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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비우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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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대로 쩡 Feb 11. 2019

비우는 삶이란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것

침대에 높이 쌓아두었던 두 개 중 매트리스를 하나를 버리기로 했다. 


우리는 왜 두 개나 소유해야 했나? 


소유할 때 드는 비용은 즐거웠지만 비울 때 드는 비용은 왠지 억울하다. 가져올 때는 작더니 버릴 때는 크디크다. 압축을 할 수 있다면 부피를 줄일 수 있겠지만 청소기가 없는 나로서는 줄일 방법이 없다. 덩그러니 한자리를 차지하는 매트리스의 무게감이 그동안 우리가 짊어지고 있던 무게가 아닐까.

낮아진 침대가 잠시 어색했지만 방도, 마음도 가벼워지니 그것만으로도 좋다. 하나로 부족해 또 하나에 욕심을 부렸던 마음을 내려놓으며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정말 필요해서 구매한 것이 맞니? 


집에 있는 물건과 같은 것을 구매할 때는 더 많은 질문이 필요하다. 두 번, 세 번, 모자라면 열 번이라도 물어보아야 한다. 질문이 가장 좋은 자기 발전 방법임을 우리는 이제 알만한 나이다.


끊임없이 질문하기.


비우는 삶의 철칙이다. 열 번을 물어봐도 필요하다면 사야 한다. 추가 매트리스를 구매하던 시간으로 돌아가 나에게 물어보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불필요하다는 말을 했을터. 질문하지 않았던 나는 미소 지으며 자연스레 신용카드를 내밀고 말았다.


질문하고 또 질문하기. 자신에게 되뇌어야 한다. 비우는 삶이란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것이다. 무게감을 뽐내는 매트리스와 같은 물건을 다시 마주하지 않으려면 질문하는 나에게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정말 필요해???
청소기는 역시 큰집을 떠나며 없앴다. 예전에 비하면 청소기를 돌려야 할 만큼의 바닥이 없다. 청소기는 작은 핸디용 뿐이며 작은 파편 튀는 일이 아니면 사용할 일이 그다지 없다. 청소기가 없으니 공간이 비고 충전을 하지 않으니 전기요금이 들지 않고 손으로 청소하니 더 깨끗하다. 청소기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이유.




비우는 삶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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