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혁명 기념 도서관 1층 탐방 후, 동쪽 경희궁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왔다. 좌측에 송월길을 사이에 두고 강북삼성의료원(경교장)과 돈의문 역사관,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있다. 이 일대에 돈의문이 있었다.
돈의문
돈의문(敦義門)은 한양도성의 서쪽 대문이다. 따라서 서대문이라는 이름도 갖게 되었다. 1396년(태조 5) 한양도성이 완공, ‘의(義)를 두텁게 하는 문’이라는 뜻으로 돈의문이라 명명했다. 이후 1413년(태종 13) 풍수를 이유로 문을 닫은 뒤, 1422년(세종 4) 현재의 ‘돈의문 터’에 다시 지었다. 돈의문은 신문(新門) 또는 새문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1915년 일제는 도시계획 명목 아래 도로확장을 이유로 돈의문을 철거하였다. 돈의문은 한양 사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역사상 기록에만 남는 잃어버린 문이 되었다.
특히 돈의문 근처의 경희궁도 크게 훼손되어 궁장(담장)을 헐고 매각하여 면적의 절반 정도로 축소되었고, 해체 수준이 되었다. 일제 통감부로 경희궁의 소유권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1907년 경희궁 안에 통감부 중학교를 세웠다. 숭정전등 전각도 이전되거나 매각되었다. 1932년 경희궁의 정문 흥화문을 해체 이전하여 민족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 사당인 박문사의 문으로 사용했다. 복구 중이지만 오늘날까지도 경희궁은 너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어 안타까웠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도 없다'는 경구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돈의문을 지나는 도로는 신문로 또는 새문안로라 불리고, 그 안쪽 동네는 새문안 동네라고 했다. 세월은 흘러 2003년 노후화된 새문안 동네를 포함하여 교남동 일대를 돈의문 뉴타운으로 지정하여 재개발하게 되었다. 2013년 성 밖 교남동의 철거가 시작되었고, 새문안 동네 역시 근린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전면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서울 시민들은 건물을 허물거나 새로 짓지 않고 기존 건물을 보수하여 역사관과 박물관 마을로 만들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한번 훼손된 역사물은 회복하기 어렵다. 현재 경제적인 여건 등으로 당장 복원이 어렵다면, 반드시 실재 위치에 표지석을 세워 훗날 미래의 세대들에게 알려 언제인가는 복원될 수 있는 근거를 남겨 두어야 한다.
서울역사박물관(돈의문역사관, 경희궁, 경교장, 한양도성박물관등은 서울역사박물관의 분원임. 각 분원의 자료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 참조)은 철거가 진행될 때 한옥의 주춧돌, 식당의 메뉴판과 그릇, 문패 등 동네의 이력을 담고 있는 사물을 수집하였다. 교남동 일대 학술조사를 시작으로, 새문안 동네의 건물을 실측하고 주민을 인터뷰하는 등 돈의문박물관마을로의 변화과정을 도면과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이를 발판으로 2018년 돈의문역사관을 개관하였다.
돈의문 역사관과 돈의문 박물관 마을
돈의문 역사관
1. 돈의문 역사관
돈의문 일대의 역사와 장소,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아지오 전시실, 한정 전시실, 유적전시실, 교육관등 4개소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아지오 건물 내부
1) 아지오 전시실
1960년대 가정집으로 지어졌다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지오(AGIO)’로 사용되었다. 건물이 가진 기억을 그대로 되살리고자 전시실 이름도 식당 이름인 아지오를 그대로 따랐다.
2) 한정 전시실
과거 한식식당이었다. 현재 전시실 이름도 식당 이름인 '한정'으로 했다.
유적전시실
3) 유적전시실
옛날 ‘무진장’과 ‘한양삼계탕’ 집터였다. 발굴된 경희궁의 궁장(담장)과 생활유적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유적전시실을 만들었다.
교육관 내부
4) 교육관
과거 ‘이조 순대국’과 ‘고인돌’ 집터였다. 현재 교육관으로 변신하였다.
새문안 동네(돈의문 박물관 마을) 주요 건물 위치도
2. 돈의문 박물관 마을
'돈의문역사관' 밖 주변 일대의 마을을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라고 한다. 골목을 따라 건물을 비우거나 혹은 보강하면서 기존 건물을 보수하여 마을 전체를 2017년 박물관 마을로 재탄생시켰다.
유적전시실과 박물관 마을
1960년대의 과거를 추억하고 회상할 수 있다. 1970년대까지 새문안 동네에는 가정집을 개조해 소수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외방이 성행했다. 주변에 서울고(경희궁 내), 경기고, 경기중, 경기여고 등 유명 학교가 있었고 광화문과 종로 2가 일대에는 유명 입시학원이 많았다.
1970년대 이후 학교들이 강남으로 옮겨가고, 과외 금지령이 내려졌다. 교육청이 마을 뒤편으로 이전해 오고 강북삼성병원 신관과 같은 고층빌딩이 들어섰다. 송월길 중심으로 회사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 들어섰다. 주택이 개조되어 식당으로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마을의 한옥
지역 역사와 재생을 소개하는 마을로 재탄생하였다. 삼대가옥, 서대문여관, 생활사전시관, 돈의문 구락부, 돈의문 AR·VR 체험관, 스코필드기념관, 돈의문 콤퓨타게임장, 새문안 만화방, 새문안극장, 서대문 사진관, 삼거리이용원, 한옥 예술 체험, 추억의 음악다방, 돈의문 야학당, 돈의문 의상실, 돈의문 골목시장, 돈의문 moon나이트 등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