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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Sep 28. 2021

딸아,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

[초등 5학년 공부 사춘기]

 가끔  딸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기 어려워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초등 5학년인 딸의 마음을 이해하며 어떻게 감정코칭을 해야 하는지 조언을 얻고 싶어 이 책을 읽었다. 핸드폰이 없었던 니엘이가 이번 연도부터 핸드폰을 가지게 됐다. 원래는 중학교 가면 사주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학교를 가지 못해서 친구들과 교류할 방법이 핸드폰밖에 없었다. 내가 전에 썼던 핸드폰을 니엘이가 사용하면서 인스타그램도 시작했다. 5학년은  4학년과 완전히 다르다. 부척 커버린 딸을 어떻게 공감하며 아이를 옳은 방향으로 안내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때 꼭 길러야 하는 학습태도 중 중요한 하나는 공부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를 갖는 것입니다. 공부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란 무엇일까요? 바로 '내가 안 해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잘해'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즉 공부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없는 상태입니다.


니엘인 피아노 학원만 다닌다. 니엘이가 다니고 싶지 않다고 해서 수학은 니엘 아빠가 영어는 내가 조금씩 봐주고 있다. 물론 딸을 가르치는 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 니엘이가 나에게 매번 하는 말이 바로 "내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해요!"다. 본인이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나마 거부감이 없어서 다행이다.


교육이야말로 그 아이를 보고 기질과 환경에 따라 맞춤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러니 교육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애가 어떤 기질을 가졌는지 면밀하고 주도적으로 판단해 각자 창의적으로 아이를 키워야 합니다.


아이들은 모두 가지각색이다. 누군 학원 다닌다던데 누군 유학을 간다더라 누군 과외를 한다더라... 이런 주변의 말에 흔들리면 중심을 잡을 수 없다. 다른 아이들이 한다고 해서 어차피 다 할 수도 없다. 아이의 성향에 맞게 어떤 방법이 가장 잘 맞는지 판단해야 한다. 내가 스스로 판단하기보다는 아이와 대화를 통해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임의적으로 학원을 등록하고 다니라고 하면 아이가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호기심과 창의성이 살아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자기 주도적인 정서를 가진 아이', 또 하나는'행복을 스스로 만들 줄 아는 아이'입니다.


니엘이가 이렇게만 성장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되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아이. 니엘인 매사 긍정적인 아이다. 어려운 과제가 있어도 본인은 해낼 수 있다고 말하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다. 가끔은 너무 자신감이 넘쳐서 걱정했지만 지금은 옆에서 맞장구친다. 공부하다가 갑자기 피아노를 치길래 물어보니 공부가 잘 안돼서 기분 전환하는 거라며 아주 감정에 솔직한 아이다. 집중을 못 하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이렇게 딴짓하고 나서는 책상에 앉아서 바로 공부를 한다. 이런 경우 아이에게 짧은 시간 집중도 못하고 피아노 치냐고 바로 다그치지 않고 왜 그런 행동을 물어보는 게 중요하다.


아이에게 학습을 시킬 때는 먼저 아이가 할만하다고 느끼는 과제를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비행기는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안 해본 것을 처음 시작할 때가 가장 어려운 법입니다.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는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들고 힘들다는 것을 먼저 알아줘야 합니다.


남들이 이만큼 하니까 내 아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처음부터 어려운 과제를 주면 아이는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아이의 수준에 맞는 과제를 주어야지만 아이는 자신감이 생겨서 시도할 수 있다. 처음은 누구나 어렵다.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시작해야 한다. 아이가 시작할 수 있도록 잘할 수 있다고 격려와 응원을 해주자.


왜 공부해야 하는지 꿈을 심어주세요. 공부하는 이유를 알아야 아이도 힘을 냅니다. 의미 없는 훈계나 잔소리가 아니라 직접 아이가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꿈을 심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인데 책에 나오는 메시지나 가치관을 통해 구체적인 꿈을 그려볼 수 있게 이끌어주세요.


니엘인 꿈이 매년 바뀐다. 의상 디자이너, 의사, 승무원, 할리우드 배우였다가 지금은 교사다. 니엘인 친구들에게 자기가 잘하는 것을 알려주는 게 재밌어서 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교사가 되려면 대학을 졸업해야 하니까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꿈이 또 언제 바뀔지는 모르지만 꿈이 명확하면 공부하는 이유도 확실해져서 즐겁게 할 수 있다. 아이가 다양한 책을 읽으며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해서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자.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 것으로 결정하는 진로가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최선을 볼 줄 아는 진로 선택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진로 선택이라고 하면 특정 직업을 정하는 것을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어떤 것이 좋은 직업일지 지금 판단하기는 힘듭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된 시대에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여전히 내 딸의 꿈은 바뀌고 있다. 오늘도 갑자기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뭘 하면서 살게 될지 궁금하다고 했다. 아이가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나면 또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다. 나 또한 꿈이 수도 없이 바뀌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단 한 번도 학창 시절에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아직도 승무원과 연관된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니엘이가 진로를 선택할 때 자기만의 강점을 잘 알아서 그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서 즐기면서 일을 했으면 좋겠다. 지금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든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며 대화를 나누며 아이의 마음을 알아가고 싶다. 하고 싶은 직업이 있다면 그 직업에 대해서 같이 책을 보며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아이가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싶다.


고학년 여자아이들의 경우, 사춘기가 시작되면서'패거리 문화'를 형성합니다. 거기에 끼지 못하면 아이가 심정적으로 매우 위축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자아이 주변 환경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평소에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해보기를 바랍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는 친구를 볼 줄 아는 힘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중학생만 되어도 늦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친구와 갈등을 겪고 싸우는 일을 너무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친구를 볼 줄 아는 힘은 그 과정을 겪어야 단단하게 길러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면서 패거리 문화는 더 심해진다. 원래 아는 친구들과만 연락을 하고 같은 학원을 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지금 니엘이도 그렇다. 학교에서 친구를 못 만나니 피아노 학원은 꼭 간다. 거기서 친구들을 만나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놀다가 온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서 친구들이 니엘이 다니는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됐다. 이렇게 니엘인 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집에 와서는 자기들만의 밴드에서 소통한다. 처음엔 통제하려고 했지만 내가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시간제한만 두고 있다. 작년과는 정말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생각의 깊이가 달라진다. 니엘인 친구 얘기와 어떻게 놀았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밥 먹으면서 말하는 편이라서 딸아이의 친구가 누구인지 성격이 어떤지 안다. 가끔 니엘 아빠와 난 니엘이 친구 이름 맞추기 게임을 하기도 한다. 워낙 2학년 때부터 회장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해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만 생각했는데 3학년 때 시기 질투하는 친구가 있어서 니엘이 힘든 모습을 본 적이 있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바로 친구관계이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런 과정 속에서 관계의 중요성을 스스로 정립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겨서 다음번엔 친구 사귈 때 더 신중할 거라고 생각한다. 니엘이가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며 지금처럼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사춘기는 자녀도 부모도 모두 힘든 시기임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 아이가 성장했음을 인정하고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입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경청하는 자세만 있어도 사춘기 아이들과 갈등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내 아이가 왜 이러지?'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 이 시기의 특성을 안다면 성인인 부모가 먼저 감정을 조절하면서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하나의 인격으로 인정받길 원하는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모의 태도는 존중과 경청, 그리고 공감입니다.


니엘이가 거울 보는 횟수가 늘고 학원 가기 전 여러 가지 옷을 입었다 벗었다 코디에 신경 쓴다. 자기가 통통하다며 저녁에는 나름 적은 양을 먹으며 식단관리를 한다. 내가 어리다고만 생각한 아이가 이렇게 조금씩 변하고 있다. 당연히 전보다 말도 잘 안 듣는다. 자기만의 생각을 정확히 말하고 하고 싶은 게 명확해졌다. 당연히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떻게 하면 재밌게 놀 수 있을까만 궁리한다. 난 이런 딸을 보면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지금이 딱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라서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을 늘렸다. 가끔 니엘인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고 해서 이렇게 말해줬다.

"뭘 하고 싶다는 건 그래도 열정이 있으니까 가능한 거야. 아무것도 하기 싫은 것보단 이게 더 나은 거 같은데! 이것저것 경험하면 또 생각이 바뀔 수 있어. 이미 우리가 다양한 직업을 다 경험할 수는 없으니까 니엘이가 원하는 직업에 대한 책을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




솔직히 마음이 조급했다. 대안학교도 찾아봤고 코로나 전에는 해외 국제 학교도 알아봤다. 최근에는 농촌 유학까지 알아보면서 여기저기 줏대없이 흔들렸다. 아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했다. 이렇게 내가 노력해봤자 아이가 싫어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데 말이다. 이젠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서 아이가 좋은 방향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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