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와 비밀의 방
Creative Lab, 브랜드 디자이너 Raam
12층 B구역 3/6과 4/6 사이. 다른 층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습니다. 브랜드디자인팀 Raam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걸 목격하지 못했다면 그저 '회의실 1'과 같은 존재로 여겨졌을 비밀의 방, Creative Lab. 그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아직 한 번도 소개된 적 없던 디자이너만의 공간에 설렘을 안고 살며시 들어가 보았습니다.
탄생의 비밀
디자인팀만을 위한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Creative Lab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평소 디자인팀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디자인 시안을 함께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시안을 디벨롭하고 최선의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어요. 브랜드 캠페인 등의 영상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 시안들을 하나의 화면으로 보면서 다 같이 리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죠.
또 실물 카드 플레이트, 브랜드 관련 굿즈, 인쇄 제작물, 사이니지 등 오프라인 제작물의 목업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샘플들을 비치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이 필요해서 디자인팀만의 Creative Lab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공간 네이밍에도 많은 고민이 담겨있다고 들었어요. 'Creative Lab'은 어떤 의미인가요?
신규 오피스를 구축할 때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공간 브랜딩의 주요한 부분인 '공간 네이밍'도 팀원들과 많은 회의를 거치며 진행했어요. 디자인을 연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이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Creative Lab이라는 이름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논의하고, 서로 영감을 받으며 시너지를 내고 있어요.
디자이너들의 애정이 듬뿍 담긴 공간 같아요. 구체적으로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디자인팀 모두가 수시로 드나드는 자유로운 공간이에요. 유관부서와 함께 디자인을 리뷰하기도, 아카이빙 된 샘플들을 보며 제작물의 소재나 색상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주기적인 팀 미팅도 이곳에서 진행하고요. 비슷한 관심사가 있는 디자이너들끼리 모여 역량강화를 위해 온라인 콘퍼런스나 강의도 같이 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3D 제작 관련 스터디를 함께 하고 있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리스 만들기 팀 빌딩도 이 자리에서 진행했답니다. (웃음)
Creative Lab 공간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Creative Lab 중앙에 넓은 아일랜드 테이블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다른 일반 회의실의 테이블보다 더 높고 넓습니다. 별도의 작업 공간이 있긴 하지만, 테이블에서도 서서 목업이나 샘플 제작을 할 수 있도록 작업대를 기준으로 높게 제작했죠.
처음에는 ‘테이블이 너무 크다'라는 의견들도 있었는데, 미팅 시 다양한 샘플들을 올려두고 보니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금세 꽉 차더라고요. 이 테이블 덕분에 많고 다양한 제작물을 모두 펼쳐놓고 논의를 원활하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공간의 비밀
이건 절대 건들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인데요! 무엇을 작업 중인 건가요?
신규입사자들을 위한 웰컴킷 제작을 위해 패키지 목업 작업 중이었습니다. 패키지 구조를 직접 조립해보며 수정이 필요한 부분들을 확인하며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패키지 내 들어가는 제품들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키면서 제품을 손쉽게 넣고 뺄 수 있는 깊이와 높이를 찾고 있었어요. 직접 제작해보지 않으면 예상이 안 되는 부분들과 오차들이 있어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하며 목업을 제작합니다.
벽면 한편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비밀 창고도 눈에 들어옵니다.
Creative Lab에서 특히 제 마음에 드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물품들을 수납할 수 있고 공간을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애용 중입니다. 이곳에는 영감을 얻거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물품들, 기존 카카오뱅크에서 제작했던 제작물들을 아카이빙 목적으로 모아두고 있어요.
카카오뱅크 굿즈의 히스토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네요. 카카오뱅크 굿즈를 제작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나요?
카카오뱅크만의 색깔이 담긴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장욕구를 높일 수 있는 프렌즈 캐릭터들도 자주 활용하고 있어요. 예전에 제작된 '미니 죠르디 피규어'는 mini 새 학기 프로모션을 위해 제작된 굿즈인데요. 언뜻 보면 일반 피규어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모자를 벗기면 ‘저금통’이 됩니다. 같은 프렌즈를 활용했지만 '카카오뱅크'의 정체성을 더해 카카오뱅크 mini 고객만을 위한 특별한 굿즈가 되었죠.
또 책장을 보면 '누가 봐도 디자이너를 위한 공간이구나'라고 느껴져요. 책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셨나요?
디자인뿐만 아니라 브랜드, 비즈니스, 순수 미술 등 디자이너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여러 분야의 책들로 구성했어요. 물론 겉표지의 디자인도 중요한 결정 기준 중 하나였고요. (웃음)
카드의 샘플들도 굉장히 많네요! 남겨진 메모를 보면 최종 디자인이 결정되기까지의 치열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카드를 제작할 때 목표했던 디자인이 구현되기까지 많은 샘플 제작 및 테스트를 거치고 있어요. 플레이트의 소재, 색상, 가공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플레이트로 제작이 되거든요. 최근 트렌드와 카드의 사용자 발급 추이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설을 세우고, 유관부서 리뷰 및 디자인팀 내부 검증과 수많은 논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매력도 높은 카드 디자인을 선정합니다.
그래서 Creative Lab에 컬러칩이 많이 구비되어 있군요! 실제로도 많이 사용하나요?
카드 플레이트를 포함한 다양한 오프라인 제작물의 컬러를 결정하고 지정할 때 자주 활용하고 있어요. 최종적으로 원하는 컬러의 색상 코드가 정확히 전달되어야 협력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및 제작 진행이 가능합니다. 업의 특성상 컬러에 민감하다 보니 Creative Lab 조명은 다른 공간들보다 조금 더 높은 조도를 유지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디자인팀이 Creative Lab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게 있다면요?
카카오뱅크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더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카카오뱅크의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들을 개선, 정립하고 카카오뱅크 브랜디드 콘텐츠 및 브랜드 비주얼 에셋을 개발하는데 보다 집중하려고 합니다.
Creative Lab은 카카오뱅크 디자이너들의 애정이 듬뿍 담긴 곳이었습니다. 팀 빌딩의 즐거움, 뜨거운 토론의 열기, 수많은 샘플에서 묻어나는 고민의 흔적들은 모두 그 공간과 일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을 테니까요. 어쩌면 그 애정으로부터 반짝이는 카카오뱅크만의 디자인이 탄생하는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Creative Lab
A.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내곡로 131 12층, B구역 3/6과 4/6 사이
H. https://brunch.co.kr/@kakaobankplus/42
O. 방문하고 싶을 땐 언제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