를 통해 혼란에 빠진 세계 경제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1972년 닉슨 대통령 내각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국제 무역 공조를 위한 각 국가의 다양한 요구


아울러 무리하게 남발된 달러의 가치를 조정하기 위해 국제수지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요청이 빗발쳤다.


미국 정부는 자국에 대한 수출 흑자국인 나라들에 대해 ‘달러 대비 평가절상’을 요구했다.


발행이 늘어난 달러 수만큼 자국의 통화 가치를 더 올리라는 뜻이었다.


이렇게 되면 달러의 가치는 유지되면서 수출국의 환율이 올라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의 가격이 상승, 미국산 상품보다 경쟁력을 크게 상실하게 된다.


각 국가들은 가만히 앉아서 자신만 손해를 볼 수 없는 입장이었다.



세계의 지폐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오히려 자국의 통화를 지키고 달러의 가치를 내리는 ‘달러 평가절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럴 경우 전 세계에 풀린 달러의 가치 하락으로 사실상 신뢰도가 확 떨어지면서 기축통화의 지위를 위협받게 된다.


미국은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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