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걸었던 그 길! 오늘 다시 걸어보면 첫 길처럼 새롭다.
어젠 비가 오더니 오늘은 역 바람이 거세다.
창조이래 단 한 번도 똑같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자연은 그렇게 인간이 잠든 사이 새 단장을 마친다
가끔은 천둥 번개를 동반하지만 대부분 소리 없이 진행된다.
밤이 깊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계절 옷을 갈아입는 변화의 밤은 짧지 않다.
온몸을 치장하기에 하룻밤으론 턱 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시간을 두고 은밀히 갈아입는다.
봄 옷은 파릇파릇 싱그럽다.
생기 있는 속삭임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여름옷은 강렬하다
섹시한 옷차림으로 태양과 맞서기 때문이다.
가을은 여운만 남긴다
왔나 싶으면 가 버리기 때문이다
겨울은 벌거숭이다
나목(裸木)들만 가득하니 말이다
어둠 걷힌 새날.
금산 연수원에서 가을 아침을 맞는다.
올 때마다 느끼지만 시골 아침은 언제나 조용하다.
기껏해야 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가 전부다.
현대해상 금산 연수원 319호 거실에서 바라본 아침 전경 오늘은 물안개도 피지 않았다, 아침이면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상큼한 아침을 선물하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일까, 예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