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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선인장 Jun 13. 2022

첫 해외생활의 낯섬과 외로움

케이프타운 가이드

지구의 정반대편으로 날아와 잠든 첫날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사실 아침은 흐렸다. 이틀 전만 하더라도 민소매에 반팔만 입어도 땀이 흥건할법한 여름날씨였는데, 단 48시간의 차이로 춥다 못해 뼈가 시린 8월의 아침을 맞이할 줄은 몰랐다. 더군다나 이곳 아프리카에서...


8월의 아프리카 날씨는 사실 우리나라 12월의 날씨와 같은 의미다. 전해들은 바로는 8월은 남아공에가장 추운 기간으로 눈을 보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워도 적어도 아프리카의 4계절을 모두 느낄  있는 특별한 기간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시린 집안 공기에 깜짝 놀라 한국에서 가져온 두텁지 않은   벌들을 있는 대로 껴입고는 아침을 먹는다. 방금 튀어 오른 따끈한 토스트  장의 온기에 의지해 차가운 우유에 씨리얼을 말아 는 아침식사. 이제 아침은  이렇게 먹는걸까.


반갑게 아침인사를 하시던 할머니는 나를 보며 어디론가 전화를 거신다. .. 나를   보고, 전화기를 보며 끄덕이고,  나를 보고 전화기를 시더니 웃으며 전화를 끊으신다.


“내가 아는 사람 집에도 한국인 학생이 한명 있다고 들었거든. 여자아인데 네 또래 정도 될 것 같구나. 주말이기도 하니 그 아이가 집에 있을 것 같아서 너랑 놀아주면 어떨까 싶어 전화해봤지. 그린포인트에 있는 뉴스카페에서 보자고 하는구나.”

“정말요? (really?) 근데 거기가 어디에요?”

“조금 있다가 셀리나도 카페에 간다고 하니까 같이 가면 될거야.”

“정말요? (really?) 감사합니다!”


왠지 모르게 유난히 더 춥고 외로운 기분이 감돌던 아침이 끝나고 무언가 따뜻함이 생겨나는 하루가 찾아오는 했다. 케이프타운에 와서 처음 나가는 외출과 더불어 처음 만나는 친구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셀리나를 따라 집밖을 나선다. 같은 집에서 지내는 친구지만 나는 오늘, 토요일에 그녀를 처음 봤고, 그녀는 다음  토요일에 스위스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어색하긴 했지만 사실 지금 내게 어색하지 않은  하나도 없으니까. 한국에서 마냥 보던 아스팔트 도로도 신기하고, 슈퍼마켓이 보이는 것도 신기하고, 카페가 있는 것도 신기하다. 아프리카인데 말이다.


두리번거리며 보도블럭  개를 지났을까 커다란 공사장이 있는 삼거리 앞에 우리는 멈췄다. 뉴스카페. 나와 같은 검정 머리를 가진 귀여운 체구의 작은 소녀가 햇살이 비추는 창가쪽에 앉아 있었다. 오늘 햇살만큼이나 맑고, 입고 있는 핑크빛 상의만큼이나 밝은 목소리를 가진 그녀였다. 바래다  셀리나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우린 서로 인사했다.  


“안녕?”


우와. 지부장님과 헤어지고 들은 말이라곤 영어와 아프리칸스  마디였는데, 그럼에도  머릿속에선 끊임없이 도는 말은 한국말뿐이었는데, 안녕이라는 너무나도 평범한 한국말이 이렇게 웃음을 짓게 하는 말이었다니.


카페에 앉아 간단한 음료를 시키는 방법을 알려주며 그녀는 자기소개를 했다. 이미 6개월이나 남아공에서 지낸 지은이는 내가 다닐 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케이프타운에서 지내온 시간을 드러내듯 그녀와 카페에 있는 시간동안 그녀는 나에게 웨이터에게 음식을 주문하는 방법, 마시는 물을 원할 때는 정수된 물을 따로 주문거나 수돗물을 부탁할 수 있다는 것, 팁을 어느 정도 놓고 가야하는지 등등 케이프타운의 카페에서 알아야 하는 정보들을  개나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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