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 China] 4. Seamless China 1편
위챗(Wechat), 중국어로 웨이신(微信)인 모바일 메신저. 중국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은 웨이신의 존재를 아실 겁니다. 웨이신은 몰라도, 최소한 위챗이란 이름은 아실 겁니다. 중국에서 웨이신은 대화, 결제, 송금, 상거래 등 모든 일상을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웨이신이 중국의 일상을 연결하는 모습을 이번 글에서는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2011년 출시...현재 MAU는 9억6300만 명
알리바바, 바이두와 더불어 중국의 3대 IT업체로 불리는 텐센트(Tencent)는 2011년 1월 웨이신을 출시했습니다. 출시된 지 14개월만인 2012년 3월 1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습니다. 그 직후인 2012년 4월에 '위챗(Wechat)'이란 영문명을 도입했습니다. 이 결정은 중국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포부가 반영된 것이었습니다. 실제 웨이신은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했습니다. 위챗이란 이름을 발표한 지, 두 달 후인 2012년 6월에 인도로 진출했습니다. 2013년 8월 중국인을 제외한 1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2013년 10월 웨이신의 이용자 수는 6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6억 명, 2016년 8억 명을 거쳐, 올 6월인 2017년 2분기 말 기준으로 웨이신의 사용자는 9억6300만 명에 이릅니다(MAU 기준).MAU는 한 달에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이용자(monthly active users, MAU)를 의미합니다.
중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웨이신을 활용한 모바일 트래픽은 경쟁 서비스를 압도합니다. 중국의 이동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China Unicom, 中国聯合通信)이 2017년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웨이신 가입자 1명이 이용하는 데이터량은 259 MB(megabyte)에 달합니다. 2위와 3위인 QQ와 웨이보(微博)의 월 평균 트래픽은 각각 23MB와 33MB였습니다(순위는 MAU 기준입니다. 아래 표를 참고해 주세요).
슈퍼앱 전략으로 일상의 서비스가 되다
앞선 표에서 웨이신 이용자의 트래픽이 다른 메신저에 비해 월등함을 확인하셨을 겁니다. 이는 중국인들에게 웨이신은 단순한 모바일 메신저가 아니라 일상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하나의 앱 안에 여러 기능이 합쳐진 형태를 '슈퍼앱'이라고 합니다. 웨이신은 슈퍼앱 전략으로 모바일 메신저에서 일상의 서비스로 진화한 것입니다.
탑재된 시간 순서대로 서비스를 살펴보겠습니다. 2011년에는 주변 사람 찾기와 흔들기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둘 다 임의의 웨이신 이용자와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입니다. 주변 사람 찾기는 GPS를 이용하여 주변의 웨이신 이용자와 임의로 소통을 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며, 흔들기는 웨이신의 모든 이용자 중 임의로 한 사람을 추천하는 서비스입니다. 두 기능 모두 신기하지만 현재 중국인들이 즐겨찾는 기능은 아닙니다.
음성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소통 방식을 바꿔
2011년 5월에 출시된 웨이신 2.0 버전에서 처음으로 추가된 음성 메시지 전송 기능은 중국인의 의사소통 방식을 바꿔 놓았습니다. 음성 메시지 전송 기능이란 텍스트 메시지 대신에 짧은 오디오 클립을 보내는 기능을 말합니다. 음성 메시지 전송 기능의 보편화로 중국 베이징(北京) 지하철에 들어서면, 마치 워키토키를 사용하는 것처럼 스마트폰을 입에 가까이 대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어가 키보드로 입력하기 쉽지 않고(중국어를 컴퓨터나 핸드폰에 입력하기 위해서는 병음을 입력하고, 유사한 발음을 갖고 있는 여러개의 한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공공장소에서 크게 소리치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불편해하는 중국인들의 문화적 특성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온라인 게임도 음성 메시지 전송 기반의 의사소통 확산에 한 몫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 중국의 게임 이용자들은 음성채팅 프로그램인 YY를 통해 소통하곤 했는데, 이 때의 습관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음성 소통의 연착륙에 긍정적 기여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QR코드와 웨이신의 결합=카드와 명함을 없애다
한국에서 '아직까지는'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일상화 된 QR코드가 2013년 2월에 웨이신에 삽입됐습니다. 중국에서는 QR코드를 통해 택시를 부르고, 결제를 하고, 친구에게 문자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결제는 빠르게 작은 상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중국 다롄(大連)의 한 재래시장 내 정육점의 모습입니다(아래 사진은 카카오 정책지원파트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정육점 가게의 기둥에 웨이신 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QR코드를 A4용지에 출력해서 테이프로 붙여놓은 모습입니다. 고기를 고르고, 점원에게 가격을 물어보고, 웨이신으로 QR코드를 찍습니다. 그러면 웨이신 화면에 상점과 거래할 수 있는 화면이 뜨고, 금액을 입력하고 확인 버튼을 누르면 결제가 완료됩니다. 별다른 확인 절차없이, 점원에게 결제가 완료된 화면을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웨이신으로 결제가 이뤄지다 보니, 재래시장 상점도 별도의 카드 리더기를 보유하지 않기도 합니다.
단말기와 NFC(Near Field Communication)/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애플페이, 삼성페이와 달리 QR코드 기반의 웨이신 페이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제약이 없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웨이신 앱에 은행계좌 및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기만 하면 되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A4용지에 QR코드를 출력하거나, QR코드가 찍힌 스티커를 부착하기만 하면 됩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소비자와 판매자의 비용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과 노점상, 음식점 등 중소 자영업자들에까지 웨이신 기반의 QR 코드 결제 체계가 빠르게 보급될 수 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2014년 웨이신에 송금 기능이 더해지면서, 웨이신 앱만 갖고 있으면 지갑을 더 이상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중국 인터넷 네트워크 정보 센터(http://www.cnnic.cn/)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7억 3100만 명의 중국 온라인 인구의 95% 이상이 그들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데, 이 중 절반인 50%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톡과 연계된 카카오페이도 QR코드를 통한 일상 속 결제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른 서비스 소개로 넘어가기에 앞서, 웨이신의 간편 계좌 기능인 홍빠오(红包)를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홍빠오는 2014년 1월 도입됐습니다). 홍빠오는 중국에서 세뱃돈이나 결혼식 축의금을 줄 때 ‘복(福)’ ‘길(吉)’ ‘재(財)’ 등의 글자가 적힌 붉은색 종이봉투에 넣어 주는 관습입니다. 웨이신의 홍빠오는 외관적 형태가 붉은 봉투의 모습을 하고 있고 받는 사람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남기는 형식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웨이신은 홍빠오를 런칭할 때, 이용자들이 송금액과 송금 대상을 설정하면, 전체 설정 금액을 무작위로 배분하여 나눠주는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예를 들어, 총 10위안의 돈을 갖고 있고, 돈을 이체할 친구의 숫자를 설정하면, 임의적으로 10위안의 금액을 분배하는 것입니다. 이 이벤트를 통해, 어떤 친구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돈을 얻게 되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돈을 덜 송금받게 된 사람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한 이 이벤트는 이용자들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웨이신 페이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이벤트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수 천만 명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그들의 신용카드를 웨이신에 연동시켰습니다. 이는 이용자들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웨이신 페이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도한 전략이었습니다. 단언컨데, 홍빠오는 스마트폰 사용자와 웨이신 사용자들이 모바일 간편 계좌이체를 비롯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익숙해지도록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참고로. 2017년 음력 설 직전 일에는 매초마다 72만 개의 홍빠오가 전송됐다고 합니다.
한편, QR코드는 모바일 명함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웨이신에서 개인 QR 코드를 만들 수 있고, 상대방이 이 QR코드를 스캔하면, 번호나 아이디가 없더라도 친구를 맺을 수 있으며, 프로필에 링크드인(Linkedin)을 연동시킬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링크 혹은 아래 첨부한 파일을 참고해서 확인해 보세요. https://www.linkedin.com/pulse/wechat-digital-business-card-anisha-kainth
지갑 서비스로 생활 서비스를 앱 안에 집어 넣어
2013년 추가된 지갑 서비스는 영화 예매, 택시 타기, 대중교통 예약, 청구서 등의 일상 생활 서비스를 웨이신 안으로 포함시켰습니다. 지갑 서비스 내에는 총 50여개 분야를 공증해 주는 서비스가 담겨 있기도 합니다. 중국의 20여개에서 적용되는 이 서비스에는 결혼 전 재산을 공증해 주는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자의 60% 이상이 일상 생활 서비스를 웨이신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QR코드, 송금, 그리고 여타 일상의 서비스까지 웨이신 앱만 있으면 가능해 지면서, 중국인들은 현금 소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됐습니다. 2017년 7월 텐센트가 발표한 '2017 스마트 라이프 지수 보고서(2017 智慧生活指数报告)'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40%가 외출을 할 때 100위안(1만7362원) 이하의 현금을 소지하며, 이들 중 96%는 현금을 소지하지 않는 것이 편안하다고 응답했습니다. 현금을 소지하지 않는 경향은 나이가 어릴수록 강했으며,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조사 대상자들의 평균 현금 소지액은 172위안(2만9862원)으로 나타났습니다(1위안=173.62원 기준).
웨이신의 엣지, 모멘트(Moment)
2012년 4월의 웨이신 4.0 버전에 반영된 모멘트는 웨이신을 전혀 다른 메신저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모멘트의 도입 이후, 웨이신은 페이스북(혹은 트위터)이 합쳐진 메신저로 표현되기 시작합니다. 타임라인을 갖고 있는 모멘트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은 웨이신의 모멘트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뉴스도 제공하고 공유하며, 장사를 합니다. 국내 일간지의 중국 특파원은 이러한 모습을 "중국인들의 습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웨이신 이용자 중 61.4%가 웨이신을 열 때마다 모멘트를 확인하고, 모멘트 검색 및 모멘트 글 게시가 웨이신의 가장 주된 이용 서비스로 나온 결과는 앞선 표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웨이신은 기업의 주된 마케팅 통로로 활용돼
개인 외 기업 및 공공 기관이 웨이신에 계정을 만들 수 있게 된 때는 2012년 8월 부터입니다. 이를 기점으로 웨이신은 기업이나 공공 기관이 메신저의 친구가 되어, 친구를 맺은 이용자와 소통하게 된 공간으로 변화했습니다. 2016년 3월 현재, 웨이신 계정에서 개인 계정은 27.3%이며, 기업 및 공공 계정이 그 나머지인 72.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명 인사, 은행, 미디어 아울렛, 패션브랜드, 병원, 약국, 자동차 제조업체, 인터넷 스타트업, 개인 블로그 등의 기업 및 공공 계정의 수는 1000만 개가 넘습니다(2015년 말 기준). 기업 및 공공 계정은 기업이나 공공 기관이 자신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수단으로써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소비자를 관리하는 수단으로써 웨이신을 활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웨이신을 상거래 플랫폼으로써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웨이신 이용자들은 친구 추가를 하듯 간편하게 기업 및 공공 계정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웨이신의 공공계정을 통해 개인화된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웨이신은 기업 및 공공 계정들이 웨이신 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상점을 열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체계를 이용해 기술이나 전자상거래를 위해 필요한 자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들도 모두 모바일 상점을 열게 한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다이롄의 한 편의점이 웨이신 계정을 통해 보내온 메시지입니다. 편의점은 새로 들어온 상품과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을 수 있는 QR코드를 메시지에 넣었습니다.
중국 정부, 웨이신으로 보도자료 발표
민간 기업 외 공공 기관에서도 웨이신을 대중과의 소통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중국 정부의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정부망(中国政府网)이 웨이신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입니다(아래 메시지는 사업자 등록증이 없을 때 가게를 차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중국의 각 정부 기관에서는 웨이신으로 보도자료 등을 유통시키고 있습니다(웨이보 계정으로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번 '테크 인 차이나'의 글에서는 중국의 대표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 기능을 중심으로. 웨이신이 일상의 서비스 플랫폼으로써 맡고 있는 기능을 실제적으로 보여드리려고 했습니다. 다음의 'Seamless China' 2편에서는 또 다른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끊기지 않는 일상'을 갖게 된 중국의 오늘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참고문헌
이정우, 유채원 (2015). 명함 교환 대신, 위챗 QR코드 찍는 중국인들. <과학기술정책>, 25권 4호, 10-13.
https://www.techinasia.com/5-years-of-wechat
https://wapbaike.baidu.com/item/微信/3905974
http://tech.sina.com.cn/roll/2017-08-08/doc-ifyitayr9768343.shtml
http://tech.qq.com/a/20161228/018057.htm#p=2
http://nymag.com/selectall/2017/01/qr-codes-are-extremely-popular-in-china.html
https://qz.com/613384/over-8-billion-red-envelopes-were-sent-over-wechat-during-chinese-new-year/
http://tech.sina.com.cn/i/2017-01-28/doc-ifxzyxmt1476709.shtml
http://finance.sina.com.cn/roll/2017-02-20/doc-ifyarrcf4964544.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