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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 준 Oct 22. 2021

미국 커피-프랜차이즈 강국에서 사랑받는 로컬의 커피

미국 커피하면 역시 스타벅스를 떠올리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아니 너무 세계적인 브랜드라 미국 커피라는 인상이 오히려 약할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 되었든 스타벅스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거대한 커피 프랜차이즈라는데 이견을 보일 사람 이누가 있을까. 이러한 인식을 증명이나 하듯 2021년 스타벅스의 예상 매출은 29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이 수치를 놓고 보면 스타벅스를 거론하지 않고서는 세계 커피 시장에 대해 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하겠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커피 브랜드를 조사하면 항상 상위에 랭크되는 스타벅스를 포함하여 던킨, 맥카페 등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브랜드들이 항상 포함된다.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높은 접근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그 인기의 비결 아닐까. 도넛과 햄버거가 주력인 우리나라에서 커피 한 잔 하자며 던킨 도너츠나 맥도날드를 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보니 조금 의외일 수도 있겠다.


프랜차이즈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미국을 단순한 소비대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내로라하는 커피 생산국임을 아는가? 사실 원두 생산량으로만 따지면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 정도는 아니지만 그 명성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이라기보다는 하와이가 그렇다고 볼 수 있지만.

보통 세계 3대 커피라고 하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No.1, 예멘 모카 마타리, 그리고 하와이안 코나 엑스트라 팬시를 이야기한다. 각종 마케팅의 결과라거나 지어낸 이야기 때문에 과대평가되었다는 말도 많지만 세 원두 모두 훌륭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와이에서 재배되는 코나 커피의 생산량은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1%도 안 되는 미미한 양이다. 가장 유명하면서도 가장 생산량이 적은 원두이기도 한 것이다. 미국 정부도 그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코나 원두가 해외 반출이 되지 않도록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 또한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코나 커피를 10%만 섞어도 코나 커피로 명시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고 있다. 그러니 100% 코나 원두를 사고 싶다면 봉투에 적혀있는 코나 커피의 비율을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미국이 단순히 커피를 소비만 하는 국가라고 생각하는 게 오해이듯 미국의 커피가 단순히 스타벅스로만 대변되는 프랜차이즈적인 커피라고 매도된다면 미국 내 수많은 바리스타와 로스터들이 열변을 토하며 반론에 나설 것이다. 미국의 커피와 카페는 그보다 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으니까.


요 근래 우리 곁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가 자리 잡는데 큰 공헌을 한 것이 바로 미국의 로스터리들이다. 이 문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로스터리가 바로 미국 시카고를 기반으로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시작한 인텔리젠시아,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블루보틀, 그리고 포틀랜드에서 커피 제3의 물결을 선도한 스텀프 타운 등으로 소위 미국의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불린다.


이 중 블루보틀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프랜차이즈화에 성공해가고 있다. 미국을 넘어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성수동을 시작으로 여러 지점을 오픈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그에 반해 다른 카페들은 미국 내에서나 해당 지역에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지만 스타벅스나 블루보틀처럼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거대한 두 브랜드를 제외하면 미국의 특색있는 로스터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은 극소수이다. 하지만 수가 적어도 알짜배기나 다름없는 브랜드인 만큼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커피의 한 면은 확실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 사랑받으면서도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미국의 프랜차이즈적이지 않은 맛을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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