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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담는 사람 Nov 11. 2021

11월 11일의 비스코티

오늘은 11월 11일. 당시 우리 동네 초등학생의 핫플 구) 남부정류장 모닝글로리에 단체로 우르르 갔던 것을 기억한다. 발렌타인인지 화이트인지 빼빼로 데이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여하튼 귀여운 데이 중 하나였다. 친구들 혹은 좋아하는 친구 주려고 지갑을 탈탈 털어 사던 나름의 귀여운 이벤트가 넘쳤던 그때 그 시절.

나무 책상 서랍 안에 사탕 다발을 넣어두는 로맨틱함을 겸비한 친구도 있었고, 빼빼로를 들고 교실 뒷문에 서서 좋아하는 친구를 너도나도 기다리기도 하고, 좋아하는 친구만 줄 수 없으니 티 안 내려고 주변 친구들 몫까지 다 사던 날도 있었다.(친구들은 100원짜리 스틱 빼빼로, 좋아하는 친구는 그게 한 스무 개 담겨있는 원통형 빼빼로 정도의 차이를 뒀다.)

순수하고 귀염 뽀작했던 라떼 이모의 추억 이야기는 뒤로 하고 이십 년도 더 지난 이제는, 100원짜리 스틱 빼빼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비스코티를 구워 다크 초콜릿을 입혔다. 좋아하는 친구는 없고, 있다 해도 이제는 눈치 볼 일도 없는 나이가 되었으니(?) 편안하게 주변인들과 나누어먹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별거 아닌 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빼빼로데이도 빼빼로 데이지만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저녁에는 쌀을 먹도록 해야겠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쌀국수로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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