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풍 Aug 13. 2021

스트레스 순간 탈출법

세상을 사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흔히 '굵고 짧게 산다와 가늘고 길게 산다"라는 말로 설명된다. 억척스럽게, 심지어 남을 해롭게 하면서까지 세상을 헤쳐나가면서 소위 세상적인 성공과 현실적인 업적을 이루려는 삶의 방식이 있다. 멋지게, 인생을 한번 최대한 만끽하고 커다란 자기만족을 누리려는 자세이다. 반대로 자신을 너무 내세우지 않고, 주어진 인생에 순응하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너무 경쟁적이고 힘든 지배층 세상의 구조가 싫어서 떠나가는 사람도 있다. 중국 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어부사>를 쓴 굴원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혼탁한 세상에서, 어찌 깨끗한 몸을 가지고 더러운 세상의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며 귀향길에 올랐다. 누구나 젊어서는 세상에서 출세하고 이름도 날리고 싶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치열한 경쟁, 위선과 거짓말, 세상에 비친 나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페르소나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게 된다. 어려서는 몰랐던 세상적인 가치 속에서 많은 정신적인 고통이나 육체적인 질병을 경험하게 되고, 이렇게 사는 것이 과연 한 번 밖에 살지 못하는 인생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든다. 늦게나마 남은 인생을 편안하게 살고자 낙향을 하거나, 산속에서 혼자 살기도 한다. 굳이 산이나 바닷가로 가지 않아도 도시 속에서 자신 만의 마음속 고요한 숲을 건설하고 살아갈 수도 있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역할은 하되, 지나친 성공과 출세욕이 불러올 스트레스를 피하며 자연과 섭리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이다. 어차피 인생은 어떤 길을 가건 외줄 밧줄 타기와 같다. 매 순간 알 수 없는 사건이나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불과 1년 반 전에 누가 지금의 코로나19 같은 상황을 알 수 있었는가? 개인에게도 국가에도 쏟아붓는 노력과는 무관하게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중요한 점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 그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태도이다. 늘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은 큰 실패가 참을 수 없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아예 그러한 욕심이 없기에 그러한 실패 자체가 생길 수가 없다. 또한 어떠한 어려움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외줄 타기 인생의 구조하에서 장기간 안전을 보호해 줄 장치는 있을 수 없다. 그때 그때 하늘의 도움으로 별 탈없이 살았다면 감사하며 살아가고, 생각지도 않은 어려움이 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사람에게 매 순간 모습을 바꾸며 다가오는 걱정, 불안, 두려움, 의심이 일으키는 정신적, 신체적인 반응은 사실 모두 인간의 호르몬과 화학물질이 일으키는 반응이다. 여러 스트레스 감정이 다른 것 같지만, 실제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이유들과는 무관하게 몸은 숨 가쁨, 빠른 심장박동, 식은땀, 경련 등의 공통된 반응을 일으킨다. 물론 이러한 신체적인 반응은 스트레스 호르몬과 화학물질이 적절히 배합되어 일어난다. 마치 수술 전에 마취제를 맞으면 순식간에 의식을 잃어버리듯이, 부정적인 스트레스 호르몬과 화학물질의 공격이 오면 사람들은 객관적인 판단력을 상실하고 비이성적으로 행동한다. 억지로 부정적인 생각을 없앨 수는 없다. 다만, 그런 스트레스나 노이로제 공격의 순간이 올 때마다, 즉시 조용한 곳을 찾아가서 크게 심호흡을 여러 번 하고 동시에 육체적 긴장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법이다. 마취제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효력이 떨어지듯이, 인간의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공통적인 호르몬과 화학물질들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힘이 약해진다. 물론 다른 이유로 다시 나타날 수는 있다.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인 불안이나 스트레스 때 분비되는 호르몬과 화학물질의 유효기간은 약 90초라고 한다. 따라서 분노, 화, 불안, 과식 욕 등이 일어나려고 하면, 바로 현재의 장소를 벗어나서 매우 조용한 곳으로 가서 약 90초 동안 심호흡을 하고 근육을 긴장에서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그렇지 않고 계속 분노나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있으면, 화학물질과 호르몬이 춤을 추고 인간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거나 질병을 키운다.

이전 01화 인생의 함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