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쿠팡의 미래를 예상합니다.
쿠팡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쿠팡과 관련하여 워낙 많은 글과 기사들이 넘쳐나므로 쿠팡에 대한 이야기는 가급적 자제하려고 했으나..
시중에 돌고 있는 이야기는 주로 ~~~카더라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업 내부 정보와 외부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인데요.
그래서 저는 미국 전자상거래의 상징인 아마존(Amazon) 의 재무제표를 살펴봤습니다.
아마존의 재무제표를 보다 보니 '아 쿠팡이 앞으로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라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아마존의 재무적 성공 비결과 쿠팡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쿠팡은 많은 소비자들의 삶을 바꿔주었습니다.
대한민국 특성상 대부분의 택배는 2~3일 내에 도착하는 나라에서, 1일 안에 도착하는 로켓배송이 얼마다 대단한 가치를 가지는지 의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았지만, 밤 12시 전에 구매하면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로켓와우가 생기고부터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쿠팡 앱만을 실행하여 쇼핑을 완료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데이터로 봐도 쿠팡은 다른 마켓과는 앱 사용률과 이탈률에서 차원이 다른 숫자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쿠팡의 앱 사용률(설치 후 사용하는 비율)은 90%가 넘습니다. (참고로 위메프, 티몬은 65% 수준, 11번가와 G마켓은 40%대를)
아직 2019년이 끝나지 않아 2018년 실적까지 밖에 볼 수 없어서 아쉽지만, 2018년까지 쿠팡은 대단한 성장을 이룹니다. 매출액도 그렇고 적자폭(?)도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 적자폭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계신데요, 계획된 적자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저의 제안은 10조입니다.
쿠팡은 쿠팡맨을 직접 고용함으로 인해, 2018년만 해도 1조 원에 가까운 인건비가 발생합니다.
쿠팡은 10,000원의 물건을 팔면 9천 원 정도는 물건값과, 운송비, 포장비 등으로 소모되는데요, 즉 기본 마진율이 10% 내외인데, 그걸로 고정비 약 1.5조 원을 커버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려면 총 매출액 약 15조가 필요한 것이지요. 어마어마한 성장이 필요합니다.
지금 쿠팡은 2019년 연 거래액이 13조 원 수준이라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죠. 하지만 2019년에도 엄청난 수준의 투자(물류 및 연구개발)는 계속되었을 것이므로, BEP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조이상의 매출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존의 최근 3개년도 손익은 아래와 같습니다.
(달러당 1,200원으로 환산하였으며 단위가 너무 커서 한눈에 안 보이지만, 2018년 매출액이 279조원입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아마존은 '이미 큰' 기업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아마존은 '아직도 한참 크고 있는' 기업입니다. 1994년에 설립한 기업의 성장률이 지금 한창 크고 있는 쿠팡 못지않다는 사실이 참 재미있습니다.
최소마진을 통해 시장을 지배한다는 아마존의 경영철학이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물론 작은 건 아닙니다만 상대적으로..) 이익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장성을 바탕으로 미국 나스닥시장 시가총액 3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시가총액 1,000조...)
제가 가장 궁금한 점은 아마존이 어떤 수단을 이용해서 돈을 벌고 있을까 하는 점인데요, 재무제표의 주석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대강 짐작이 가실 텐데요. 매출액은 대략 60%는 미국, 30%는 해외에서 발생하고, 나머지 10%는 AWS(Amazon Web Service)라고 불리는 서비스 매출입니다.
특이한 점은 손익인데요. 해외 매출은 손해를 제법 크게 보고 있고, 이익의 절반은 미국에서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매출의 10%밖에 되지 않는 AWS에서 발생합니다(!!)
정리하자면, 미국 내 전자상거래 매출의 영업이익률은 5%, AWS의 이익률은 무려 28%이니, 아마존의 돈은 클라우드가 다 벌어준다고 해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아마존은 AWS를 제외한 미국 사업에서도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데요, 그 힌트를 아래 표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유형별 매출액 정보인데요, 특이한 것은 Third-payrt seller sevices(3)와 Subscription Service(4)입니다.
일단 (4) 번의 경우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회원제 서비스 매출액인데요, 가입자 약 1억 명이 월간 10불 이상의 가입비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마존 프라임의 효과 (미국 전 지역 2일 내 배송)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서드파티, 즉 제3자(판매자) 에 대한 서비스는 아마존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아마존의 회장 제프베조스가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 첫 번째 문단을 아래와 같이 기술한 데서 알 수 있습니다.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 첫 문단에 이 수치를 기술한 것은 이 수치가 돈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2천년대 초반만 해도 아마존은 많은 상품들을 대부분 직영(자체 재고로 판매) 판매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외부 판매자가 더 많은 오픈마켓 형태를 띠고 있는 데요 그 이유는 FBA 때문입니다.
※ FBA (Fulfillment By Amazon) -상품의 입고부터 재고관리, 분류, 배송 및 사후관리까지 대행해주는 서비스
쿠팡의 경우 자사 직영 재고는 '로켓배송' 이라는 표시를 하고 1일 내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요, 아마존의 경우 타사 재고일지라도 FBA서비스에 가입한 업체의 재고는 '아마존프라임' 이라는 표시를 하고 2일 내 배송을 지켜줍니다. 아무래도 아마존의 고객 중 상당수는 아마존프라임 회원이고, 같은 상품이라면 아마존프라임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구매하기 마련이므로, 서드파티 판매업자라도 FBA를 가입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일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아마존의 물류혁신은 전 세계에 아마존 프라임회원을 증가시켰고, 첨단 물류시스템과 강력한 프라임회원들은 서드파티 판매자들도 아마존에 물건을 댈 수밖에 없게 하였으며, 이는 아마존의 수익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설명하다시피 AWS를 제외한 아마존의 승리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쿠팡이 갑자기 AWS와 같은 엄청난 Cash Cow를 획득한다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가정이므로 AWS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① 물류혁신 → ② 소비자의 만족도 향상 및 유료회원 증가 → ③ 전자상거래 시장지배력 강화 → ④ 서드파티 판매자 증가로 인해 오픈마켓화 → ⑤ 플랫폼으로써의 수익률 증가
쿠팡은 현재 2번에서 3번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며, 지배력의 상징은 아마도 로켓와우의 회원 수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로켓와우는 못 끊겠습니다)
그 이후 아마존과 같이 풀필먼트서비스가 점차 증가할 것이며, 제3의 판매자들이 로켓와우 표시를 붙이고 판매하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그 정도 되면 쿠팡은 이익이 나기 시작할 것이고, 사람들은 쿠팡의 위기보다는 쿠팡의 주가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쿠팡의 자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요, 일단 조 단위의 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쉽게 그 투자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3~5년 내 기업의 계획에 대해 신뢰하고 투자를 결정했을 텐데요
기업이 제시한 숫자(기본적으로 매출 계획)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계속 Go 할 수 있도록 자금을 넣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올해 세간의 예상대로 10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다면 아마도 당장 문 닫을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쿠팡의 미래가 한국의 아마존이 될지 여부는 필자도 매우 궁금합니다. 아마 2~3년 후면 그 결과를 대략 알 수 있을 것이니 관심을 가지고 함께 지켜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019년 재무제표가 공시되는 2020년 4월 이후 중간보고를 다시 드리겠습니다^^
작성 : 파인드어스 이재용 교육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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