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1월 11일. 당시 우리 동네 초등학생의 핫플 구) 남부정류장 모닝글로리에 단체로 우르르 갔던 것을 기억한다. 발렌타인인지 화이트인지 빼빼로 데이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여하튼 귀여운 데이 중 하나였다. 친구들 혹은 좋아하는 친구 주려고 지갑을 탈탈 털어 사던 나름의 귀여운 이벤트가 넘쳤던 그때 그 시절.
나무 책상 서랍 안에 사탕 다발을 넣어두는 로맨틱함을 겸비한 친구도 있었고, 빼빼로를 들고 교실 뒷문에 서서 좋아하는 친구를 너도나도 기다리기도 하고, 좋아하는 친구만 줄 수 없으니 티 안 내려고 주변 친구들 몫까지 다 사던 날도 있었다.(친구들은 100원짜리 스틱 빼빼로, 좋아하는 친구는 그게 한 스무 개 담겨있는 원통형 빼빼로 정도의 차이를 뒀다.)
순수하고 귀염 뽀작했던 라떼 이모의 추억 이야기는 뒤로 하고 이십 년도 더 지난 이제는, 100원짜리 스틱 빼빼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비스코티를 구워 다크 초콜릿을 입혔다. 좋아하는 친구는 없고, 있다 해도 이제는 눈치 볼 일도 없는 나이가 되었으니(?) 편안하게 주변인들과 나누어먹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별거 아닌 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빼빼로데이도 빼빼로 데이지만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저녁에는 쌀을 먹도록 해야겠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쌀국수로 가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