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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Dec 03. 2018

지난주와 다른 월요일. 또다시 한주가 시작된다.

하루 종일 온몸의 수분을 빼내기라도 하듯 앓아누웠다. 무엇이 그리도 지치고 힘들었는지 지독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감기 한번 앓는데도 온 힘을 다하는 나를 보며 참 이 사람은 쉬이 넘어가는 것이 없구나 싶다. 무엇이든 미친 듯이 매달려 파고드는 이 사람은 아픈 것마저 같은 모양새다.


이렇게 잠을 많이 자 본적이 언제던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잤다. 아플 땐 허리도 안 아픈가 보다. 자다 일어나 땀에 흠뻑 젖은 옷 갈아입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다 갔다. 그리고 또다시 밤을 맞이하고 잠들었다.


이른 새벽 일어나 보니 역시 흠뻑 젖은 옷과 이불이 나를 깨운 것이었다. 조금은 가벼워진 몸으로 일어나 씻고 젖은 옷과 이불을 세탁기에게 맡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부슬부슬 겨울비가 내린다. 이른 새벽 앓았던 몸을 일으켜 두 시간이나 책을 봤다. 아무런 약속도 없는 날, (있었지만 감기로 모두 취소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책을 보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월요일이다. 비록 미뤄둔 만남을 폭풍처럼 휘몰아치려던 약속은 첫날부터 깨졌지만 이 또한 여유롭게 시작하는 백수의 하루가 될 것이다.


퉁퉁 부은 눈으로, 아직은 맹맹한 콧소리로, 기침을 내는 목으로 나는 하루를 시작한다. 당분간 출퇴근의 부담은 없지만 다시 가벼워진 지갑이 걱정되어 출근할 곳을 찾아 해 맬 그날까지는 이렇게 자유를 만끽하겠지.


지난주와 다른 월요일. 또다시 한주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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