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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인 우주 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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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May 25. 2023

사회문화적 가치관 회복


영화를 너무 많이 봤을까?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어떤 특정한 캐릭터 역할을 흉내 낸다. 우리나라에는 조폭 영화가 많아서 그런지 마피아 흉내를 내는 사람도 많다. 인생을 영화나 연극처럼 바라본다. 영화 속의 배우처럼 강한 개성을 소화한다. 말투나 사용하는 단어, 심지어 감정 표현까지도 마치 스크린 속의 인물처럼 따라 한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경찰이나 검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신이 우상처럼 떠받드는 배우의 흉내를 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흉내가 단순한 모방을 넘어 내 삶의 일부가 되면서부터이다.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것도 아마 영화 속 장면들에서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어른들은 집단 이기주의와 배반이라는 시대정신을 배운다. 좋은 관점에서 보면, 훌륭한 사람들의 행동거지를 모범으로 삼아 배울 수도 있다.

어떻든 현대인들은 영화, 드라마, 광고, 뉴스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입는 옷, 말투나 표현, 심지어 생각하는 방식까지 표준화되는 것 같다. 개인의 독창성이나 자립심이 점점 약해진다. 개인의 삶이 국가나 사회, 조직과 시스템 속으로 매몰되어 가는 처럼 보인다. 가상현실, 인공지능과 챗GPT, 로봇친구들이 인간이 가진 사람으로서의 감각과 본성을 혼란시킨다. 이제 현실 속에서는 진지한 사랑이나 진정한 인간관계를 찾기 어렵다. 모든 정신적 가치마저 가격과 등급이 매겨지고 있다. 마치 올더스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에서 예언한 대로, 과학 문명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스스로의 존엄성과 가치를 상실하고 기계문명의 노예로 전락해 가는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 변화 속에 있는 구성인자는 전체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우리 사회가 불과 지난 30년 사이에 얼마나 크게 변하고 있는지 내부에서는 알아차리기 힘들다. 대가족의 해체, 핵가족에 이어서 1인가구 33% 시대이다. 어른과 스승에 대한 존경심의 소멸, 무너진 공교육, 사회구성원 간에 신뢰 상실과 상호불신, 친족과 아동학대 사건의 빈발, 세대갈등, 남녀갈등, 정치사회적 분열과 가짜뉴스의 난무, 명품추종, 사치성 고급 위스키와 포도주 소비량 세계 최고 수준, 진실성의 사라짐이 뚜렷하다.

이러한 와중에 경제 상황도 매우 어렵다. 지난 수십 년간 수출로 유지해 온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수출시장 확보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모든 개개인이 이중삼중으로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사회문화적인 마취 상태에서 깨어나야 한다. 나 외에는 누구도 우리와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지켜줄 수 없다. 명품이 없어도 되고, 고급 와인을 안 마시고 매일 5,000원짜리 커피를 안 마셔도 된다. 그래도 우리는 숨을 쉴 수 있고, 말할 수 있다. 그보다는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해지는데 관심을 가지고, 내가 무슨 역할을 할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은 잠시 다녀오는 여행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도록 가정교육과 공교육을 부활시켜야 한다. 세상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우리 사회의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이다.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재정비함으로써 사회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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