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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진영 Jul 12. 2022

타인의 도움을 받을 생각을 아예 하지 말자

스스로를 나약하고 연약하게 만들 뿐이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가지로 타인의 도움을 기대할 때가 많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생각은 오히려 스스로를 나약하게 만들고 여러가지 실제적, 정신적 우울함과 연약함을 초래한다고 믿는다. 사람은 오히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고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더 강력해진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 필자의 경우 박사과정에서 지도교수님이 논문 작성에 있어서 도움을 거의 주지 않으셨다. 교수님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길 원하셨지만 정작 실질적인 도움은 거의 없으셨고, 나도 오히려 이 편이 편했다. 필자의 성격이 누군가 불필요하게 일에 간섭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렇게 누구의 도움도 없는 것이 역량을 키우는데 더 좋은 환경이었다.


학창시절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까지는 과외나 학원에 의존하는 것을 기피했고, 심지어 재수 시절에는 혼자 독서실에서 1년을 공부했는데, 누군가 가르쳐준다면서 쓸데없는 지식을 내 머리에 주입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수능은 정말로 수학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란 믿음이 있었고 70년대 일본 수학경시대회 문제를 푸는 것이 시간낭비 일거라고 생각했었다. 이런 독립적 태도는 의과대학 공부 때도, 그 이후의 진로결정이나 결혼상대자 결정에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의 도움은 보조적으로 활용할 뿐이었지 메인으로 기대면 전체 일이 어그러지고 그 도움을 준 상대에게 끌려다니기 일쑤였다. 판단은 항상 다 찍어먹어보고 직접 내렸으며, 남들이 이렇다 저렇다 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믿기보다 직접 찍어 먹어본 경험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는 알게 모르게 누군가 도와줬을 것이다. 사회로부터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도움도 받았을 것이고, 부모 등의 도움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타인의 도움을 부지불식간에 받게 되는 (수동적인) 것과, 능동적으로 타인의 도움만을 기다리면서 나약하고 무기력하게 있는 것은 전혀 다르다. 그런 태도는 아무도 좋아하지도 않고, 심지어 잠재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마음먹은 사람도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문제해결력이 떨어진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갖가지 정보를 모으고 온갖 판단을 다 내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 이 와중에 문제해결력이 증가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증가한다. 그래서 비슷한 문제나 연관된 문제가 미래에 닥쳐도 해결력 자체가 늘어나 있는 상태가 된다.


결론적으로 누군가에게 기댈 생각 자체를 안 하는게 좋다. 누군가 우연히 도와준다면 운이 좋은 것이지 이것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면 스스로만 더 약하게 만들 뿐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이후부터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이런 성향 탓에 일일이 직접 찍어먹어보느라 시간이 좀 늦춰지기도 했지만 이런 성향이 바뀔것 같지도 않고, 이미 필자를 지탱하는 성격적 성향이라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성향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 큰 힘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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