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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Dec 30. 2021

자기 합리화는 거짓말이다


인생은 관계의 연속이고 타자와의 관계에서 솔직한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마르틴 부버가 <나와 너>에서 역설하여듯이, 우리는 타자를 어떻다고 규정지을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런 타자에 대한 규정이 역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규정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내가 타자를 규정하기 전에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문제에 있어서 내가  스스로에 대해서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얼마나 많은 문제에 대해서 또는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내가  자신을 스스로 속이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인간은 자기 방어나 보호를 위해서 너무나 많은 은밀한 보호장치를 가지고 있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자기 합리화를 위한 장치가 우리 몸속에 숨어 있다. 내로남불이란 말이 무슨 특정한 유명인사나 정치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인간은 모두 내로남불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기 전에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거짓말과 자기 합리화를 타자와 에게 했는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정당방어나 어떤 특정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순수한 거짓말이 필요할 수 있다고 합리화하기도 다. 문제는 어떤 이유로든지 한 번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거짓말들은 스스로 힘을 합쳐서 거대한 레고 블록 로봇이 된다. 어느 순간 내가 나 스스로에게 또는 주변 친구나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게 되면 정말 놀라게 된다. 하기 싫은 일을 오늘만 하지 말고 내일 하자는 것도 나에 대한 거짓말이다. 건널목 신호등이 빨강인데 바쁘다는 이유로 슬쩍 건너는 것은 나의 몸에 대한 거짓말이다. 밥을 사 준 친구에게 구체적인 날자를 정하지 않고 나중에 식사 한번 하자는 것도 거짓말이다. 안녕하세요 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저도 진심이 담겨 있지 않는 형식적인 행동이라면 가식적인 거짓말이 될 수 있다. 하나의 벽돌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러나 많은 벽돌을 연결하면 커다란 집이 지어진다. 작은 거짓말이나 가식도 시간이 흐르다 보면 늘 부정적이고 거짓말쟁이라는 사람의 견고한 집이 완성된다. 타자에 대한 거짓말은 내가 스스로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나를 속이는 합리화라는 거짓말은 내가 스스로 알기 어렵다. 그러나 인생이 오십쯤 또는 육십쯤 되었을 때 나의 모습은 내가 살아오면서 타자와 나를 속이고 합리화한 벽돌들로 구성된 견고한 집이다. 솔직하게 거울을 보면 나를 구성하고 있는 벽돌들이 하나하나 들여다 보인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나를 들여다 보고 내로남불이나 자기 합리화라는 거짓말 장치를 해체하는 것이 좋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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