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유튜브를 보지 않는다고 한다.
앞서 1편에서 타인과 나의 상황과 환경이 다름을 모두 깡그리 무시하고 직접 다이렉트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오히려 절대적 진리의 관점에서 정답과 나의 선택을 비교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사람이 사회적 동물인 이상 비교하지 않을 순 없다. 무의식중에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과 나를 비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비교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답부터 말하면 방법이 없다. 보지 않아야 한다. 얼마 전 미국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임윤찬도 유튜브 앱을 깔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인의 연주에게서 무의식적으로 영향받을 수 있기에 자기 연주의 독창성을 지키기 위해서 일부러 보지 않는다는 거다. 류이치 사카모토도 최근의 표절 논란에서 자신의 음악도 드비쉬에게서 무의식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우리의 뇌는 다이렉트 직접 비교에 익숙하고 그게 뇌가 에너지를 덜 쓰는 방법이기에 계속해서 무의식적으로 직접 비교를 할 것이다. 이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아예 보지 않아야 한다. 타인을 보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사회에서 살아가면 이게 어렵다. 한 반에 있는 친구이자 동급생을 어떻게 보지 않는가. 성적이 계속해서 매 학기 찍혀나오는데 어떻게 비교를 안 하는가. 그래서 이렇게 경쟁적이고 비교적인 환경에서는 허준이 교수 같은 대기만성형 인재가 나오기 어렵다. 절대적 진리와 비교하며 자신만의 길을 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는 허준이 교수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국인이자 한국인으로 경계선의 삶을 산 것이 오히려 그의 독립적 성향에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 이런 독립적 성향이 고등학교 자퇴 후 대학교를 다니며 자신만의 길을 확립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결론을 말하자면 우리뇌의 함정인 직접 비교에 빠지지 않으려면 보지 않아야 한다. 직접 보지 않으면 된다. 동 떨어진 곳에 가서 살면 된다. 근데 이게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알면서도 주변의 사람과 나를 계속 비교하고 열패/우월감에 빠지는 삶을 계속 살아간다. (우월감도 열패감의 다른 면이다. 진짜 강자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다. 우월감은 내가 조건이 불리해지면 열패감에 빠진다는 말이기에 결국 둘은 다를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