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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May 15. 2020

음식을 꼭꼭 씹기

건강

1. 평소에 음식물을 잘 씹지 않고 급하게 먹다 보니 장기간 늘 식후에 상당 시간 가스가 차고 소화불량으로 고생한 적이 많았다. 오래전에 일본 내과의사가 저술한 꼭꼭 씹기에 대한 책을 읽고 실천해 본 적이 있다. 꼭꼭 씹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음식물을 입에 넣고 최소한 30번 이상 저작운동을 해야만 뇌에서 인식하고 소화를 돕는 타액이 분비된다고 한다. 음식을 적게 먹어도 타액이 배출되면 포만감이 느껴져서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아도 된다. 먹는 음식의 종류와 상관없이 오래 씹는 것이 중요하며(과일류는 20회 정도, 곡물 음식은 30회, 육류는 40회 정도), 오래 씹다 보면 조금 먹어도 포만감이 오고  자연스럽게 소식도 하게 된다. 소식은 비만을 줄여주고, 체중 감소는 성인병을 막아준다. 그리고 음식물을 완전히 저작해서 크기가 아주 작아져야 소장의 융털 돌기가 음식 속의 영양분을 흡수한다고 한다. 잘 씹지 않아서 음식물이 위로 내려오면 위도 소화를 못 시키고 이어서 소장도 흡수를 못하고 체지방으로 빨아들여서 복부비만이 된다고 한다. 대부분 10번도 씹지 않고 음식을 삼키기 때문에 타액 분비가 안되고 아무리 음식을 많이 먹어도 포만감이 생기지 않고 뱃살과 비만, 역류성 식도염에 시달린다. 10년 전에 꼭꼭 씹기를 실천해서 약 2주일 만에 체중이 약 7kg 빠지는  경험을 했다. 신비하게도 뱃살부터 빠졌고 몸동작이 가뿐해졌다. 그러나 그 후에 다시 빨리 먹게 되자 요요현상이 와서 다시 몸무게가 늘어났고 더는 꼭꼭 씹기를 시도하지 못했다.

2. 꼭꼭 씹기가 쉬운 방법이고 효과가 좋다는 것은 알지만, 무의식이 방해하기 때문에 매번  음식을 30~40회 씹기란 어렵다. 최근 생각지도 않는 이유로 다시 꼭꼭 씹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시작 배경은 이렇다. 음식을 급하게 씹다 보면 젓가락이나 포크를 깨물어 치아가 손상되기도 하고, 간혹 안쪽 입술을 깨무는 경우가 생기고 깨문 부분에 염증이 생기면 1주일 정도 고생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었다. 정신을 차려서 매번 음식을 조심해서 씹기로 했다. 1달 정도 음식을 먹을 때 입안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먹자, 음식을 조심해서 먹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자 생각지도 않는 부가적인 효과가 생겨났다. 꼭꼭 씹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과거에 꼭꼭 씹기만을 목표로 할 때는 지속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입안의 상처 재발 방지라는 다른 목표 달성 때문에 조심스럽게 음식물을 씹다 보니, 자연스럽게 천천히 씹게 되었고, 음식을 천천히  씹다 보니 지속적인 실천이 그토록 어려웠던 꼭꼭 씹기가 자동으로 실천되었다. 단지 무의식적으로 습관화된 조심스레 천천히 씹기에다가 의식적으로 꼭꼭 씹기 형태의 숫자 세기만 추가되었다. 무엇인가를 조심하면, 천천히 다루게 되고, 천천히 다루다 보니 의외로 생각지도 않는 성과가 가능하다는 점을 배웠다. 힘든 목표를 실천하려고 할 때 그 목표부터 시작하지 않고, 우선 주변을 정리하고 조심스럽게 관련 사항을 먼저 다루다 보면 원래 목표가 물에 떠서 흐르는 나뭇잎처럼  오히려 쉽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3. 꼭꼭 씹기와 함께 중요한 점은 음식물을 먹는 순서라고 한다. 우선 야채류를 먹고, 이어서 고기 등 단백질 식품, 그리고 마지막으로 탄수화물 음식을 먹으면 전체적으로 적게 먹게 된다고 한다. 야채와 단백질 꼭꼭 씹기에서 이미 포만감이 오기 때문에 혈당을 높이는 밥이나 빵과 같은 탄수화물 섭취가 즐어들게 되는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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