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정을 담아 쓴 손 편지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신부님의 수필을 읽고 진정한 선물이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은 그동안 적은 급여에도 성심껏 성당의 궂은일을 해오고 있는 분에게 줄 연말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선물로 생각했었던 건 애지중지하는 물건이었는데 막상 연말이 되니 그 물건은 아깝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값이 덜한 다른 물건을 관리인에게 선물로 전했는데 고맙다고 몇 번이고 머리를 굽혔습니다.
그런데 신부님은 선물을 했는데도 마음이 편치 않아 편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합니다.
신부님은 처음에 전하기로 했던 그 물건을 다른 핑계를 대고 관리인에게 전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졌습니다.
평소에 묵묵하게 온 마음을 다해 성당 관리를 해주는 분에게 전할 수 있는 선물은 값어치를 따질 수 없었지요.
선물에는 당연히 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야 하는데 처음 전했던 것은 값을 매겼던 것이었습니다.
선물은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마음이 이어져야 주고받는 의미가 분명해질 것입니다.
물론 성당 관리인은 신부님으로부터 선물을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신부님은 처음 선물을 하려 했던 그 마음을 담지 못해 두 차례의 선물을 전해야 했던 것이지요.
요즘은 주는 사람의 마음을 전해 받을 수 있는 선물을 받는 기쁨은 누리기가 어렵습니다.
며칠 전에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전화 통화마저 한 적 없는 다우로부터 선물이 왔습니다.
선물을 보낸 다우는 온라인 카페에서 매일이다시피 댓글로 다담을 나누며 정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분이지요.
다우의 선물은 공예품 합죽선에다 직접 쓴 손 편지에 그동안 나눈 다정에 감사한다는 마음을 전해왔습니다.
공예가가 만든 합죽선에 서예가가 쓴 글귀도 좋았지만 다우의 마음을 전해 받으니 연말이 참 따뜻합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