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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선인장 Mar 03. 2021

비행기부터 기차까지, 인도의 첫인상

인도 배낭여행 패키지의 시작



새해 첫날, 두근거리는 마음에 폴짝 한번 뛰었던 것이 화근이 되어 스물다섯 봄, 뇌출혈 판정을 받은지 어느새 3개월. 병실에서부터 생각했던 희미했던 여행의 그림이 정말로 눈 앞에, 공항까지 나를 이끌어냈다. 죽음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상냥하게 오랜 시간을 두고 노크를 해가며 찾아가도 되는지 물어오진 않기에, 내가 생각할 때 가장 죽음과 가깝게 마주했던 순간이라 여기던 순간, 오랫동안 잊고 있던 대학시절의 친구의 인도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참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이상한 이야기가 나를 두 손으로 번쩍 안아 들어 결국 인도로 가는 비행기 앞까지 내려다 놓고 있었다. 지금 내 상황에 빗대어 보면 지극히 비이성적인 여행결정이었음에도 여행준비만큼은 최대한 이성적이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 최대한 가볍게 챙긴다고 짊어맨 가방도 여행 당일에 들어보니 막상 무겁다 싶었는데, 공항에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다른 분들의 가방을 보니 내 가방은 귀여운 배낭 수준이었다.


인도 여행의 첫 주, 배낭여행 패키지를 통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 일행분들과 처음 공항에서 만났다. 다들 처음 뵌 분들이라 낯설었지만, 연휴가 많은 5월 중에서도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겹친 황금 휴가가 낀 여행기간 덕분에 나이 때가 비슷비슷한 분들이 함께 떠나게 되었다.





인도 여행을 에어인디아로 시작한다. 긴장된 마음에 의자에 앉아 영화나 볼까 했지만 모니터를 아무리 만져도 화면은 정지상태. 덕분에 9시간 내내 인도 정서 물씬 드러내는 타지마할 사진을 바라봤다. 너무 유명한 사진이라 사진으로만 존재하는 것 같던 그곳에 며칠만 있으면 정말 도착해있을 거라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


그동안 몇 번씩 비행기를 탔지만 이번처럼 비행기가 뜨고 날아가는 것이 두렵게 느껴진 적도 없는 것 같았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가끔씩 기체가 흔들릴 때면 나는 사람들에게 들었던 고도가 올라가면 혈관이 확장돼 혈관이 또 터질지도 모른다는 말이 떠올라서 겁이 났다. 그러나 다행히 이번엔 이런 내 혼자만의 생각을 멈춰줄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 함께 일주일 동안 여행할 사람들과 가벼운 대화들을 나누며 긴장도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사람들은 왜 인도를 찾아 떠날까? 나에겐 분명한 이유가 있었고, 그 이야기를 하고 나면 듣는 사람들은 사뭇 놀란 표정이었다. 이렇게 진지하거나 심각하거나 대단한 이유를 기대했던 것은 분명 아닌 표정.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정말 그게 내 여행의 이유였으니까. 잠시 인도에 가고 싶은 이유를 나눴을 뿐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나에 대한 깊은 이야기까지 첫날부터 다 해버린 것 같았지만, 덕분에 마음 한편이 편안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비행기가 인도에 가까워지듯 제법 빠른 시간 동안 일행들과 가까워진 듯했고, 우리도 어느새 동북아시아에서 남아시아의 중심, 인도의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 도착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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