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불안은 조용히 스며들고, 마음이 흔들린다.
그럴 때면 자꾸만 멈칫하게 된다.
솔직히, 머리가 빠른 편은 아니다.
어릴 적 숫자를 배우다 이모에게 꾸중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때부터 ‘공부는 내 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대신 꾸준함이 강점이다.
처음엔 책 읽는 것도 싫었지만, 한 줄씩 읽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졌다.
글쓰기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계속 쓰고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으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어린 시절, 늘 조심스러웠다.
엄마와 떨어져 지내며 눈치를 보며 살았다.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말과 손길에 대비해야 했기에,
눈치는 생존을 위한 감각이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엄마가 데리러 왔다.
그 후로는 함께 지냈고, 이모도 옆집으로 이사 왔다.
환경은 바뀌었지만, 마음속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어렵고, 누군가 다가오면 오히려 피하고 싶었다.
어느 날 녹음된 목소리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무기력하고 감정 없는 말투.
그제야 깨달았다.
오랫동안 스스로를 눌러가며 살아왔다는 걸.
그 후로 목소리에 힘을 주는 연습을 시작했다.
억지 같아도, 밝은 어조를 내려고 애썼다.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여전히 완전하지 않다.
불안도 있고, 위축되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모습도 감추지 않으려 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다정해지려 한다.
애쓴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을 만들었다.
조금씩이라도 계속 나아갔기에 책을 읽게 되었고, 글도 쓰게 되었다.
공부도 언젠가는 길이 열릴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결국 나를 바꾼 건 머리가 아닌, 포기하지 않은 마음과 꾸준한 애씀이었다.
오늘도 그 시간을 믿으며 천천히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