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조차도 나를 모르는데

네가 나를 어떻게 알겠어

by 파이썬

나조차도 나를 모를 때가 많다. 오히려 나 자신이기에 모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 사랑은 참 오묘한 것 같다. 우리의 무지와 미지를 사랑해야 한다니. 특히 고3인 지금 이 시기에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모두가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라 억압하고, 아이들 스스로 자신들을 깎아내린다. 나 역시도 그렇다. 원하는 점수가 안 나오면 풀이 죽고 매일아침 눈을 뜨고 싶지 않아 뒤척인다. 지금 이 시기가 힘들지 않다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생은 원래 힘든 것 아닌가? 나는 힘든 이 시간 중에서도 친구들과의 대화가 즐겁고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 좋다. 나는 우울이 높은 사람이다. 정확히는 분노와 불안이 높지만 이 둘의 종착역은 곧 우울이기에 난 항상 우울했다. 하지만 나는 딱히 이런 나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심각한 정도의 우울이 아니기 때문이고 수능이 얼마 안 남은 지금 이 시점에서는 내가 무엇을 해도 힘들 것이기 때문에. 그냥 나 자신이 버티는 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는 것이라 믿으며 한 발 한발 매일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으니까. 인생은 원래 힘든 것이라 생각하는 나이지만, 만약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인생은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다. 나에게 행복은 큰 기쁨이자 불안과 같은 것이라서, 나에겐 안정이 더 소중하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행복을 느낀다. 누군가의 행복은 휘향찬란할지 몰라도 적어도 나의 행복은 투명하고 고요하다. 아마 다들 자신만의 행복을 가지고 있겠지. 언젠가 모두의 행복이 인정받고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차별받지 않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특권인가, 차별받지 않고 억압받지 않는 삶의 지위는 얼마나 허무한가. 나는 정말로 언젠가 여성이 맞지 않는 날이 오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여성의학이 발달해 행동의 편의성이 높아진 여성사회를 보고 싶다. 그러니 우리 모두 본인의 행복에 충실하자. 나의 행복의 가치를 알면 타인의 행복도 지켜줄 마음이 생긴다. 서로가 서로를 지키며 얽힌 그물망처럼 서로를 동여매자, 연대하자.



삶이라는 것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지

삶이 무엇인지 꼭 알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그대 몰라도 괜찮다.

인생이라는 것은 본디 얽히고설켜 알 수 없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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