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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자율주행차가
교통체증을 없애줄까?

양인철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연간 교통혼잡 비용이 33조원을 넘어섰다. 도로가 막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손해 보는 금액, 우리가 도로 위에서 낭비하는 금전적 피해가 국가 예산의 10% 수준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로를 이용하면 도로는 막힐 수밖에 없다. 도로가 막히면 도로를 더 건설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단순히 생각할 수 있겠지만, 브라에스 역설(Braess' paradox)*1에 따르면 도로의 건설로 인해 오히려 도로망 전체의 혼잡이 가중되기도 한다. 또한 통행은 유도된 수요, 즉 도로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수요이기 때문에 도로가 많아지면 그만큼 사람들의 통행도 증가하게 되어 교통 혼잡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항상 막힐 줄 뻔히 알면서 그냥 도로 위에서 시간과 돈을 허비해야 할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는 정녕 없는 것일까?


[카카오 AI 리포트] Vol. 9 (2017년 12월 호) 는 다음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AI & Mobility 

01. 남대식, 서원호 : AI를 만나면 교통은 어떻게 똑똑해질까?

02. 유소영 : AI, 대중교통을 새로 쓰다!

03. 양인철 : 인공지능 자율주행차가 교통체증을 없애줄까?


[2] Kakao Mini 

04. 최경국 : 카카오미니의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

05. 황병식 : 카카오미니 하드웨어 톺아보기


[3] 2017년 AI

06. 이수경 :  2017년 AI 주요 뉴스

07. 김대원 : 카카오 AI 리포트로 본 2017년 AI


[04] information

08. 카카오AI리포트 필자가 추천하는 AI 공부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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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리포트] Vol. 9_03 다운받기


4차 산업혁명 속으로

    요즘은 어딜 가나 4차 산업혁명이 큰 이슈다. 업무와 관련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묻고 답하기 바쁘다. 여느 혁명기와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따라 수많은 키워드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하지만, 그 중에서 유독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 같은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코 인공지능, 그리고 이를 이용한 자율주행차라고 답할 것이다.


인공지능

    많은 사람들이 로봇 개발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데 동의한다. 전제로부터 결론을 논리적으로 도출하는 연역적 추론의 시대는 저물고, 개별 사실들로부터 일반 원리를 도출하는 귀납적 추론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있다. 인공지능은 전혀 새롭지 않은 키워드다. 그 개념이 제안된 지 이미 반백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서야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유는 역전파,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알파고(AlphaGo), GPU(graphic processing unit), 빅데이터, 센서와 같은 키워드 덕분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인공지능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일반론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한다.


자율주행차

    자율주행차는 필자와 같이 도로교통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발 하나 정도는 담그고 있을 정도로 소위 핫한 분야이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나, 국내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와 같이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주변 주행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하고 제어함으로써 주어진 임무, 즉 목적지까지의 주행을 완료하는 자동차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그 완성도에 따라 6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 구분은 다음 그림과 같다.

[ 그림 1 ] 완성도에 따른 자율주행차 구분*2


자율주행차의 눈과 귀

    운전에 있어서 인지(perception) 영역은 본디 사람의 눈과 귀의 것이었으나 자율주행차는 이를 다양한 센서로 대체한다.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카메라, 초음파 등이 주로 활용되는 센서다. 

    레이더는 가장 먼 거리의 물체를 인식할 수 있는 센서로, 앞 차와의 간격 유지 기능인 ACC(adaptive cruise control)를 갖춘 차량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해서 차량 주변의 물체를 수백만 개의 점으로 표현해주는 장치로, 현실적인 3차원 표현을 가능케 하고 자연광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밤낮에 무관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가격이 높고, 해상도는 카메라보다 낮으며 탐색 범위는 레이더보다 제한적인 단점을 갖는다. 카메라는 피사체의 깊이를 인지할 수 있는 3D카메라가 주로 이용되는데, 다른 센서에 비해 해상도가 높기 때문에 물체에 대한 인식이 정확하다. 특히 인공지능(그 중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신호등, 브레이크 등, 표지판, 보행자, 자전거 인식 기술 등이 가능해서 다른 센서를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카메라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빛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어두운 장소에서나 밤 시간에 피사체를 인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 그림 2 ] 자율주행차 센서*3

자율주행차의 인기 요인

    자율주행차는 왜 이렇게 큰 관심을 받는 것일까? 그 원인은 주체(생산자와 소비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생산자인 산업계는 자율주행차를 차세대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선점하려고 총력을 기울이는 추세다. 앞서 기술한 것과 같이 자율주행차는 센서를 이용해서 주행 환경을 센싱하고, 중앙처리장치가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가공 및 분석해, 상황을 판단한 후 조향, 가감속, 브레이크 등의 제어를 수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뿐만 아니라, 전자, 전산, 항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이렇듯 여러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어 하나의 제품이 만들어지다 보니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이 분야에 집중하는 산업계는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전통적인 자동차 업계이고, 다른 하나는 IT 업계다. 두 산업계가 자율주행차를 바라보는 관점은 뚜렷하게 구분되는데, 우선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차를 자동차와 컴퓨터의 결합으로 본다. 즉,기존 자동차 하드웨어에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한 결과물이 자율주행차이기 때문에 기존의 일반 차량에 ADAS(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 기능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적용하여 종국에 자율주행차를 완성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IT 업계는 컴퓨터와 자동차의 결합의 산물이 자율주행차이며, 컴퓨터화된 운송 수단 또는 도시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말기이며 완전히 새로운 IT 기반의 기술 혁신이라고 생각한다*4. 태생이 다른 두 산업계가 이처럼 다른 관점으로 자율주행차를 바라보는 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덩치만으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산업계가 이토록 큰 관심을 기울이는 걸 보면 기술이 가져올 미래가 장밋빛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한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교통사고 중 90% 이상이 인적 요인이기 때문에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한 기계가 운전을 하게 되면 교통사고가 상당히 감소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실제로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은 교통법규를 잘 지키도록 프로그래밍이 될 것이기 때문에 법규 위반에 따른 사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또 돌발 상황 시에도 사람의 일반적인 인지 반응 시간보다 빠르게 대응하기 때문에 사고를 피할 가능성이 높고, 설혹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운전이라는 정신적, 육체적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사람들은 차량 이동 중에 휴식을 취하거나 여가 활동을 즐기고, 또는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어 향상된 삶의 질을 경험하게 될것이다. 그리고 어린이, 장애인, 고령자 같은 교통약자들의 이동성이 증가하게 될 것이며 차량이 급격하게 가속하거나 감속하는 경우가 줄어들어 환경오염도 크게 감소할 것이다. 이러한 장점과 더불어 도로교통 전문가들에게 무엇보다도 관심이 높고 흥미로운 점은 자율주행차 덕분에 교통 혼잡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도로를 주행하는 대부분의 차량이 자율주행차로 바뀌면 지금보다 도로의 효율성이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자율주행차 덕분에 교통 혼잡이 감소하게 될까?


유령체증

    유령체증(phantom jam). 납량특집 드라마에 나오는 말이 아니다. 도로에서 사고나 공사, 여타 뚜렷한 혼잡 요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도로가 막히는 현상을 유령체증이라고 한다. 우리는 마치 하수구가 막힌 정화조 마냥 도로가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도로가 제 구실을 못하고 꽉 막혀서 운전자와 동승자들의 시간만 허비하게 되는 현상을 우리는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는 증상을 나타내는 말인 체증을 이용해 교통체증이라 부른다. 교통체증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사고다. 사고가 나면 당연히 도로가 막힌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서부터 상류부*5 방향으로 심각한 혼잡이 발생한다. 이 혼잡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고를 빠르게 수습하고 도로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그래서 교통 전문가들은 어떻게 하면 사고를 빨리 인지하고 수습할지, 그리고 접근 차량을 어떻게 우회시킬 지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다. 참고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사고 지점의 차로뿐만 아니라 반대편 차로도 막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고무목(rubbernecking) 현상이라고 한다. 반대편 차로를 진행하는 운전자들이 사고를 구경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교통체증이다.

    두 번째는 공사다. 도로 유지 관리를 위해 공사가 진행되면 해당 차로를 차단하기 때문에 그만큼 도로용량*6이 감소하게 되고, 평소와 같은 수준의 교통량이 몰리더라도 교통체증이 발생한다.

    세 번째는 병목현상이다. 병에 담긴 음료수를 컵에 따르다 보면 마음껏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이는 병의 몸통보다 목이 좁아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도로에서도 이와 같이 넓은 도로가 좁아지는 경우에 동일한 현상이 발생한다.

    마지막 네 번째 원인이 바로 유령체증이다. 도로를 주행 중에 체증이 발생하면 그 원인이 궁금해진다. 사고가 났나? 공사를 하나? 초행길에서는 병목현상을 의심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후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체증이 해소되고 차들이 빠르게 주행하게 되면 허무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말 심술궂은 유령이 괜스레 교통체증을 유발한 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하게 된다.이렇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유령체증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잠시 머리 속에 도로를 하나 그려보자. 3차로 정도의 도로 좋을거 같다. 도로에는 차로마다 많은 차들이 빠른 속도로 주행하고있다. 그러던 중 1차로를 달리던 차가 갑자기 차로를 변경하며 2차로로 끼어들었다. 2차로를 달리는 차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낮추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동일 차로에서 뒤따르던 차량은 속도를 낮춘 앞 차와의 안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속도를 더 낮추고, 그 다음 차량은 앞 차의 브레이크등을 확인하고 속도를 더 큰 폭으로 낮추게 된다. 이렇게 브레이크를 밟는 행위가 상류부로 전파되는 현상을 충격파라 하는데, 충격파가 전파될수록 상류부 차량의 속도는 점점 더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되고 결국엔 상류부 끝에 위치한 차량은 아무런 이유도 모른 체 체증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발생한 유령체증은 접근 차량 수요가 줄어들거나 하류부의 체증이 빠르게 해소되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은 채 운전자들을 괴롭히게 된다.

    유령체증과 관련한 유명한 실험이 하나 있다. 2008년에 일본 나고야 대학의 스기야마 유키 교수가 이끄는 복잡계 연구팀은 250m 길이의 원형 도로에서 22대의 차를 이용해서 주행 실험을 수행했다. 차량 운전자들은 정지 상태에서 앞차와 동일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가 실험자의 신호에 따라 주행을 시작하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계속 주행하도록 주문을 받았다. 이를 영상으로 녹화하면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량 정체, 즉 유령체증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7 운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량 별로 미세한 속도 차이가 발생했고 이는 차량 간 거리의 변화를 가져왔다. 운전자들은 앞 차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감속을 했고 이러한 행위는 곧 유령체증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령체증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 그림 3 ] 유령체증 관련 실험*7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운전자들의 운전 실력이 월등히 향상되어 급격한 가감속 없이 충돌을 회피하며 속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석하게도 현재로서는 묘수가 없다. 그렇다면 미래 기술의 발전이 우리를 유령체증으로부터 해방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


자율주행차 기능

유령체증에 대한 얘기를 이어나가기 전에 자율주행차의 중요한 기능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크루즈 콘트롤(cruise control, CC) 기능인데, 이는 많은 차에 탑재되어 있는 오래된 기술이다.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설정해 놓으면 자동차가 알아서 그 속도를 유지하면서 달린다.

[ 그림 4 ] Adaptive Cruise Control 개념*8

     이 기술이 진보되어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ACC) 기능이 되었다. ACC는 속도를 유지하되 앞 차와의 거리를 함께 고려한다. 설정된 속도가 100km/h이더라도 앞 차와의 간격이 너무 짧으면 속도를 낮춘다. 주행 환경을 알아서 인지하고 적응(adapt)하는 것이다. 진보된 ACC 기술의 최종 종착지는 협력-조정형 크루즈 콘트롤(cooperative adaptive cruise control, CACC)이다. 주변 차량과의 통신을 통해 서로의 정보를 주고 받으며 ACC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통신이 허용하는 범위 내의 모든 차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갱신하기 때문에 몇 초 후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내 차의 속도를 미리 조절할 수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교의 연구팀은 머신 러닝 기술을 이용하여 사람과 같이 주행하는 ACC 기술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였다.*9  기존의 ACC 기술이 획일화된 모형에 기반하여 개발되었기 때문에 운전자에 따라 이를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하였다. 앞 차의 속도 변화에 반응하는 시간과 행태가 운전자 마다 다르고, 또한 동일한 운전자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ACC가 학습하고 기술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제안한 ACC 기술은 교통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온 차량추종모형(car following model)을 구현한 것이다. 차량추종모형은 어떤 차량이 앞 차와의 안전 거리를 유지하며 주행하기 위해 적절한 속도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모형들을 제안하고 연구했는데, 이 중 자극-반응모형(gazis-herman-rothery, GHR), 안전 거리 또는 충돌회피모형(Gipps), 정신물리학 또는 행동방침 모형이 가장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Gipps 모형이 차량 단위로 교통 현상을 모사하는 미시교통시뮬레이션 모형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모형이기 때문에 연구팀도 이를 이용하였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운전자가 직접 훈련시키는 ACC 기술을 위해 인공신경망(ANN) 기반의 모형 2개를 제안하였다.

    첫 번째 방법은 숨겨진 레이어 한 개(뉴런 10개)를 갖는 FNN(feed-forward network)으로, Levenberg-Marquardt 알고리듬을 이용하여 역전파 기술로 훈련시켰다. 두 번째 모형은 RNN 중 하나인 Elman network을 사용하였다. 신경망 모형의 입력 값은 차간 거리와 뒷 의 속도이고, 출력값은 다음 시간의 뒷 차 도다. 학습된 두 개의 모형과 Gipps 모형을 이용해서 성능 검증을 수행하였고, 결과적으로 FFN 모형이 가장 우수하게 나타났다. 획일적으로 모형을 적용하는 Gipps 모형이 머신 러닝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고, Elman network은 과적합(over-fitting)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학습 단계에서는 Elman network의 성능이 좋게 나타났다.

    율주행차에는 ACC 이외에도 매우 많은 기능이 탑재된다. 예방안전을 위한 전후방 모니터링(FRMS), 가변전조등(AFLS), 차선이탈경보(LDW), 후측방경보(BSD), 나이트비전 기술(night vision), 자동주차보조(PAS), 차선유지지원(LKAS) 기술, 또한 사고회피를 위한 pre-safe, 졸음운전방지, 충돌회피(FCW), 그리고 도로 인프라 연계를 통한 위험 속도 방지, 긴급 제동 통보, 교차로 충돌 경보 기술이 있다. 이 중 많은 기술이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되고 있다. 센싱 분야에서는 기존에 라이다와 IMU(inertial measurement unit)*10 같은 고가의 센서가 담당하던 역할을 영상 정보기반의 알고리듬이 대체하고 있으며, 인지 분야에서는 보행자와 차량, 차선, 표지판을 검출하는 기술, 차량과 보행자, 자전거를 추적하는 기술, 추적된 정보를 이용하여 충돌을 예측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11


다시 유령체증

다시 유령체증 얘기로 돌아가 보자. 자율주행차의 ACC와 CACC 기능은 확실히 인간보다 월등한 성능을 갖는다. 주행 중인 차로 전방에 옆 차로를 달리던 차가 갑자기 끼어들더라도 인간보다 먼저 적절한 감속을 할 수 있다. 이는 뒷 차도 마찬가지이다. 유령 체증을 유발하는 후방 충격파의 크기가 인간 운전자에 비해 훨씬 작기 때문에 종국에 유령체증이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사라지게 된다. 실제로 국내의 한 연구팀에서 도로상의 자율주행차 비율에 따른 교통 상황의 변화를 실험하였는데, 도로에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차일 때 도로 용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험실 시뮬레이션이기 때문에 현실과의 괴리감이 있겠으나 실제로는 두 배는 아니더라도 도로 용량이 크게 증가할 것임은 분명하다.

    또한 자율주행차의 시장점유율이 100%가 되면 아래 그림과 같이 고속도로의 정체가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는 독일 뮌헨공대(Technische Universitat Munchen, TUM) 연구팀의 흥미로운 연구도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밝은 미래를 약속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우리를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괴롭히던 도로 위의 유령을 몰아내어 줄 미래의 고스트 버스터즈(ghost busters)가 아닐까 하는 기쁜 기대감을 갖게 한다.

[ 그림 5 ] 100% 자율주행차(CAV) 시대의 독일 고속도로 혼잡 상황 예측*12

마치며

우리는 대개 아침에 일하러 가고 저녁이면 집으로 온다. 그리고 그때마다 교통 혼잡을 경험한다. 국가에서 추산하는 교통 혼잡 비용은 복잡한 계산을 통해 나오는 결과이겠으나 그 비용 안에는 도로에서 낭비되는 개개인의 시간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금전화되어 담겨 있다. 10년 전 스티브 잡스가 들고 나온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을 많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다가올 신기술의 행렬은 우리의 삶을 보다 윤택하고 풍요롭게 할 것이며, 인공지능을 탑재한 자율주행차는 그 선두에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학습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대처가 어렵고,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또한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생명과 관련된 복잡한 윤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없는 문제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이 도로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될 수 있는 것은 인간보다 훌륭한 정보 수집 능력과 빠른 판단, 정확한 제어, 그리고 절대 지치지 않는 체력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글 | 양인철 ywinter75@kict.re.kr

컴퓨터랑 매우 친해지길 원하는 교통쟁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입니다. 석사논문 주제로 길찾기 알고리듬을 선택했던 게 계기가 되어 차량용 내비게이션 개발 회사에 입사하였고, 회사 생활 6년 동안 날밤 새워가며 운전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빠른 길을 찾아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후 미국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잠깐 동안 충전 겸 유학 생활을 지냈고, 한국에 돌아온 후부터는 길찾기 연구의 연장선으로 교통정보 관측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언제나 제게 힘이 되어주는 우리 와이프 최연숙과 두 아이, 은채, 준우에게 무한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By all His grace...




참고문헌

*1 참고 | 1968년에 독일의 수학자 디트리히 브라에스(Dietrich Braess)가 주장한 가설이다. 도로망의 교통 흐름은 모든 운전자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가장 빠른 길을 선택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평형 상태이다. 브라에스 역설에 따르면 이러한 평형 상태에서 신규 도로 건설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이익(통행시간 감소)이 많은 운전자를 해당 도로로 유인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주변 도로의 극심한 혼잡을 야기하여 오히려 모든 운전자의 통행 시간이 증가하게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한다. 

*2 참고 | https://www.2025ad.com  

*3 참고 | https://e2e.ti.com/blogs_/b/behind_the_wheel/archive/2014/02/04/advanced-safety-and-driver-assistance-systemspaves-the-way-to-autonomous-driving   

*4 참고 | ETRI 경제분석 연구실, 2015. 3.  

*5 참고 | 도로에서는 차량이 주행하는 방향을 하류부라 하고, 그 반대방향을 상류부라고 한다. 이는 도로에서 주행하는 차량군을 유체로 가정하는 교통류 이론에서 기인한 개념으로, 물의 상류부와 하류부를 도로에 빌려와 사용하는 용어이다.  

*6참고 | 도로용량(capacity)은 도로가 일정 시간 동안 처리할 수 있는 차량의 대수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고속도로의 한 차로는 시간당 약 1,800~2,200대의 승용차를 처리할 수 있다.  

*7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7wm-pZp_mi0

*8 참고 | http://www.eurofot-ip.eu/en/intelligent_vehicle_systems/acc/  

*9 논문 | Simonelli, F., Bifulco, G., De Martinis, V., & Punzo, V. (2009). Human-like adaptive cruise control systems through a learning machine approach. Applications of Soft Computing, 240-249.  

*10 참고 | 관성측정장치(IMU)는 물체의 속도와 방향, 중력, 각속도를 측정하는 전자기기이다. 3차원 공간에서 특정물체가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서는 GPS 음영지역(터널, 빌딩숲 등)에서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11 참고 | 한국산업기술평가원(KETI),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 동향, 2016. 12. 7.  

*12 논문 | Hartmann, M., et al. (2017). Impact of automated vehicles on capacity of the german freeway network.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20868890_Impact_of_Automated_Vehicles_on_Capacity_of_the_German_Freeway_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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