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된 냉장고 전기선 찌르륵 소리 낸다. 찌르륵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커피 포트 물을 끓여 찌~리~릭 소리에 코드를 뽑는다. 결혼 전까지 이렇게까지 예민한 사람인지 몰랐다. 31살 첫아이를 출산 후 높아졌다. 2시간 간격으로 모유수유하고 물 말아서 밥을 먹었다. 수면 부족과 영양부족으로 예민함이 높아졌다. 거울 속에 낯선 여자가 서 있다. "여보 달리지는 내가 무서워 " 남편에게 말했지만 미지근한 반응이다. 변해버린 내가 이상하게 느껴진다. 결혼 전 쾅쾅 울려 버진 노래에서 신나게 춤을 추었다. 딴사람이 되었다.
왜 소리에 민감할까? 처음부터 예민한 사람이었을까? 육아보다 감정이 더 힘들까?
확실한 건, 태어났을 때 순한 아이였다. 한번 자면 깨지 않았고 울지 않는 아이였다. 하도 순해서 친정할머니께서 순이라고 호적에 올렸다. 환경적으로 예민한 아이가 되었다. 4 때 아빠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그래서 엄마와 한참 떨어져 지냈다. 친정할머니께 맡겨졌고 삼촌이 있었다. 울던 나를 삼촌으로 때렸다. 다행히도 엄마가 데리러 와서 함께 살게 되었다. 그러면서 불안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출산 후 어린 시절 기억이 쓰려왔다. 파도는 차갑고 쓰리다. 과거는 지났지만 그 속에 내 시간은 머물러 있었다. 이러면 안 될 거 같았다. 우울한 기분에 빠져있으면.. 과거는 지울 수 없지만 앞으로 현재, 내일 바꿀 수 있다. 과거 기억이 두렵지만 마주해 보기로 했다. 감정에 배워보기로 했다. 구로학습지원센터 문을 두드렸다.
내일 2부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