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 야시장 인형 할머니
루앙프라방은 라오스 북부 루앙프라방성에 있는 도시이다. 라오스의 대표적인 역사 도시이자 수도인 비엔티엔 다음으로 큰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매일 저녁 야시장이 열리는데 인디고 호텔에서부터 호파방까지 약 400-500미터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꽤 크다. 해질 무렵이면 일제히 천막이 들어서고, 점포 등불이 거리를 밝힌다. 상인들의 물건 파는 소리, 관광객들의 들뜬 소리, 휘황찬란한 빛깔의 물건들. 흡사 축제를 방불케한다.
나는 루앙프라방에 머무는 삼일 내내 매일같이 야시장에 갔다. 신기한 음식들을 먹어보기도 하고, 사고 싶은 기념품을 골랐다. 수많은 점포 가운데 내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인형 가게였다. 여기에서 나는 진짜 예술가를 만났다.
할머니는 천편일률적인 제품을 파는 곳에서 유일하게 '작품'을 파는 사람이었다.
괴상한 표정의 가부좌를 튼 스님,
머리가 둘 달린 사람,
뿔 달린 악마 (괴물이었나?),
뒤로 뒤집으면 또 얼굴이 나오는 사람까지
한 작품 한 작품이 다 기발하고 독특했다.
이맘 때쯤 나는 솜으로 채운 헝겊 인형을 만드는 데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반갑고 신기해서 내가 만든 인형을 보여줬더니 유심히, 찬찬히 살펴봤다. 특히 목에 건 카메라를.
루앙프라방을 떠나긴 전, 결국 인형 세 개를 사 가지고 왔고 그 중 하나는 여전히 책장에 놓여있다. 나도 그 분처럼 할머니가 되어서도 계속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