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 중반이 되면 서서히 취업 전선에 나가기 시작한다. 보편적으론 20대 중, 후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30대에 시작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것이 무엇이든 새로운 시작은 두려움과 설렘으로 다가온다.
직장 생활은 집과 학교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적응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하루 이틀, 한 달, 일 년이 지나면서 업무를 장악하기 시작하면 보이지 않는 경쟁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직급 경쟁, 연봉 경쟁이 그것이다. 이런 경쟁은 학교 생활에서 경험한 학점 경쟁과는 결이 다르다. 직장에서는 업무처리 능력은 기본이고, 더하여 인과 관계가 대단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줄 서기’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게 들리는 곳이 바로 직장이다. 이런 경쟁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성공지향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도 한계는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한계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가령 기업에서 50대가 되면 임원이거나 최소한 부서장에 해당할 나이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음으로 양으로 퇴직 압력이 발생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더 나은 성공을 위한 동력 충전보다는, 현 자리를 유지 보전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그런 상황이 되면 주변을 돌아보는 일이 자연스러워진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다가올 은퇴를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때문에 100년 인생의 반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50세를 돌고 나면, 성공을 지향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성찰 지향적인 삶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일에 함몰되어 그동안 잊고 있었거나 외면했던 것들을 소환시키는 것이 한 예다. 새삼 친구의 소중함을 느끼거나, 꽃과 자연 변화에 민감해지기 시작한다. 건강을 챙기는 일도 열심히지만, 아내를 대하는 자세도 긍정적 변화가 나타난다. 반면에 부하 직원들의 거리 두기를 느끼기 시작한다. 공적 업무 외엔 직원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이 줄어든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면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가까운 지인이나 친구들을 찾는 일이 빈번해진다. 그래도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친구만 한 벗이 없기 때문이다.
이종범의 도해 카드_퇴직 레드존, 가계 소득 3대 위험
그럼 인생 후반 초입이라 할 수 있는 5065 시점부터 살펴보자. 이 구간에서 발생하는 위험 중 하나는 ‘소득 교란’이다. 뿐만 아니라 퇴직과 맞물린 여러 가지 변화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퇴직 레드 존(Retirement red zone)’이라는 별칭이 붙어있기도 하다.
‘퇴직 레드 존(Retirement red zone)’
도해 카드에 나타난 것처럼, 퇴직하기 10년 전부터 퇴직 후 5년에 이르는 15년간을 말한다. 이 구간은 현금 흐름을 심각하게 교란하는 3대 파고가 발생하는데, 이를 잘못 대처하면 인생 후반전 가계 경제가 무너질 만큼 매우 위험한 파고다. 물론 50+에 해당하는 사람들 모두가 경험하는 파고는 아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은 분명하다.
퇴직 레드존은 크게 3개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1구간에 해당하는 나이는 50세 이후부터 55세다. 이 구간은 조기퇴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퇴직 레드존 2구간은, 55세 이후 60세까지로, 통상적으로 임금 피크가 발생한다. 이는 공식적으로 매년 연봉이 하락하기 때문에 수입 대비 지출 밸런스를 조절하지 않으면 가계 경제가흔들릴 수 있다
마지막 퇴직 레드 존 3구간은 60세 이후 65세 이르는 시점으로, 연금 공백으로 인한 일시적 소득 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경제 여력에 따라 일을 해야 할지 접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