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식, 서원호
교통은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최근 몇 십년 동안 교통에는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마트폰을 통한 길 찾기 안내 서비스가 그 예이다. 교통에서는 교통시스템의 효율을 향상 시키기 위해 AI를 적용해왔다. 또한 최근에는 각종 센서와 교통 시설 이용자로부터 수집된 수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AI를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똑똑한 도시 환경을 갖추고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급되는 가까운 미래에는 AI 가 교통에 더욱 밀접하게 적용될 것 같다. 본글에서는 현재까지의 교통분야에서 다루어져 왔던 AI 연구 및 사례를 살펴보고 AI가 가까운 미래 교통에 미칠 영향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카카오 AI 리포트] Vol. 9 (2017년 12월 호) 는 다음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AI & Mobility
01. 남대식, 서원호 : AI를 만나면 교통은 어떻게 똑똑해질까?
03. 양인철 : 인공지능 자율주행차가 교통체증을 없애줄까?
[2] Kakao Mini
[3] 2017년 AI
07. 김대원 : 카카오 AI 리포트로 본 2017년 AI
[04] information
08. 카카오AI리포트 필자가 추천하는 AI 공부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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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면서, 과거 필자의 이동 패턴이 최근 어떻게 변화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승용차, 버스, 지하철 등 이용하는 교통수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교통 수단의 이용 방식에는 큰 차이가 생겼다. 예전에는 잘 모르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경우, 이정표가 될만한 것을 기준으로 운전을 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OO백화점 사거리에서 좌회전, 육교 지나서 몇번째 교차로에서 OO주유소를 지나서 우회전 등으로 특정 경로를 주요 이정표 중심으로 기억했다. 아는 길을 최대한 많이 이용했고, 큰 길 위주로 운전을 했다. 물론 차 안에는 전국 도로지도가 비치되어 있었다.이제는 카카오내비가 안내하는 대로만 운전하고 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패턴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처음 가는 장소로 이동할 때 지하철을 주로 이용했다. 버스 정류장 위치와 버스 노선 정보는 얻기가 어려운 데 비해, 지하철 노선도가 상대적으로 단순해서 낯선 장소를 찾아가는 데는 지하철 위주의 이동이 수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위성항법장치(global positioning system, GPS)와 앱(app)을 활용하면 버스를 타기 위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가야하는 지를 알 수 있고, 타야하는 버스가 몇 분 후에 해당 정거장에 도착하는 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모르는 곳을 찾아갈때 왠만하면 지하철 중심으로 이동하던 과거에 비해 이제는 버스이용에 큰 불편이 없다.
이처럼, IT의 발전으로 사람의 이동은 더욱 편리해졌다. 인공지능은 이러한 일상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9월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Stanford University)에서 발간한 인공지능과 2030년의 삶(Artificial intelligence and life in2030)이라는 보고서를 살펴보자.*1 이 보고서에는 교통공학, 의료,교육, 사회 복지, 도시 계획, 노동, 컴퓨터공학, 기계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와 전문가가 현재까지 연구되어 왔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대하여 뒤돌아 보는 내용과, 2030년 AI가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담겨 있다.
보고서의 내용 중 흥미로운 점은 교통 분야가 여러 분야 중에서 AI를 가장 빠르게 활용하리라는 전망이다. 이로 인해 일반인이 교통을 통해 AI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을 가장 먼저 접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하고 있다. 현재 교통 분야에서 AI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영역은 자율주행 자동차이다. 물론 아직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여럿 있지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준비하고 있어, 예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자율주행 자동차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함께하는 똑똑한 교통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통인프라(도로 시설, 교통 정보, 물류 시스템, 교통 계획 등)의 발전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에 대한 실마리를 캐나다 온타리오(Ontario) 주의 토론토(Toronto) 시와 구글 사이드워크 랩스(Google Sidewalk Labs)가 함께 계획하는 미래 지향적 스마트도시 프로젝트*2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개발 계획에서는. 주거, 교통, 환경 등의 다양한 도시 구성 요소를 포함한다. 그 중에서도 AI와 교통을 접목하여 편리하고 친환경적인 교통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주목할 만하다. 이 계획과 지금까지 진행된 관련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미래 도시에 부합하는 똑똑한 교통 환경에 대한 청사진을 다음처럼 유추할 수 있다.
도시 각처에는 교통 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제공하기 위한 센서가 설치되며 각 센서는 서로 통신하며 정보를 주고 받는다. AI는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하여 교통 시설의 효율성과 시민의 이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을 교통시설 운영자에게 제안한다. 예를 들면 AI가 수요응답형 자율주행 셔틀을 시공간적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설계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사람도 더 흔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출퇴근 시 이동 경로는 AI가 결정해준다. 덜 막히는 길을 찾기 위해 교통방송을 들으며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는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AI는 도시의 이동 효율을 높이고 시민의 통행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를 통해 도시의 혼잡을 최소화 시키고 시민들은 편리하고 재미있는 교통환경을누리게 될 것이다.
교통에서는 데이터 분석과 교통 시스템의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1990년대부터 AI를 적용하여 왔으며 최근에는 많은 연구에서 AI의 핵심 분야인 딥러닝을 적용하여 그 우수성을 확인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현재까지의 AI에 대한 연구 및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교통 정보, 도시 최적화, 경로 안내의 관점에서 AI가 가까운 미래의 교통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망해 보고자 한다.
실시간 교통량, 속도, 밀도 등의 교통 정보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온라인 지도에서 뿐 아니라 교통 운영 전략에서도 사용되는 중요한 정보이다.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가 활성화 되는 시대에 교통 정보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데 있어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이다.
전통적으로 교통 소통 정보는 도로에 설치된 지점 검지 센서, 감시 카메라(CCTV), 그리고 위성항법 장치를 장착한 프로브라고 불리는 일부 차량, 택시를 통해서 추정되어 왔다. 센서가 장착된 첨단 교통 시설물과 차량 및 스마트폰 등 더 다양한 장치를 통하여 도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교통 상황을 예측하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계의 대다수 차량에 적용되어 있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ACC)은 레이더 장비를 이용하여 주변의 교통 상황을 측정하고 자동으로 감가속을 수행한다. 이러한 레이더 센서는 앞, 뒤 차량과의 간격뿐만 아니라, 주변 차량의 위치, 차량 대수 등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렇게 레이더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들은 교통량, 통행 속도, 교통 밀도 등의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다 정확히 추정하는데 사용 될 수도 있다. 한 예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어바인(University of California,Irvine)과 함께 차량 레이더를 통해 수집된 정보와 딥러닝을 이용하여 교통 정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있다. 특히 단계의 차이가 있겠지만, 자율주행 자동차 기능을 탑재한 차량들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이 차량들을 통해 수집되는 정보를 활용하여 정체 상황을 보다 정확히 측정하고, 교통 관리 센터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예측한 장래 교통 상황을 차량 및 이용자에게 전파하거나 교통 제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3
교통관리센터는 차량으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교통 상황을 예측하고 이를 다시 차량 및 사람들에게 전파하거나 교통 제어 전략을 수행할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러한 다양한 교통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교통 상황에 대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적용하는 연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교통분야에서는 1990년대부터 AI의 한 종류인 인공신경망을 적용하여 교통 상황을 예측하고자 하는 연구가 있었다.*5 이후 지속적으로 인공신경망을 적용한 연구들이 발표되었으나 한편으로는 그 성능에 대한 의문도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었다.*6 인공신경망 모형이 수학적이나 통계학적인 예측 방법론에 비해 그 효과가 월등히 뛰어나지 않았을 뿐더러, 예측을 위한 학습에 드는 시간도 길었기 때문이다. 또한 결과에 대한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없는 인공신경망의 블랙박스 속성 또한 많은 도전을 받아왔다.
하지만 컴퓨터공학에서 딥러닝을 활발히 연구하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부터 인공신경망에 딥러닝 기법을 적용하여 교통 흐름을 보다 정확하게 추정하는 연구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이는 딥러닝에서 제시하는 정확도 향상을 위해 제시된 여러 기법의 적용과 훈련 시간 단축을 가능하게 한 그래픽 카드의 기술 발전 및 활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을 가능케 한 또 다른 요인은 딥러닝이 가진 장점이다. 딥러닝의 장점은 다양한 인공신경망의 구조 설계를 통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과 통계적으로 상관관계가 높은 변수들도 입력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교통 정보 추정 및 예측에 있어 여러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융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도로의 차로 수, 차로 폭, 도로 선형, 날씨 뿐만 아니라 도로 위 차량 대수, 차량 구성, 검지 센서의 정확도, 주변 도로의 교통 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 딥러닝의 한 분야인 깊은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은 이러한 다차원의 복잡한 관계를 다수의 은닉층(hidden layer)과 각 신경망 내 신경의 갯수 그리고 과추정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7*8을 통해 교통 상황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폭우 등과 같은 비일상적인 상황에서는 교통 상황의 변화가 더욱 크게 발생하는데 주변 교통 상황과 깊은 신경망의 적용이 예측 정확도를 높여준다.*9
딥러닝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교통 상황의 또 다른 특성은 시간적 연속성이다. 예를 들어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 구간의 현재 교통 상황은 몇 분전의 교통 상황에서부터 연속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교통의 패턴을 분석하여 교통 상황을 정확하게 측정하고자 RNN(recurrent neural network) 혹은 LSTM(longshort-term memory) neural network를 활용하는 연구가 최근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교통 시스템의 수요와 공급은 시공간적으로 특정 시간,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은 교통 서비스 공급의 효율성을 저하시키며 이용자의 이동성을 제약한다. 강남역 같이 모임이 많은 장소에서 연말 밤시간에 택시를 잡기 어려운 것이 이와 관련한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택시를 잡기 어려운 상황은 지하철이나 버스의 운행이 종료된 이후 시간대에는 택시의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에 택시의 공급이 그 수요를 충분히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택시가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만 이동하여승객을 태우고자 한다면 다른 지역의 승객이 불편을 겪을 것이다. 카카오택시, 우버(Uber), 디디추싱(Didi Chuxing)과 같은 수요 응답형 서비스의 경우 어느 지역에서 어느 시간대에 고객이 집중되는 지를 정확히 예측하고자 한다. 차량이 적절한 시공간에 배치되어야 운전자와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승객은 언제 어디서나 최소의 대기시간 안에 택시에 탑승할 수 있어야 하고, 운전자는 공차율을 줄여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수입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미국 및 세계의 여러도시에서 수요응답형 승객운송 서비스를 운영 중인 우버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야기하는 문제를 AI를 접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분석하였다.*10 2017년 11월에 우버 AI연구소(Uber AI Labs)는 시공간적으로 불확실성을 갖는 차량 위치와 고객의 호출패턴을 예측하고, 승객과 운전자를 최적으로 중개하고자 확률적 프로그래밍 언어(Pyro)를 개발하고 이를 대중에게 공개하였다.*11
물류 시설에서도 마찬가지로 물류 차량의 효율적인 배치가 이슈가 된다. 이는 물류 서비스의 안전성과 수송비용 최소화가 차량의 배차 및 이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물류 운송회사인 DHL은 AI와 그동안 축적된 물류 이동 데이터를 활용하여 물류 시설의 자율공급사슬(autonomous supply chain)의 비전을 제시하고 향후 물류 이동에 있어 머신러닝,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사물인터넷의 적용 가능성을 발표하였다.*12 그 중 무조건적인 빠른 배송 시스템이 아닌 고객 맞춤형 최적 배송 시간 추정을 통해 물류시설의 효율적인 활용을 꾀하는 'logistics slowdowns' 전략이 눈에 띈다. 이는 AI가 머신 러닝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여 느린 배송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고객을 분류하고 고객의 필요에 맞추어 서비스 정책을 수립하여 운영자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최근에 교통 분야에서 시스템 최적화 및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위해 AI의 한 분야인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적용한 연구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강화학습은 운영자가 시스템의 목적함수를 정의하고 학습 대상자(agent)에게 규칙을 부여한다. 목적함수의 성과를 극대화 하기 위하여 정해진 규칙 내에서 다양한 행동(action)을 시행한다. 그 중 목표를 극대화한 행동에 대해 보상(reward)하여 학습 대상은 학습이 진행됨에 따라 성과를 높여 나간다. 이러한 강화학습은 개별 학습 대상자별로 각기 다른 규칙을 부여할 수 있으므로 미시적인 행태를 다룰 수 있으며, 미시적 모형을 통한 집단의 행태를 추정하는 모형으로도 발전 가능한 장점이 있다
강화학습은 물류 시설의 공급사슬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SCM)의 최적화 연구에도 적용되었다. 국가간 물류의 수출입과 물동량 수송의 최적화를 위해 화물 가격, 환율, 수송 비용, 관세, 생산 시간, 수송 시간 등의 다양한 변수와 창고 용량, 재고 수준, 주문 취소 등의 상태 변수를 정의하여 강화학습을 SCM에 적용한 결과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도 물류 비용과 시간 관리의 우수한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13 물류의 이동을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과정이라 간주한다면 강화학습을 일련의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고려하는 마르코프 연쇄(Markov chain) 속성을 이에 활용할 수 있다.*14
교통 계획의 관점에서 교통의 흐름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의 도로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강화학습을 적용한 연구도 있다. 도로운전자를 학습 대상자(agent)로 정의하고 학습 대상자의 경로 선택을 행동으로 정의한다. 다양한 경로 중 최단 경로를 이용한 행동에 대해 포상을 수행한다면 이 시스템 내 가상의 운전자는 자신의 경로가 최단 경로가 될 때까지, 즉 더 이상 빠른 길을 찾을 수 없을 때까지 경로를 변경해 나간다.
이를 교통에서는 출발지, 목적지가 같은 운전자들의 경로 통행 시간이 같게 되는 이용자 균형(user equilibrium)이라 부른다. 교통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전자에게 최단 경로 뿐만 아닌 다양한 경로를 안내해야 하는데 정해진 수요 내에서 교통 효율성이 가장 좋은 상황을 시스템 최적(system optimum)이라한다. 강화학습의 목적함수를 시스템 최적화로 설정하고 운전자는 최단 경로보다 너무 돌아가지 않도록 행동을 정의하여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최적의 차량 경로 배치 패턴을 찾을 수 있다. 수학적인 방법론을 통해서는 반복적인 계산 과정을 통해 그 값을 찾아내는데 그 계산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또한 운전자 그룹이 다양한 경우에는 그 연산의 복잡성이 더욱 증가한다. 유전자 알고리듬과 결합한 강화학습 적용결과 기존 수학적 풀이 과정보다 빠르게 최적 값을 찾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15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2000년대 초반에 처음 보급 되었을 때, 내비게이션의 주된 목적은 모르는 길을 잘 안내해 주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는 현재도 내비게이션을 모르는 길을 찾는 용도로도 쓰고 있지만 조금 더 빠른 길을 찾고자 내비게이션을 이용한다.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누구나 빠른 길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모두가 빠른 길을 선택하여 이동한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해보고자 한다. 아무리 빠른 길이라도 많은 차량이 집중하게 되면 그 길은 다시 정체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패턴은 도로 시설 전체에 정체를 야기하고 이로 인해 환경적, 시간적으로 부정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새로운 도로를 건설한다고 해서 항상 운전자가 목적지까지 더욱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차량들이 새로 지어진 빠른 길로 집중하게 되어 교통 시스템 전체의 상황이 도로 개통 이전보다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교통에서는 이를 '브라에스의 역설(Braess’s paradox)' 이라고 한다. 교통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차량이 시공간적으로 적절히 분포되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차량이 출발지-목적지 간에 최단 경로만이 아닌 다수의 우회 경로로 분포되어야 할수도 있다. 시스템 최적을 위하여 이용자에게 개인으로서는 최적이 아닌 경로를 강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현재 미국의 몇 몇 대도시에서는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운전자에게 출발시간을 변경하도록 추천하고 경로를 안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모바일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그림 2]. 이 모바일 앱은 차량 운전자로부터 출발지, 목적지, 출발시간을 입력받고 그 경로가 교통 혼잡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을 경우 운전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출발시간의 변경을 유도한다. 앱 이용자는 이 인센티브를 가지고 스타벅스, 아마존, 대형마트의 기프트 카드(gift card)를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인센티브 전략은 운전자의 행태를 변화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6
[ 그림 2 ] 미국 주요 대도시에서 시행 중인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출발시간 변경 안내 모바일 앱*17
AI와 미래 자동차 기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경로 안내 및 선택에 대한 정의를 바꿀 것이다. 스마트폰이 모바일 앱의 활성화를 이끌었다면, 자율주행 차량 시대에는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다.
다양한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이 융합된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스템을 갖춘 자율주행 차량 이용자는 운전으로 인한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운전 대신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목적지와 도착을 원하는 시간을 입력하면 차량은 도착 시간에 맞추어 목적지에 도착한다. 이용자는 차량 내에서 게임, 업무, TV 시청, 주변 경관 감상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자율주행이 활성화 되는 시점에는 가장 빠른 길 통행이 경로 안내의 우선적인 전략이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즉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재된 AI가 탑승자의 선호도, 성격, 기분을 파악하고 날씨와 실시간, 예측 교통 정보를 이용해 경로를 추천하고 운전자가 선택하는 경로를 따라 주행하는 첨단 경로 안내 전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도로 시스템 운영자가 차량의 시공간적 배치를 유도하기 위해 운전자가 우회 경로를 선택하거나 출발시간을 변경할 경우 우회 경로 내 커피 전문점 쿠폰, 가상화폐, 대중교통 이용권 등의 인센티브를 통해 보상하는 정책을 수립할 수도 있다. 또한 커피 전문점, 마트, 백화점 등의 상업 시설 등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자기 영업점 주변을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
현재의 내비게이션이나 포털에서 제공하는 경로 안내는 차량, 대중교통 등 단일 수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 경로 안내는 대중교통 만을 이용하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경로를 안내해 준다. 가까운 미래의 경로 안내에 있어서 AI는 차량, 대중교통, 도보, 택시, 자전거, 카풀 등 다양한 수단에 대한 정보를 통합하여 다양한 수단을 통해 빠르게 목적지 도착 경로를 안내 할 것으로 생각된다.*19
대중교통은 많은 승객을 동시에 이동 할 수 있게 해주는 고효율 교통수단인 동시에 혼잡한 도심에서는 자동차 보다 빠른 교통 수단이다. 하지만 출발지에서 대중교통 정거장까지 접근하거나 대중교통 정거장에서 목적지까지 이동은 번거롭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는 자율주행 차량이 승객을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주고 승객은 지하철을 통해서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대중교통과 자율주행 차량의 협력으로 사람들의 이동성을 향상시키고 교통 시스템의 효율 또한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에는 자율주행 차량과 더불어 초고속의 교통서비스가 도입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하에 터널을 뚫어서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시도와, 하이퍼루프(hyperloop) 등 통행시간을 단축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연구되고 있다. AI를 통한 미래의 첨단 경로 안내 시스템은 다양한 수단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율주행 차량을 통해 이러한 초고속 교통시스템과 연계되는 다수단 통합 연계 길찾기 경로를 안내할 것이다.
다시 맨 앞에서 소개한 필자의 과거 이동패턴과 현재의 이동패턴으로 돌아가 보자. 카카오내비는 최단 경로 제공 뿐 아니라 이용자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동일한 목적지로 운전할때, 운전자가 '무료도로', '최단 거리', '자동차 전용 제외', '큰길 우선'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카카오맵/다음 길찾기에서도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버스','지하철', '버스+지하철'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서, 이용자가 원하는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삼성역에서 충무로역을 갈 때, 2호선을 타고 사당에서 4호선으로 갈아탈지, 2호선을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4호선으로 갈아탈지, 2호선을 타고 교대에서 3호선으로 갈아탈지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서 경로별 정거장 수를 열심히 세지 않아도 된다. 또한,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버스를 타고 밖을 보면서 가는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개인의 선호가 중요한 여행의 경우는 어떨까. 여행하는 사람의 관심, 시간, 예산에 따라 다양한 여행경로가 가능할 것이다. 역사, 문화, 음악, 미술, 자연경관, 스포츠, 쇼핑 뿐만 아니라, 음식에서도 해산물, 육류, 면요리 등등 개인 취향이 고려될 사항들이 많다. 여행 책자나 블로그에서는 몇 개의 선별적인 유형에 따른 경로를 제시하고 이를 여행자가 참고하여 본인의 여행 경로를 계획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만약 AI가 여행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여행 시간/교통수단/예산/여행 취향 등을 반영하여 맞춤형 여행 계획을 제공하면 어떨까. 유트립(Utrip)*20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여행을 계획하는 즐거움이 없어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글 | 남대식 daisikn@uci.edu
한때 카카오맵/다음지도에서 교통 정보를 담당하였고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그 소중한 경험과 함께 현재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어바인(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에서 교통공학 박사과정으로 공부 중입니다. 보다 정확한 교통 상황 추정 및 통행자 행태 예측을 위해 딥러닝을 공부하고 있고 미국 교통연구위원회(Transportation research board) 학회에서 AI관련 논문 리뷰어를 맡고 있습니다.
글 | 서원호 wonhosuh@hanyang.ac.kr
2000년 석사 학위 졸업 후 (주)유신에서 5년간 교통/도로 업무를 수행했으며,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조지아텍에서 박사 학위 과정/연구원 생활을 하였습니다. 2013년부터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교통물류공학과 조교수로 근무 중에 있습니다.
참고문헌
*1 논문 | Stone et al., 2016. Artificial Intelligence and Life in 2030. One Hundred Year Study on Artificial Intelligence: Report of the 2015-2016 Study Panel, Stanford University, Stanford, CA, https://ai100.stanford.edu/2016-report
*3 참고 | 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2016), “Environmental Justice Considerations for Connected and Automated Vehicles”
*4 참고 | 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2016), “Environmental Justice Considerations for Connected and Automated Vehicles”
*5 논문 | Hua, J., and Faghri, A., 1994. Applications of artificial neural networks to intelligent vehicle-highway systems. Transportation Research Record, 1453, 83–90.
*6 논문 | Nam, D.,H. Kim, J. Cho, and R. Jayakrishnan., 2017. A Model Based on Deep Learning for Predicting Travel Mode Choice. Transportation Research Board 94th Annual Meeting Compendium of Papers. No. 17-06512.
*7 논문 | Nair, V., & Hinton, G. E., 2010. Rectified Linear Units Improve Restricted Boltzmann Machines. Proceedings of the 27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 (3), pp. 807–814. http://doi.org/10.1.1.165.6419
*8 논문 | Srivastava, N., Hinton, G., Krizhevsky, A., Sutskever, I., & Salakhutdinov,R., 2014. Dropout: A Simple Way to Prevent Neural Networks from Overfitting. Journal of Machine Learning Research, 15, 1929–1958. https://doi.org/10.1214/12-AOS1000
*9 논문 | Polson, N.G. andSokolov, V.O., 2017. Deep learning for short-term traffic flow prediction. Transportation Research PartC: Emerging Technologies, 79, pp.1-17. https://doi.org/10.1016/j.trc.2017.02.024
*10 참고 | UBER –Optimizing a dispatch system using an AI simulation framework https://www.uber.com/newsroom/semi-automated-science-using-an-ai-simulation-framework/ *11 참고 | UBER – Uber AI Labs OpenSources Pyro, a Deep Probabilistic Programming Language, http://eng.uber.com/pyro/
*12 참고|DHL,http://www.dhl.com/en/about_us/logistics_insights/dhl_trend_research/trendradar.html#
*13 논문 | Pontrandolfo, Pierpaolo, Abhijit Gosavi, O. Geoffrey Okogbaa, and Tapas K. Das., 2002. Globalsupply chain management: a reinforcement learning approach. International Journal of Production Research 40, no. 6: 1299-1317.
*14 논문 | Rabe, Markus, and Felix Dross., 2015. A reinforcement learning approach for a decision support system for logistics networks. In Proceedings of the 2015 Winter Simulation Conference, pp. 2020-2032. IEEE Press, 2015.
*15 논문 | Bazzan, A.L. and Chira,C., 2015, Integrating System Optimum and User Equilibrium in Traffic Assignment via Evolutionary Search and Multi agent Reinforcement Learning.
*16 논문 | Tillema, T., Ben-Elia, E. and Ettema, D.,2010. Road pricing vs. peak-avoidance rewards: A comparison of two Dutch studies. In Proceedings of the 12th World Conference on Transportation Research (Vol. 6).
*17 참고 | Metropia, http://www.metropia.com/blog/metropia-drives-architecture-nrels-dept-energy-connected-traveler-project
*18 참고 | Qualcomm Developer Network, https://www.slideshare.net/QualcommDeveloperNetwork/93-developingfor-connectedcarparekhsundarpoliak918plazaa
*19 논문 | D. Nam, D. Yang, S. An, J. Yu, R.Jayakrishnan, and N, Masoud., 2018, Designing a Transit-Feeder System Using Multiple Sustainable Modes: P2P Ride sharing, Bike sharing, and Walking. Transportation Research Board 97th Annual Meeting Compendium of Papers. No. 18-06518.
*20 참고 | Utrip, https://youtu.be/PTVIVARQ8BY
*21 참고 | Utrip, https://youtu.be/PTVIVARQ8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