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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Sep 19. 2018

#74. 날개에 실려

희망의 날개 짓

카톡, 카톡... 한 통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지요?

좋은 강의가 있길래 늘 멋지게 활동하시는데 날개가 되지 않을까 생각돼서 추천드려요~~"


올 초 코치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만난 교육 동기의 카톡이었다. 코치 자격을 획득하고 난 후로 4~5개월가량 시간이 흐르는 동안 바쁜 일상이 이어지다 보니 연락이 끊어져 있었다.

그분은 지방에서 서울로 늦은 시간까지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분으로 코치 과정에서 만났던 내 이름을 기억하고 연락을 준 것이다.

밤 9시가 넘은 시간,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지방에 있는 집으로 가기 위해 열차를 타면서 전화를 주셨다.

통화를 마치고 나서 얼마나 고마운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반가운 목소리를 들어서 좋았고 잊지 않고 기억해준 마음이 감사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같이 공부했을 뿐인데, 애써 기억해 주고 좋은 교육을 추천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분이 하신 말 중에 "날개"라는 단어가 생각 속에 머물며 떠나 질 않았다.

"날개"

지난밤 잠을 설치게 만든 화두가 되고 말았다.

여러 가지 고민과 생각들을 정리하고, 지나가는 일상이지만 의미를 부여하여 글을 쓰고, brunch, 페북, 유튜브,... 등으로 공유하고. 때론 푸념스러운 생각들을 올리기도 하고, 사뭇 진지한 내용을 써보기도 하고, 나름 그런 활동을 하면서 본업인 강의를 하는 것 외의 일탈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나의 흔적들이 발 없는 날개에 실려 그분에게 전달되어 읽히고 보인 것이다. 나는 그렇게 숨을 쉬고 있었는데 그분에겐 소식이 되었던 것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내가 뱉어낸 말과, 어딘가에 써놓았던 글들은 각기 다른 모습의 날개를 달고, 천리가 아니라 만리를 가고도 쉬지 않는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브런치에 올리신 글을 보았습니다. 직접 만드신 유튜브 동영상에서 강의하시는 모습도요"

"칼럼에 관심이 있으실 것 같아서 연락드렸습니다"


누군가 보아 달라는 욕심이 있었기에 올린 글이고 영상이었지만, 만났던 날들이 너무 적아서 예상하지 못했는데 내가 남긴 이런저런 흔적을 발견하고 읽어주고, 보아주고, 날개를 달아주고 싶어 연락까지 해준 다는 게......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 있다. 사실 내가 쓴 글에 브런치라는 날개가 달렸고, 영상물에 유튜브라는 거대한 날개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지냈던 것 같다. 그런 날개에 한 번 몸을 실으면 전 세계 방방 곡곡을 쉬지 않고 날아다니면서 독자들을 만들어주고, 연결도 시켜주고, 나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주는 특별함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코치 교육 중엔 만났던 짧은 인연이었지만 애써 기억하고 내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는 생각이 너무 고맙고 감사한 아침이다. 헛살지 않았다는 감사함과 늘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아침이기 때문이다.


아침 7시 20분, 연수원의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연수원 입구 쪽으로 산책 겸 걸었다.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한 한적한 금산의 아침 호사를 누린 것이다. 또 다른 날개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안고 산책하는 시간이 소중한 아침이다.

지금도 세상 어딘가 날아다니며 나를 대신하는 날개는 어떤 소식을 전하고 있을까?

내 소식을 전하는 날개 짓엔 좋은 소식, 긍정의 소식만 실려져 있었으면 좋겠다.

양면성이 있는 세상엔 어떤 날개 짓이 나를 대신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지만 그래도 선한 영향력이 행사되는 날개이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아침이다.

원치 않았던 단 한 번의 날개 짓 때문에 상처 입은 지인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금산연수원 아침밥상 / 연수동 내부
현대해상 금산 연수원 연수동 입구
금산 연수원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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