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배치도
종묘(宗廟)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그리고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다. 제사를 모시는 공간(정전, 영녕전, 공신당, 칠사당)과 제사를 준비하는 공간(향대청, 재궁, 전사청)으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다.
종묘는 1394년(태조 3년) 10월 조선 왕조가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그해 12월에 착공하여 이듬해(1395) 9월에 완공하였으며, 곧이어 개성으로부터 태조의 4대 조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의 신주를 모셨다. 현재 정전에는 19실에 49위, 영녕전에는 16실에 34위의 신주가 모셔져 있고, 정전 뜰앞에 있는 공신당에는 정전에 계신 왕들의 공신 83위가 모셔져 있다. 종묘는 가장 정제되고 장엄한 건축물 중의 하나이다.
창경궁을 둘러본 후(2023.06.17. 맑음, 불볕 폭염) 종묘로 이동했다. 종묘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윗대가 모셔져 있기도 하다. 한참을 돌아서 종묘입구에 도착했다. 창경궁과 종묘 간의 통로를 하루빨리 연결하면 관람객들이 편리할 것이다.
종묘 입구 정문밖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서 있다. 누구나 이곳을 지날 때에는 말에서 내리라는 명이 적힌 비석이다. 역대 왕들이 종묘를 왕래할 때 우물물을 마셨다는 종묘 어정(御井)이 하마비와 정문 중간쯤 우측에 있다.
하마비 외대문 좌측에는 조국 광복을 위해 일제에 대항하여 목숨을 바쳐 싸우신 월남 이상재 선생 동상이 서 있다.
종묘 세계유산1995년 12월 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제19차 정기총회에서 '서울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의거하여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2001년 5월 18일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되었다.
탐방순서는 다음과 같다.
외대문(정문)>망묘루>공민왕신당>향대청>재궁>공신당>칠사당>정전>정전수복방>전사청>제정>영녕전>정전 악공청>영녕전 악공청
외대문(정문)1) 외대문(外大門, 정문)
종묘 정문은 외대문(外大門) 또는 외삼문(外三門)이라고도 한다. 정문은 궁궐 정문과는 달리 구조 형태가 아주 단순하다.
정문에서 정전 신문을 지나 영녕전 신문까지 하나의 길을 3개로 구획하여 중앙에는 신이 다니는 신향로를, 우측은 왕의 어로를, 좌측은 세자가 다니는 세자로를 조성하였다. 통로에 주의 표지판이 놓여 있다. "이곳의 가운데 길은 신로입니다. 보행을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향대청 일원
망묘루2) 망묘루(望廟樓)
향대청 남쪽에 위치하는 망묘루는 제향(祭享) 때 임금이 머물면서 사당을 바라보며 선왕(先王)과 종묘사직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망묘루는 건물 중 한 칸이 누마루(마루밑이 빈 공간)로 되어 있다.
공민왕 신당 (출처 종묘 홈페이지)
3) 공민왕 신당(恭愍王 神堂)
공민왕 신당은 망묘루 동쪽에 있는 별당으로 고려 31대 왕 공민왕을 위하여 종묘 창건 시에 건립되었다고 전한다. 신당 내부에는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魯國大長公主)가 한자리에 있는 영정(影幀)과 준마도(駿馬圖)가 봉안되어 있다. 신당의 정식 명칭은 '고려 공민왕 영정 봉안지당(高麗 恭愍王 影幀 奉安之堂)'이다. 헌관은 주로 개성왕 씨 문중에서 한다.
향대청 (출처 종묘 홈페이지)
4) 향대청 (香大廳)
종묘 정문을 들어서면 지당(池塘)이 있다.
지당 그 동쪽으로 망묘루, 공민왕 신당, 향대청 일곽이 있다. 향대청은 종묘에 사용하는 향축 폐(香祝 幣)등 제사 예물, 제관들의 제복을 보관하고, 제향(祭享)에 나갈 헌관들이 대기하던 곳으로 남북으로 긴 뜰을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에 건물이 배치되어 있다.
재궁 일원5) 재궁(齋宮)
정전 동남쪽에 위치한 재궁은 국왕이 제사를 준비하던 곳이다. 재궁 북쪽에는 임금이 머무는 어재실, 동쪽에는 세자가 머물던 세자재실(世子齋室)이 있고, 서쪽에는 어목욕청(왕이 목욕하는 건물)이 있다.
공신당6) 공신당(功臣堂)
조선 왕조 역대 공신들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정전 울타리 안 월대 남쪽의 동쪽에 있으며 창건 때는 5칸에 불과하였으나 나중에 9칸으로 늘렸다가 지금은 16칸의 긴 건물로 되었다. 역대 제왕의 공신 83위의 위폐가 봉안되어 있다.
칠사당과 같은 구조 형식으로 매우 간소하게 되어 있는데 왕의 신실과 한 울타리 안에 있어서 일부러 그 형식을 낮추었다고 하며 16칸이다.
정전 입구 / 칠사당(중앙 담 쪽) / 정전7) 칠사당(七祀堂)
토속신앙과 유교사상에 관련된 일곱 신을 모시고 국가 위위를 위하여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정전 울타리 안 월대 남쪽의 서쪽에 있다. 봄에 모시는 사명과 사호, 여름의 사조, 가을의 국문과 공려, 겨울의 국행과 그밖에 중류의 7사에 제사 지내는 곳이다.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정면에는 판문과 격자창을 두고 나머지 3면은 전돌로 벽을 쌓았다.
종묘 정전8) 정전(正殿)
사계절의 각 첫 달과 납일(동지 뒤 세 번째 미일)을 합쳐 일 년에 다섯 번 제례를 지낸다. 아쉽게도 정전은 2024년 하반기까지 보수공사 중이라 내부 관람을 할 수가 없었다. 남 해설사님의 박진감 넘치는 해설과 사진을 곁들인 개인핸드북을 통하여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여부를 실사하는 사찰단이 후문으로 들어와 정전을 본 후, 두말하지 않고 바로 결정을 하였다고 한다. 종묘는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설명이 있었다.
우리나라 단일건물로는 가장 긴 건물이며 고전적인 건축미를 보여 준다. 종묘 정전은 매 칸마다 신위를 모신 신실인 감실 열아홉 칸, 신실 양 옆으로 각각 두 칸의 협실, 그리고 협실 양 끝에서 직각으로 앞으로 꺾여 나와 마치 신실을 좌·우에서 보위하는 듯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동·서월랑 다섯 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전 내부 남문인 신문에서 보면 동서 109미터, 남북 69미터나 되는 묘정 월대가 넓게 펼쳐있고, 월대 가운데에는 신실로 통하는 긴 신로가 남북으로 나 있으며, 그 북쪽 끝에 상월대와 기단이 설치되어 있다. 종묘 건축이 다른 건물과 다른 점은 건물 내부에 모실 신위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몇 차례에 걸쳐 건물을 옆으로 증축하여 길게 늘인 점에 있다.
해설사님에 따르면 주요한 업적을 남긴 19명의 왕들은 정전에 모셨다. 단종 등 나머지 왕들과 태조 윗대 4조(목. 익. 도 환조)는 영녕전에 모셨다고 한다. 왕의 사후에 신하들의 천거가 없으면, 정전에 들지 못하고 영녕전으로 밀려났다고 한다. 정전에 드는 조건 및 잣대가 그만큼 엄격하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한양 궁궐이 모조리 불탔다. 왜군들이 종묘에 주둔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밤마다 귀신들이 나타나고 왜병들이 그 환영을 보고 자기들끼리 칼부림을 하여 사망자가 나왔다. 그러자 왜장 고니시가 종묘를 불태워 버렸다고 한다.
정전 신위 봉안도 종묘대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납일등 1년에 5번 지냈으나, 현재는 매년 양력 5월 첫 번째 일요일과 11월 첫 번째 토요일에 봉행되고 있다. 올해(2023) 5월의 종묘대제 봉행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정전 공사관계로 영녕전에서 열렸다.
11:00~12:00 어가행렬 (경복궁>세종로>종로>종묘)
11:30~13:30 영녕전 제관 환복 (전사청)
13:30~14:00 제관행렬 (전사청>영녕전 이동)
14:00~16:00 영녕전 제향
종묘제례악은 기악과 노래, 춤을 갖추고 종묘제례 의식에 맞추어 행하는 음악이다. 보태평(문덕 기림)과 정대업(무공 찬양)이라는 음악을 중심으로 조상의 공덕을 찬양하는 내용의 노래(종묘악장)를 부르고, 문덕과 무공을 칭송한 일무(문무와 무무)를 춘다.
정전 수복방 (출처 종묘 홈페이지)
9) 정전수복방 (正殿守僕房)
정전 동문 북쪽에 위치한 수복방은 두벌 장대 기단 위에 정면 4칸, 측면 단칸의 맞배집으로 종묘 신전을 밤낮으로 지키는 사람(수복)들이 머무는 곳이다.
10) 전사청(典祀廳)
전사청은 종묘제사에 사용하는 제수나 제기를 준비를 하던 곳으로, 뜰을 가운데 두고 그 주위로 건물을 ㅁ자형으로 배치하였다. 주실은 정면 7칸, 측면 2칸이고 옆에 온돌과 마루방을 들여 행각으로 꾸몄다.
제정 (출처 종묘 홈페이지)11) 제정(祭井)
제정은 향제(享祭)에 사용되는 우물을 말한다. 제향에 사용하는 명수를 뜨는 우물로 제향시에만 사용하였다. 정전 전사청(典祀廳)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찬 게 특이하다고 한다. 네 면을 담장으로 둘렀고, 남쪽에 우진각지붕의 일각문(一脚門)이 있다.
영녕 전12) 영녕전(永寧殿)
영녕전은 매년 양력 5월 첫째 주 일요일과 11월 첫 주 토요일에 제례를 지낸다. 신실 하나하나의 구성은 정전과 크게 다름이 없지만 부재의 크기가 정전보다 약간 작고 전체 건물 규모도 정전보다 작기 때문에 정전에서와 같은 장대함을 느끼기에는 뒤지는 감이 있으나 오히려 그 때문에 공간이 한눈에 쉽게 들어와 친근감을 더해 준다.
영녕 전 좌측 네모난 아랫부분에 원형 주좌를 둔 주춧돌에 둥근기둥과 간단한 초각을 한 익공을 짜고, 퇴칸 안에 두 짝 판문을 달고 뒤는 화방벽으로 쌓고 서까래는 부연 없는 홑처마로 꾸미는 등 세부 구성은 정전과 거의 같다.
영녕전 주칠 역시 부재 표면도 단청 없이 간단히 주칠로 마감하였다.
영녕 전 정면 (중앙 사각형 제단은 신위 모실 때 이곳에서 사전에 예를 올리는 장소, 그 후 영녕전에 영구 안치함) 좌우 익실 앞으로 동·서월랑이 뻗어 나와 ㄷ자 형태를 이루고 있고 박석을 덮은 상·하월대가 울타리를 가득 메우는 점도 정전과 동일하다.
영녕 전 우측 이곳은 부재의 처리나 건물의 규모가 전체적으로 종묘 정전보다는 작지만 건축 공간 자체의 장엄한 공간 구성이면서도 친근감 있다.
악공청13) 정전 악공청(正殿 樂工廳)
종묘제례시에 주악 하는 악사들이 대기하는 건물이다. 정면 6칸, 측면 2칸의 맞배집으로 소박하고 간결한 건축양식을 나타내고 있다.
14) 영녕전 악공청(永寧殿 樂工廳
종묘제례시에 주악 하는 악사들이 대기도 하고 연습하기도 하는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집 구조다.
<참고 자료>
-. 종묘 홈페이지
-. 종묘 팜플릿
-. 종묘대제 안내 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