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들은 엎드려서 울면서 말한다. 아들은 할아버지 만나서 갈비 먹으러 간다고 마음이 들떠 있었다. 하루 전날 꿈에서 갈비 꿈을 꾸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갈비 말고 다른 음식점을 가자고 하니 울고 있다. 울고 있는 아들 안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속상한 마음도 들어주었다. 아들을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용기 내서 아버님 번호를 눌렀다.
" 아버님 문제가 생겼어요.. 사랑이가 갈비 먹고 싶어서 계속 울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죠???"
" 그래~~ 그럼 갈비 먹으러 가자 "
낮은 톤으로 말씀하셨다. 양쪽사이에 끼어서 어렵다. 아버님께서 고기를 먹고 싶지 않고 백숙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생신인데 아들 먹고 싶은 말하지니.. 그것도 아닌 거 같은데.. 울고 있는 아들 보니.. 어려웠다..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갈비로 결정되었다. 남편이 주차장 공간이 있냐고 물어본다. 모른다고 하니 갈빗집에 전화했다. 남편은 아이들 다시 한번 더 설득한다.
" 집에서 백숙 먹자. 피자 사줄게. 할아버지 생신인데 왜 너네들 먹고 싶은 갈비 먹으러가?
그건 아니지 않니?"
엉엉 큰 목소리로 운다. 남편과 아들은 계속해서 대화를 한다. 두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 하고 거실로 나왔다. 대화가 끝나고 남편은 전화를 한다.
" 네 알겠습니다.. 하하하하..."
배를 잡고 웃는다. 갑자기 저 사람이 왜 이렇게 웃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 2월까지 공사한데...."
" 엥?"
" 어쩔 수 없잖아. 공사하고 있는데..."
미리 전화했으면 갈등 상황이 없었을 텐데... 나도 남편을 따라서 웃었다.
봉준호 감독 기생충 영화가 생각 난다. 계획을 세워도 계획대로 안 될때 많이 있다. 영화속처럼 우리 인생은 계획을 세워도 예상치 못하는 상황이 일어난다. 그 상황을 통해서 우리는 배운다. 가게가 공사할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미리 공사할주 알았더라면 아들이 울 일도 없고 아버님은 원하시는 백숙을 준비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