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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un 24. 2020

익숙하지 않은 하루

AM 8:40분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조용한 사무실, 익숙하지 않은 아침 광경이다.

언제나 이 시간쯤 되면 인사말을 주고받기 바쁜데 오늘은 정적만 흐르는 절간이 따로 없다. 아침 인사를 주고받을 사람은 우리 부서 12명 중 7명이 전부다. 매 분기마다 하는 2박 3일간의 워크숍이, 금산 연수원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부서 12명만 빼고 본사 인력 모두 연수원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콘텐츠 개발과 관련한 부서로 자리를 옮기다 보니, 지난 10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워크숍을 빠지게 되었다. 전국에 퍼져있는 우리 연구원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올해는 아쉽지만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AM 09:38

절간의 목탁 소리처럼, 사무실엔 PC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와 간혹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에 응답하는 직원들의 소리만 들린다.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일손이 잡히질 않는다. 사실 이 시간은 업무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지만 오늘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생소한 분위기 때문일까?


AM 10:00

시나리오가 출력되는 프린터 소리가 들린다.

출력물을 집어 든 막내 연구원이 촬영 부스로 들어간다. 이어서 3명의 PD 중 한 명이 따라 들어가고, 이내 "ON AIR"를 알리는 표식이 나타난다. 촬영이 시작되었으니 방해하지 말라는 약속이다. 부서 막내 연구원이 진행하는 사회 초년병을 대상으로 한 영상 "요리보고"를 제작하는 첫 촬영이 시작된 것이다.


담당 PD가 프롬프트 작업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촬영 부스 내부
프롬프트와 3대의 카메라


이젠 더 이상 농땡이를 피워선 안될 것 같다. 부서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왕 고참이라고 이라고 딴짓만 할 순 없지 않은가?


PM 1:10

떡만둣국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별다방 커피 한잔과 함께 오후 일정을 시작했다. 먼저 지방 본부에서 오프닝 강의를 요청받았기 때문에 그에 관한 교안을 만드는 것이 오후 업무의 첫 시작이다.


PM 5:48

오후 내내 "어떤 생각을 붙잡을 것인가?"를 주제로 한 강의도 얼추 완성된 것 같다

 PM 6:00

퇴근 메시지가 뜬다. 이젠 퇴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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