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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아키 3일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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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Plus Nov 16. 2023

오전 9시. 아키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

서버 개발자에서 아키가 된 이야기 | 카이만 & 로건

Day1. 11월 1일 (수) 오전 9시


판교역 지하철에서 내린 많은 이들이 한 곳을 향해 바삐 걸어나갑니다. 여러 회사의 오피스로 통하는 길. 바로 판교역 1번 출구인데요.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와 상쾌한 공기를 한숨 들이키면 눈앞에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를 마주하게 됩니다. 



사실 아침 9시는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카카오뱅크에서 출근하기엔 이른 시간인데요. 놀랍게도 판교 오피스 9층에는 매일 같이 8시에 출근하며 아키의 아침을 여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텅 빈 사무실에 가장 먼저 온기를 채우는 Caiman. 오늘도 그가 가장 먼저 오피스에 나와 있네요.



Caiman. 제가 팀원 중에 가장 일찍 출근하는 편이죠. 특별한 일 없으면 보통 8시쯤 나오는 것 같아요.



아니, 판교에서 이렇게 일찍 출근하는 분은 처음 봐요

Caiman. 가정의 평화를 위해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고 있습니다. 오후 5시쯤 퇴근해서 아이를 데리러 가거든요. 육아를 위해 일찍 퇴근하는 것도 있지만, 막상 저녁 있는 삶이 생기니 제가 더 좋더라고요.


다른 팀원들은 보통 몇 시에 출근하나요?

Caiman. 음. 각자 성향에 따라 다 다른 것 같아요. 11시에 출근하는 분도 있고. 보통은 10시 넘으면 많이들 출근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면 Caiman은 아침 일찍 출근하면 주로 어떤 일을 하세요?

Caiman. 어제 했던 일을 이어서 하는 것 같은데요. (웃음) 요즘은 대외기관 연계를 위한 프록시 로그 정리 자동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좀 생소하신가요? 쉽게 말해 유저와 맞닿아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기보다는 시스템 개선 등 엔지니어링에 더 초점을 맞춘 일을 하고 있죠.



못 알아듣는 게 티가 났나 보네요. 이전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을 하셨나요?

Caiman. 이전에는 저도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을 했어요. 근데 11년 정도 서비스 개발을 하다 보니 새로운 업무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기획안에 따라 기능을 개발하다 보면 반복적인 일들이 많거든요. 이런 부분에 뭐랄까 매너리즘 같은 걸 느꼈던 것 같아요. 그때 마침 전 직장 동료가 아키팀을 추천해줘서 입사하게 됐죠. 아키텍트...이름부터 진짜 개발자 같고 멋있지 않나요?



이름이 멋있어서 이직을 결심했다는 그는 어느덧 2년 넘게 아키팀의 아침을 열고 있다고 하네요. 서버 개발자와는 '같지만 다른’ 아키 업무를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어떤 개발자가 아키팀에 오면 재밌게 일할 것 같은지 물었습니다.



Caiman. 서버 개발자 중에서 기존 시스템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일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오면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거예요. 좀 더 큰 그림에서 시스템을 고민하고 구성하는 일이 많거든요. 개인적으로 이런 일들을 스스로 찾아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워요.



그럼 아키 일을 하면서 언제 가장 뿌듯하셨어요?


오픈 소스 발전에 기여한 남자. Caiman.


Caiman. 트러블 슈팅을 하다가 오픈 소스 Redisson의 오류를 발견해 리포팅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게 근래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인 것 같아요. 서비스에 장애 알람이 와서 원인을 분석하려고 라이브러리 코드를 보다 보니 특정 상황에 예외처리가 안 되고 있더라고요. 트래픽이 높은 환경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오류라 오픈소스 관리자에게 전달해서 업데이트했더니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근데 뭐 엄청나게 대단한 일은 아니에요.


Logan. 에이~ 이걸로 Caiman 전사 포상도 받으셨어요! 쑥스러워서 별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시는데 사실 대단한 기여죠.


Logan이 포상 2관왕에 빛나는 Caiman을 축하해주고 있다.


어느새 출근해있는 Logan이 쑥스러워하는 Caiman을 대신해 그의 성과를 자랑해주네요. 덕분에(?) Caiman의 얼굴은 한층 더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사실 Logan 역시 초록창 N사에서 만 4년 넘게 서비스를 개발했던 능력자입니다. 금융 도메인 경험은 전혀 없지만, 그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좋아 잘 다니던 직장을 떠나 아키팀에 합류했다는 Logan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Logan. 우선 아키팀은 다른 회사에 없는 조직이에요. 개발자인 건 똑같지만, 비즈니스 로직보다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집중할 수 있는 팀이죠. 쉽게 말해 카카오뱅크의 서비스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일. 이런 일들을 서비스 오픈 일정에 쫓기면서 처리하기보단 문제 해결을 위해 충분히 고민하고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죠.


이른 아침엔 상쾌한 코드 리뷰를~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었나요?

Logan. 팀원들이 요청한 코드를 리뷰하고 있었어요. 오늘같이 일찍 출근한 날에는 주로 혼자 조용히 일할 수 있을 때 코드 리뷰를 진행하는 편이에요. 


평소에도 팀에서 코드리뷰가 활발한가 봐요?

Logan. 팀에 코드리뷰 전용 채널이 있는데 이곳에 전체 팀원이나 특정 팀원을 지정해서 코드 리뷰를 요청하고 있어요. 진짜 연차에 상관없이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있죠. 제가 작성한 코드에 팀 막내가 리뷰를 해주기도 하고요. 보통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팀원들은 구현이 잘 되었는지를 확인해주고, 다른 팀원들은 코드의 문법적인 부분을 크로스체크 해주시는 편이에요.



근데 아무리 개발 문화가 좋아도, 서비스를 개발하다가 아키라는 새로운 일에 지원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Logan. 그냥 큰 고민 없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좋아서 지원했어요. (웃음) 애초에 아키라는 일을 그것도 금융권에서 경험해본 개발자는 세상에 없을 걸요? 저희 팀원들도 다 카카오뱅크에 와서 새로운 일을 경험하고 있는 분들이에요.

 

하나, 둘 읽다 보면 어느새 아키인이 되어버린 자신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아키팀 사내 업무툴에 문서화가 정말 잘 되어있는데요. 그래서 새로 오신 분들도 이전 히스토리를 파악하는데 전혀 문제 없을 거예요. 그러니 금융 도메인, 아키텍트에 적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키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 조용한 아침에 집중이 필요한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근데 촬영을 한다고 하니 모두들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죠? (웃음)

서버 개발자에서 아키가 된 이유, 평소 진행하는 트러블 슈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아키팀 Royd를 꼭 만나보라고 하네요. 8년 간 카카오뱅크 아키텍처 역사를 함께한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어? 그 순간 저기 Royd가 출근하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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