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얻은 교훈과 30대에 바뀐 점
20대의 나는 사실 헛똑똑이었다.
20대의 나는,
1.오만했다. 내가 잘된 건 오롯이 내가 잘해서 그랬다고 생각했다.
2.어떤 목표를 이룰 때 남의 도움을 받는게 어렵고 싫었다.
내 힘으로만 무언가를 이뤘을 때만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3.모든 도전의 과정에 사람이 없었다.
30대가 된 지금의 나는 나 혼자 이룰 수 있는 게 세상에 많지 않고, 내가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었던 건 주변의 도움이 컸던 덕분이라는 걸 안다.
그리고 내가 더 성공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끙끙대며 열심히 할게 아니라, 도움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찾고, 때론 남의 도움을 흔쾌히 받을 필요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성공으로 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사람’ 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책이나 티비를 보면 부자들이나 성공한 사람들 혹은 연예인 중에, 남들 부러울 거 없는 사람들인거 같은데 행복하지 않아보이거나 공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마약과 같은 불행한 길로 빠지기도 하고.
왜그럴까?
누군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부른 소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이해 자체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왜 많은 이들이 좋은 조건을 다 갖춰놓고도 공허하고 불행하다고 느낄까?
하고 고민을 깊이 해봤다.
그리고 나는 아직 부자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아니지만, 성공했을 때 직후에 겪는 그 비슷한 감정을 20대에 많은 도전들을 시도하고 해내는 것을 반복하면서 꽤 겪어봤던 것 같다.
나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매 순간 열심히 도전하며 살아왔다.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내려고 노력했다. 매 순간 목표를 세우고, 치열하게 노력했고, 결국 목표를 이루는 것을 반복해왔다.
예를 들어 치열하게 공부해서 고려대학교를 갔다. 누군가한테는 그게 대수냐 할수 있지만 나는 타고난 영재가 아니었기에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었다.
또 피트니스 대회 출전을 목표로 해서 혼자 12키로를 감량하는데에 성공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인생의 첫 버킷리스트를 이룬 순간이 있었는데, 고3때 고대나 연대에 가서 응원단을 너무 하고 싶었다. 고연전 때 2만명 앞에서 응원을 지휘하는 게 너무 멋있었다. 결국 그토록 원하던 버킷리스트를 이뤘다.
대학교 졸업하고 취직해서는 평범하게 회사를 다녔다. 마케터로서 회사에서 많은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인정을 받았다.
보통 정말 간절히 원하던 목표를 이뤘을 때, 당연히 행복하고 짜릿할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사실 그 정반대의 경우가 많았다.
목표를 이루고 나면 엄청 행복할줄 알았는데, 행복은 잠시이고 큰 공허감이 찾아올 때가 많았다.
내가 주로 느꼈던 감정은 공허감이었던것 같다.
물론 행복했다. 성공했을 그 직후에는 너무 행복하고 짜릿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공허감이라는 감정이 나를 찾아와 괴롭혔다.
사람마다 정답이 다르겠지만 내 정답은 사람에 있었다.
인투더 와일드라는 영화를 보면 그런 대사가 나온다.
행복은 함께 나눌때만 비로소 의미가 있다.
20대까지의 내 모든 도전에는 대부분 사람이 빠져있었다.
사람이 빠져있었던 이유는 내가 나만의 성공 방정식을 잘못 세웠던 것에 있었다.
어찌보면 안타깝게도 경쟁하고 혼자 잘해야하는 한국 교육 혹은 자본주의가 만든 습관이기도 하다.
내 인생의 가장 처음이자 큰 목표달성은 좋은 대학을 간 것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를 선택했고 그때 내가 했던 방법은 핸드폰을 끊고, 주변과의 모든 소통을 끊고, 하루에 열마디 이상 하지 않는 거였다. 시험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변과 소통하고 협력하기보다, 주변과 단절하고 경쟁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렇게 정말 고독하게 치열하게 공부했고 운좋게 명문 대학에 갈 수 있었다.
이렇게 중요한 이벤트에서 한번 성공을 하고나니까 나만의 성공 방정식이 생겼다.
아, 목표를 이루려면 이렇게 해야하는구나.
"혼자" 힘으로 최선을 다해서 그 목표에 집중하다보면 성공할 수 있구나.
물론 원하는 목표가 있다면 그것이 우선순위가 되어 치열하게 노력해야하는 건 맞다.
이건 불변의 사실이다. 다만, 내가 저지른 실수 중 하나는 그 뒤의 도전들에서도 여전히 과정에 ‘사람’ 이 없었다는 점이다.
뭐 그렇다고 내가 혼자 고독하게 살아온 건 아니다.
나는 사람을 워낙 좋아해서 평소에 주변에 친구도 많고, 항상 사람들한테 친절을 베풀면서 살려고 노력했다.
방금 이야기했던 ‘과정에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내가 목표를 향해 달려갈때 해당했는데, 목표를 이루는 그 과정을 누군가와 깊이 공유한다거나 힘든 점을 털어놓는다거나, 도움을 요청하거나. 그러한 사람과의 교류가 적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대학생 때 피트니스 대회 출전을 목표로 도전을 했던 적이 있었다. 약 4개월간 혼자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나한테는 엄청난 도전이었다.
당시 체지방률 40퍼센트 대의 비만이었고, 헬스를 한번도 안해본 상태였던데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느라 신경쓸 것들이 너무 많았다.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이 도전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괜히 도전한다고 주변에 얘기했다가 성공 못하면 쪽팔리니까..그래서 몰래 준비한 것도 있었고,
두번째 이유가 더 중요했는데 주변의 도움을 받기가 싫었다. 오로지 나의 힘으로 이뤄내야 나의 성과인 줄 알았다. 주변의 도움을 받는 순간 뭔가 스스로 나약해지는 느낌?
지금 생각하면 바보다. ㅎㅎ
이 과정에서 수없이 힘들었는데 혼자 버텼고, 주변에 심지어 내가 피트니스 대회를 준비한다는 것을 거의 알리지 않았다. 그렇게 혼자 12키로를 감량하고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했다. 목표를 이뤘을 때 행복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보다 더 큰 공허감이 곧 나를 찾아왔다.
목표를 이루고나서야, 혹은 이루기 직전에서야 주변에 ‘나 이런거 했어’ 라고 경험을 공유했는데, 나는 “짜잔! 나 이렇게 했어” 라고 알리면 주변에서 엄청 기특해하고 기뻐해할줄 알았다.
왜 힘들 때 혼자 힘들어했냐고 서운해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내가 얼마나 그 과정이 힘들었는지 공유를 그때그때 안했다보니까 목표를 이룬 후의 벅차는 감정도 제대로 공유하기가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지나고 나서 느꼈다. 과정이 빠진 결과 공유는 팥없는 팥빵이다.
내 소중한 사람들한테는 과정을 반드시 공유하는 걸 추천한다. 그래야 내가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주변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다. 또 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돌아보면 누군가와 과정과 감정을 공유한 순간들이 가장 소중하더라.
참고로 피트니스 대회가 얼마 안남았을때 몇몇한테 이야기를 했었는데, 고맙게도 친언니랑 친동생 그리고 지혜라는 친구가 당일에 나를 응원해주러 왔다. 한번 더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덕분에 과정 일부라도 공유했던 사람들이 있어서 위안이 많이 되었다.
20대의 나는 오만했었다.
원하는 목표를 이룰 때 마다 오로지 내가 잘해서 그랬다고 생각했다.
어떤 도전이라도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해내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가장 멋지고 인정받는 길이라 생각했다.
제대로 돌아보니까 주변에 나를 응원해주고 도와주신 분들과 또 그걸 가능하게 해준 환경이 있었다.
20대의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을 매우 어려워했고, 누가 먼저 도움을 주려는 것도 거절했다.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별로 없어서 어려워했기도 하고, 또 도움을 받기가 싫었다. 100% 나의 성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100% 나의 힘으로 해야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다. 그리고 솔직하게 누가 별로 도움도 안되면서 내 성과에 숟가락 얹을 까봐 무서웠던 것 같기도. 지금 돌아보면 쓸데없는 고민ㅎㅎ
돌아보니까 주변 사람들한테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무언가를 이루는 과정에서 반드시 우연히라도 누군가는 도움을 주게 되어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도움일 뿐.
사실 우리는 매 순간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깨끗한 길을 걸을 수 있는 건 그 길을 정비해주시는 분들이 계신 덕분이고, 하고 싶은 도전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건 그걸 가능하게 해준 가족의 노고 혹은 주변 환경 덕분일 것이다. 내가 이전에 회사에서 승진을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잘해서 그런 것도 물론 있겠지만, 결국 나를 믿어주는 팀장과 팀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 수월했던 거다.
주변을 보면 멋지고 열심히 사는 분들이 정말 많다.
나는 이렇게 자기의 인생에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결국은 나와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들은 다 원하는 목표를 이룰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목표를 이룬 그 이후인 것 같다. 목표를 이루고 성공했을 때 공허한 게 우리가 바라는 게 아니라면, 지금부터 성공한 이후를 미리 떠올리면서 현재의 삶을 잘 돌아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30대 초반인 지금의 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보다 어떻게 하면 그 과정을 더 행복하게 만들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주변 사람들과 그 과정을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재밌게 살고 있다.
그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계속 연습하다보니 사람이 좀 뻔뻔해지고 있다. ㅎㅎ 요즘은 필요한 게 있다면 당당히 도움을 요청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도움을 받은만큼 나중에 더 많은 사람들한테 도움을 줄것이다.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는 경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선순환을 위해서 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모든 도전의 과정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
꼭 내 가족, 친한 친구를 의미하는 건 아니고, 그때 그때 내 상황에 따라 함께할 수 있는 누군가여도 좋다.
혼자 모든 걸 해내려고 힘들어하지 말고 때론 주변에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해보자. 분명 도와주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런 경험들이 쌓여 나중에 성공하게 되면, 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될거라 믿는다.
특히 내 주변을 보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포함.
연습해야한다. 내가 받을 줄 알아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도움 받고, 나중에 그대로 많이 베풀자.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가 자연스럽게 더 선순환이 되겠지.
20대에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30대에는 좀 더 현명하고 포용력있게 나아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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