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정신은 나이가 들면 쇠약해지고 가물가물해진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도 시간이 이길 수 없는 분야가 있다. 바로 우리의 성격이자 인생관이다. 자신이 가난한 이유가 외부환경이나 낮은 지위와 부족한 물질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평생 바뀌지 않는 가난한 마음 때문이다. 가난한 마음이란 세상을 자신의 편협한 경험의 잣대로만 보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은 늘 불평하고, 자신의 눈앞에 감추어져 있는 보물을 발견하지 못한다. 따라서자신의 성격, 습관, 또는 기질이라고 표현되는 실제 행동 양식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이 어려서 성장기에 갖게 된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나 신념은 생각의 차원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그런 가치체계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실제로 반영되어 몸에 누적되면, 행동으로 표출하는 성격, 습관, 기질이 탄생한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어도, 만약 인간관계가 드문 숲 속에서 혼자 산다면, 그런 인생관은 그냥 생각에만 머물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 과거 어린 시절에 형성된 가치관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머릿속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이 바뀌어도 몸에 각인된 성격이나 기질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예를 들어, 몸을 걱정하는 건강염려증이라는 인생관이 있으면, 실제로 여러 가지 검사를 자주 하는 습관이 형성된다. 그런데 어떤 계기를 통해 건강염려증이 오히려 병을 만든다는 자각이 들고, 머릿속에서는 더 이상 병원검사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몸이 나도 모르게 병원으로 끌고 가서 검사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럴수록 몸에 각인된 나쁜 습관을 탓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변화로 가는 마지막 저항으로 여기는 것이 낮다. 이런 자각이 없이 살면, 죽을 때까지 나쁜 성격이나 기질을 고칠 수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죽기 전에 후회한다고 한다. 오히려 고집으로 강화된다. 고집의 강도는 얼굴에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 몸이 약해지고 기억도 가물가물해진다. 그러나 시간을 거슬러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특성이 바로 자신의 고집, 기질, 성격이다. 흔히 세상만물은 변하지만, 신성은 영원하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모든 정신적인, 신체적인, 지적인 상태가 변하더라도 자신의 기질이나 고집은 변하지 않는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맞다. 오직 부단한 자기 점검과 실제적인 수정 행동 훈련을 통해야만 부정적인 습관과 기질을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