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동네 운동장 10바퀴부터 시작하자.

D-164 퇴사 후 사하라 사막 마라톤 도전

by 찐파워

- 오늘(10/31)의 운동 기록: 따릉이 10km + 러닝 5.5km


어제 드디어 퇴사를 했다.

막판에 몸이 좀 아팠지만 긴장으로 버텼던것 같고, 마지막 날 일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정신없이 뻗었다.

다음 날까지 미친듯이 잠에 취했다가 늦은 오후 느긋하게 눈을 떴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최근 이주 간 컨디션이 좋지 않아 대책없이 운동을 거의 쉬었다.

으아, 다시 체력 처음부터 끌어올릴 생각하니 살짝 머리가 아프지만 열심히 해봐야지.

이제 진짜 6개월도 안남았어!


일단 산책으로 시작하자.

저녁 7시 쯤, 산책할 겸 따릉이를 타러 밖에 나갔다.

따릉이 2시간 권을 끊어서 불광천을 따라 난지 한강공원을 지나 월드컵경기장 쪽 하늘공원까지 달렸다.

난지 한강공원을 지날 때 멍때리기에 최적의 장소인 내 아지트도 잠시 들려줬다.

*나의 멍때리기 위한 조건: 주변 소음 없음 + 사람 많이 없음 + 경치 좋고 시야가 뚫려있어야함.

IMG_9034.HEIC 잔잔하니 멍때리기 딱 좋은 곳! (가끔 모기가 많긴 하다)

잠시 멍을 때리다 다시 출발하려는데 낙엽길이 너무 이뻤다. (원래 가던 길 잘 이탈하는 편.ㅋㅋㅋ)

나는 낙엽 위를 걷는 걸 참 좋아한다.

낙엽을 찰 때 바스락 거리는 소리도 좋고, 밟을 때의 그 폭신폭신한 느낌이 힐링이 되는 느낌이랄까.

낙엽들이 쌓여있는 길을 보고 신나서 또 다시 자전거를 길목에 세우고 낙엽을 차면서 신나게 걸었다.

IMG_9038.HEIC 너무 이뻐서 안멈출 수가 없었다.

총 한시간 이십분 정도 따릉이를 타고 왔나.

또 한시간 이십분을 따릉이를 타고 돌아가긴 귀찮아졌다. (헿)

그래서 근처 따릉이 대여소를 찾아봤는데 5분 거리인 하늘공원 근처에 있더라. (다행^^)


하늘공원 대여소에 따릉이를 반납하고, 집으로 돌아갈 대중교통을 찾아보는데 버스 정류장까지 한 17분 정도 걸어야했다. 집 가기 만만치 않네.. ㅋㅋㅋ

'뭐 내일 회사도 안가니까 산책이 길어져도 좋지!' 하며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길을 걷고 있는데 우연찮게 엄청 넓은 운동장을 마주했다.


‘우와~이런데가 있네?’

오늘 러닝 계획은 없었는데, 뛰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갑자기 러닝이 하고 싶어졌다.

뛰고 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어떤 한 분이 열심히 뛰면서 내 앞을 지나갔다.

그 분을 보니 나도 왠지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꺼운 겉옷을 그냥 운동장 한 가운데에 벗어놓고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래, 오늘은 딱 10바퀴만 뛰자!’


오랜만에 뛰니까 5키로도 힘들었지만... 오늘 다시 러닝을 시작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뿌듯했다.

그렇게 우연히 만난 운동장에서 10바퀴를 뛰고 다시 겉옷을 챙겨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오늘 마라톤 훈련하기 좋은 운동장을 발견한 기분이다. 보물을 발견한 느낌과 흡사했다.


앞으로 여기 종종 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0바퀴, 20바퀴, 40바퀴 점점 늘려나가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그렇게 버스 타고 집에 잘 돌아갔다는 해피엔딩.

오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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