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8시 출근이라 11시부터 20분 남짓 한강을 내려다보면서 점심 식사를 했다. 오늘 산책 목표는 한강변을 흐르는 강물을 가까이서 촬영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40분, 서둘러야 한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잠실 한강변으로 가기 위해 타워 730을 벗어났다. 이른 점심을 한 탓인지 도로변엔 사람이 별반 없다. 타워 730 타워엔 쿠팡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는데,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원 재택근무에 돌입한 상태라 그런지, 평소 같지 않게 건물 주변이 썰렁하다
타워 730 정문 앞
잠실대교 남단으로 향하는인도로 올라선다. 역시 썰렁하다. 강바람만 휑하니 불어오는 길은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진다. 남단으로 향하는 마지막 인도는 11월까지만 해도 식후 흡연자들이 즐비했는데, 오늘은 길가는 행인 한 사람 외엔 보이질 않는다.
현수막을 보고야 그 이유를 알았다. 11월 한 달 계도 기간을 거쳐 12.1부로 흡연 전면 제한으로 바뀐 것이다. 그나마 담배를 필수 있는 흡연자들의 휴식 공간인데, 또 어디로 '흡연 방황'을 하고 있을지 괜한 측은지심이 느껴진다.벌금이 10만 원이나 되는데 누가 이곳에서 용기 있게 담배를 필 수 있을까 싶다. 사람도 없고, 흡연자도 없고, 오늘 산책길은 내 세상이다. 잰걸음으로 잠실 대교 코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강바람을 맞는다
강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대교 위를 걷다 보니 송파 예술 마루가 나온다. 차를 타고 건널 때마다 한번 가보자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그날인가 보다. 엘리베이터로 한강변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오늘은 계단을 이용했다. 조금이라도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계단은 68개다, 계단을 몇 바퀴 돌면서 내려가다 보니 벌써 지면이다. 한달음에 미니폭포가 있는 다리 밑으로 직행, 역시 사람은 없다.
잠실 대교 밑에서
그렇게 잠시 동안 물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강물을 바라보며 멍도 때리고 영상도 담는다. 그렇게 10분 남짓 강바람을 맞다 보니 벌써 돌아갈 시간이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서둘로 사무실이 있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되돌린다. 10분 전쯤 내려왔던 68계단은 쉬웠는데, 올라가는 68계단은 약간의 숨을 몰아쉬게 만든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더니, 내리막은 쉬웠는데, 그것도 계단이라고 오르막은 숨을 고르게 만든다. 드디어 대교 위로 올라왔다. 쌀쌀한 강바람을 등지며 사무실로 향한다. 식후 40분의 점심 산책은 그렇게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