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는 메시지다."(The medium is the message)(마셜 맥루언, <미디어의 이해> 중에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시나요? TV가 여러분의 생각과 감정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시나요? 만약 스마트폰이나 TV가 없었다면 현재 내 삶은 지금과 얼마나 달랐을까요? 이런 미디어는 그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와는 별개로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줍니다. 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감각과 사고방식을 형성하는 환경입니다. 맥루한의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통찰은 이를 놀라운 방식으로 설명해 줍니다.
많은 사람들은 미디어를 단순한 전달 도구로 생각합니다. 마치 물을 나르는 파이프처럼, 내용물과는 무관한 중립적 통로라고 여기는 것이죠. 하지만 맥루한은 미디어 자체가 우리의 감각과 인식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책이라는 친숙한 미디어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책의 진정한 메시지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나 정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책이라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선형적 사고방식, 개인적 독서 경험, 추상적 사고능력의 발달이 실제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TV는 동시적이고 감각적인 사고방식을, 디지털 미디어는 파편적이면서도 연결된 사고를 형성합니다. 즉 사고방식은 미디어에 의해 결정되며, 그 영향은 삶 전체로 확산됩니다.
스마트폰은 이를 더욱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스마트폰은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를 넘어, '즉시성'과 '항상 연결된 상태'라는 새로운 생활 방식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루를 되돌아보며 스마트폰을 얼마나 자주 확인했는지 떠올려 보세요. '지금 당장'이라는 즉시성이 지배하는 세계, 물리적 거리와 무관한 연결 상태, 깊은 몰입보다는 빠른 전환이 익숙해진 인지 구조—이 모든 것이 스마트폰이라는 미디어의 진정한 메시지입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 시대의 인정 욕구는 새로운 양상을 보입니다. 매 순간 '좋아요'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욕구,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는 자아 인식, 실시간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이제는 익숙한 규범이 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AI와 메타버스가 부상하는 현재, 맥루한의 통찰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띱니다. 메타버스에서는 우리가 가상의 아바타로 활동하며 현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체성을 표현하고 관계를 맺습니다. 이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가상 세계와 연결된 맥락에서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새로운 미디어는 인간의 정체성, 실재성, 관계의 본질을 재정의하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이 변화는 단지 기술의 발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 사고방식,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한 이해를 변화시키는 도전입니다.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새로운 미디어들은 우리의 인식과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우리는 미디어가 어느 때보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 삶의 모든 부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영향력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미디어가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이해하는 것과 단순히 그냥 수용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반성되지 않은 미디어의 영향력은 폭군처럼 우리 삶을 마구 휘두르는 일로 이어지게 됩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미디어가 나의 삶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하고, 때론 반성하며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