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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Sep 03. 2023

집안일로 스트레스 극복

자신의 삶에서 어느 정도 분야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행복의 요소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마켓에서도 집수리 연장도구함을 많이 판매한다. 서양인들은 우리보다는 평균적으로 많은 시간 집안일을 직접 한다. 대부분의 가정집에는 창고가 있고, 수많은 연장과 도구들이 비치되어 있다. 잔디를 깎는 기계, 자동차의 기본적인 수리 도구까지 있다. 비록 집안일이지만, 내가 직접 고치고 수리하는 삶의 방식은 이점이 많다. 나의 삶에서 내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비록 회사나 인간관계와 같은 세상일은 통제하지 못하지만, 집안일에 대한 통제는 만족감을 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서양 사람들은 대개 회사일을 아침 일찍 시작해서 오후에 우리보다 일찍 퇴근한다. 퇴근 후에는 집수리를 하거나, 눈을 치우거나 주변 땅에서 자신만의 야채를 기르거나 산책을 한다.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보인다. 또 은퇴한 사람들이 공원에서 춤을 추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들은 우리보다 사적인 시간을 자신만의 삶을 위해서 보내는 것 같다.

사람은 세상일이건 집안일이건 자신의 뜻대로 하는데서 만족감을 얻는다. 세상일의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대신 자신의 집 주변 일상사를 직접 하면서 통제감을 맛볼 수 있다. 통제감이 주는 만족감과 반대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야기하는 스트레스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사람의 부신에서 생성되는 코티솔과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스트레스에 대응한다. 스트레스란 기본적으로 사람이 자신의 주변을 통제하지 못할 때 생긴다. 스트레스가 지속하면, 만병이 생긴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코티솔은 경찰, 아드레날린은 군대로 비교할 수 있다. 외적 긴장과 위협이 등장하면 일단 코티솔이 혈관에 분비되어 경계를 한다. 이때 가벼운 스트레스가 생긴다. 들판에서 뱀이 저만치 보일 때다. 그러다가 뱀의 공격 사정권에 들어서면, 아드레날린이 홍수처럼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은 싸울지 도망갈지 아니면 그냥 뻣뻣하게 그 자리에서 굳어버릴지를 결정하고 실천한다. 만약 멀리서 본 뱀이 사실은 막대기로 밝혀지면, 코티솔의 경계임무가 종료되고 아드레날린도 분비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뱀, 사자와 같은 물리적 위협에 따라 코티솔과 아드레날린이 동원되었다. 그런데 맹수와 같은 직접적인 위해요소가 많이 사라진 현대사회에서도 역시 코티솔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왜냐하면 맹수 대신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현대적 삶의 조건들이 마치 맹수의 위협처럼 스트레스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분비하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 아픈 몸이 모두 들판의 막대기 뱀처럼 인식된다. 과거 조상들은 신체적 위협이 사라지면, 스트레스 호르몬도 사라지고 마음의 평정을 회복했다. 동물들은 지금도 그렇다. 현대인들을 위협하는 정신적인 위협요소들은 시작과 끝이 없다. 그래서 자신의 주변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한 현대인들은 스트레스가 만성으로 되고, 여러 질환에 시달린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은 우선 집안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집 밖의 세상일과 다른 사람은 내가 통제하기 어렵다. 비록 집안의 작은 부분이라도 정리하고 수리하는 습관이 들면,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권 회복을 맛볼 수 있다. 지속적인 만족감은 어려운 세상일에 대한 용납의 마음을 키워준다.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Automic Habit>은 이점을 다룬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빨래하기, 설거지하기, 전등달기, 청소하기 등을 통해 만족감을 느껴본다. 점점 자신의 능력 사용의 범위를 넓혀나간다. 주변 사람들을 내 뜻대로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내가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많다.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고 점차 넓혀가면, 이 또한 만족감과 삶에 대한 자신감을 준다. 상대를 이해해 보기, 내가 먼저 도와주고 배려해 주기, 상대가 잘 기를 기원해 주기를 실천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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