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발언 자율규제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반의 첫 회의
지난 5월 4일, 카카오는 '증오발언 자율규제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반' 첫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카카오는 2021년 1월, 약 1년 간 학계 및 시민사회와 함께 한 숙의 과정을 거쳐 마련한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증오발언 대응 정책 녹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참조: 증오발언 원칙과 녹서에 관한 브런치 글)
2021년, 카카오는 지난 1월에 발표한 원칙을 바탕으로 증오발언 자율규제 기준을 보강해 나갈 계획입니다. 1차 공동 연구를 통해 '원칙'을 수립했다면, 이번 2차 연구는 원칙을 토대로 한 구체적인 기준을 정립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연구반은 증오발언 자율규제 정책 수립시 자문과 검토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사회와의 눈높이를 맞춰가며 신중하게 증오발언 대응 정책을 만들기 위해 보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취지입니다.
이번 연구는 유관 학회(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한국언론학회, 한국언론법학회, 한국방송학회, 학회명은 나가다 순). 국가인권위원회, 국립국어원과 함께 합니다. 연구반은 이 조직들에서 추천한 전문가들로 구성됐습니다. 올해 증오발언에 대응하고자 하는 카카오의 고민에 함께해 줄 연구반 위원은 다음과 같습니다(논의 좌장 외, 나머지는 가나다 순).
○ 배진아 교수 (공주대 영상학과, 논의 좌장)
○ 김수아 교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국방송학회 추천)
○ 박아란 책임연구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한국언론법학회 추천)
○ 심영섭 교수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한국언론학회 추천)
○ 유희정 학예연구사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
○ 이승현 박사 (연세대 법학연구원, 국가인권위원회 추천)
○ 최항섭 교수 (국민대 사회학과,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추천)
회의의 모두 발언으로 카카오 커뮤니케이션실의 양현서 부사장은 카카오의 관련 노력과 이번 연구반의 목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카카오 양현서 부사장의 모두 발언
"증오발언 대응 과정에서 사회와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대응 정책을 마련하려 한다"
증오발언(보통 혐오표현이라고 하는)은 오래된 문제이지만, 근 수 년 동안 증오범죄가 방아쇠가 되어, 온라인에서의 증오발언에 대해 각국 정부와 인터넷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증오발언에 대한 인터넷 기업의 책임을 시민사회가 요구하고 있으나, 표현의 자유와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이므로 사업자가 단독으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증오발언으로부터 이용자의 인권과 안전을 적절히 보호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면서도,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을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방법을 마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와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과 더불어, 대응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을 사회와 함께 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마련한 원칙 근간으로 자율규제 실행을 위한 틀을 만들려고 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카카오는 증오발언 대응 정책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카카오 미디어 자문위원들과 함께 정책 수립을 위한 숙의 과정을 설계하고, 인권위 및 학계와 함께 공동연구를 수행했으며, 시민사회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을 발표했으며, 원칙을 만들기 위해 사회와 함께 고민한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증오발언 대응 정책 녹서>를 발간했습니다. 올해는 이 원칙을 근간으로 인터넷 기업들이 자율규제를 실행하기 위한 틀을 만들기 위해 연구반 위원들을 초청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각 위원들의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배진아 교수
"카카오가 증오발언 자율규제를 준비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원칙을 통해 기본 방향이 수립되어 있으므로, 실제 적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표현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그 기준을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과제이고, 미묘한 문제이므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박아란 책임연구원
"작년 카카오와의 공동연구에 참여해 시민인식조사를 진행했었는데, 시민들이 증오발언 규제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어떤 표현이 혐오/증오 발언인지는 잘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문가들에게도 어려운 문제이고, 욕설이나 정치적 표현과도 교묘하게 겹쳐 있어서 혼란스런 문제이다."
유희정 학예사
"국립국어원의 임무 중 하나는 한국어를 보존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일상 언어에 파고든 차별, 혐오 표현들의 예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일도 당면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차별, 혐오 표현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변형될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최항섭 교수
"최근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발언을 하는 이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집결하고, 증오를 재생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가 증오발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은 책임의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영섭 교수
"카카오의 증오발언 원칙을 통해 자율규제를 실행할 기반을 마련해 둔 것으로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그 기준이 될 것이다. 자율규제가 자칫 과잉규제가 될 수 있으므로 기준선을 잘 정해야 한다. 증오발언에 있어 더이상 위험을 외주화하지 않고 향후 내재화하기 위해 논의하겠다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다."
김수아 교수
"모든 혐오표현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더 유해한 것을 가중해서 제재할 필요가 있으며, 그 '어떤 것'이 무엇인지 합의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쟁과 갈등이 있을 것이다."
이승현 박사
"연구반이 치열한 학제간 토론과 연구의 장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카카오가 향후 증오발언에 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주체가 되길 바란다. 규제적 접근 외에도, 연구반을 통해 사람들의 다양성 인식을 높이고 정확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 접근 방식(캠페인, 리터러시 교육 등)도 포괄적으로 생각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