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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인 우주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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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Jul 05. 2023

무례한 사람들과 살아가기

요즘은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든 사람들이 많다. 원래 천성이 무례한 사람도 있겠지만, 삶이 부과한 어두운 무게감이 사람들을 자신도 모르게 무례하게 만들 수 있다. 너무 깊게 자신의 상황에 골몰하거나, 아예 아무런 생각 없이 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할 수 있다. 좁은 길에서 행인이 걸어오면 서로 피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냥 걸어오다 서로 몸이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지하철에서도 아직 안에 있는 승객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몸을 비비고 먼저 타는 사람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다른 사람이 탈 수 있도록 먼저 탄 사람이 안쪽으로 가 주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문쪽에 버티고 서있어 나중 사람이 타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일부 사람들의 무례한 행동을 목격할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오랫동안 전화를 하는 사람도 많다. 충간소음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이 아무리 많아도 계속해서 쿵쿵거리는 소리를 내는 집도 많다. 터널이나 다리를 지날 때 자전거를 타지 말고 내려서 가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 채로 지나가서 행인들이 매우 불편하다. 또한 대화를 나눌 때도 타인의 입장이나 감정을 배려하지 않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예의가 없는 행위가 무례한 행위이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무례한 사람의 특징은 자신의 행동이 무례하다는 사실을 모른 경우가 많다. 상황에 따라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도 힘들지만 질서를 지키고 살아가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 세상에서 오직 자신만이 아프고 자신만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어쩌라고라는 심리가 지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무례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우리 사회는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이 해체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가치관이 혼돈을 겪고 있다. 삶이 힘들어서 무례해진 사람들을 손가락질하기 어렵다. 영아살해 및 유기, 친족학대, 공교육 붕괴, 사회적 불신, 고독사 증가 등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 사회가 매우 심각한 중병에 걸려있음을 경고하는 전조 증상이다. 어쩌면 무례한 행동들은 무너져가는 사회의 단면일지 모른다. 이민을 가지 않는 한, 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이제는 이민 가서 살 더 나은 사회도 없다. 서양사회에서 난민이나 외국인에 대한 공격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성을 회복하고 포용적인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힘들고 지친 상태에서 무례한 사람을 볼 때. 비난할 것이 아니라 연민을 느껴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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