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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벤처스 May 09. 2024

왜 우리는 초전도체를 못 만들까

[제로가 직접 말아주는 딥테크 이야기] 2. 차세대 반도체로의 이동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제로가 직접 말아주는 딥테크 이야기" 시리즈입니다.


매달 연재를 목표로 야심 차게 시작한 시리즈인데, 생각보다 글을 쓰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이제 두 번째 에피소드인데 제 머릿속을 자동으로 읽어서 글을 대신 써주는 로봇 또는 AI가 어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언젠간 그런 기술도 완성되는 날이 오겠죠?


사실, 글을 잘 쓸 수 있게 하는 더 쉬운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유튜버분들이나 작가분들께서 왜 매일 이런 말을 하는지 콘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정말 큰 힘이 되더군요.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겠습니다ㅎㅎ




지난 회차에서 예고했던 대로 오늘은 신소재와 신소자가 어떻게 상용화가 되는지 다뤄보려고 합니다.

비교적 최근에 있었던 한 가지 사례를 시작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7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발표한 초전도체인 LK-99입니다.



특히, LK-99는 상온상압의 환경에서도 초전도 특성을 띄는 것 때문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온상압이란 일상적인 온도와 압력을 말하는 것으로, 기존의 초전도체들은 영하 200도 정도의 극한의 환경에서만 초전도 특성을 띄는 것에 비해 LK-99는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초전도 특성을 띄기 때문에 훨씬 상용화가 쉬워 이 점 때문에 큰 관심을 받은 거였습니다.


상용화가 쉬운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활용 방안이 너무나도 무궁무진하고 에너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래와 같은 인터넷 밈들이 한동안 쏟아져 나왔습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기반으로 초강대국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하지만, 초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아쉽게도 LK-99의 발견은 해프닝으로 끝나버리며 초전도체 이슈는 잠잠해지게 되었습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출근할 생각에 설렜던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웠는데요, 그렇다면 여기서 저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우리는 초전도체를 못 만들까?


물질이 가진 특성을 파악하여, 이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하기 위해 오늘 저희는 특정 특성을 지닌 물질을 활용하여 신소재를 만드려고 하는 신소재공학자가 되어보려고 합니다.


먼저,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만들려면 초전도체의 특성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만드려고 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니까요.


상온상압이 무엇인지는 위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초전도라고 하면 직관적 이게도 전도가 아주 잘 되는, 즉 전기가 흐를 때 저항이 없는 특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추가적으로 초전도체는 2가지 특성이 더 있습니다. 초전도체가 자기장에 노출되었을 때 자기장을 밀어내는 마이스너 효과라는 것이 있고, 자석 위에 초전도체를 올렸을 때 공중에 부양하는 Quantum locking이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3가지 특성을 초전도체는 왜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여기서 문제는 우리는 이 초전도체의 특성들이 왜, 어떻게 발현되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대한 연구는 사실 아주 오래전 1950년대 솔베이 회의 이전부터 계속해서 이어져 온 분야입니다.


솔베이 회의 : 마리 퀴리,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드 브로이 등 대다수의 유명 물리학자들을 볼 수 있다


수십 년 간의 연구 동안 BCS 이론, 베드노츠-뮐러 연구, 긴즈부르크-란다우 이론 등 노벨 물리학상도 수상한 굵직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원리 파악 이전에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존재하기는 하는지, 극저온 초전도체는 왜 초전도 효과를 띄는지조차 여전히 이론 레벨이거나 밝혀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BCS 이론의 도식화


초전도 현상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 BCS 이론도 초저온의 환경을 가정한 이론이기 때문에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원리를 설명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상온 초전도체의 가능성을 제기하였던 베드노츠-뮐러 연구의 구리 산화물 초전도체 (아래 그림 속 Cu-O가 포함된 초전도체)도 역시 "발견"일 뿐 과학자들의 엄밀한 계산의 결과로 나온 명확한 해답은 아니기 때문에 왜 구리 산화물 초전도체는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특성을 띄는지, 어느 정도의 온도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베드노츠-뮐러의 구리 산화물 초전도체, Cu-O가 포함된 물질은 초전도 특성이 발현되는 온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좀 더 자세한 초전도체 연구에 대한 역사를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떠한 신소재가 상용화되려면 최소 아래 5가지의 조건이 만족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초전도체의 경우 그 소재에 대한 니즈와 후보 물질 탐색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초전도 특성에 대한 원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으니 시장이 원하는 "상온상압"이라는 목표 성질에 도달할 수 없어 상용화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럼, 5가지 조건을 만족했던 소재는 무엇이 있나요?


저는 가장 대표적이면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소재가 바로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라고 생각합니다.

실리콘 웨이퍼 역시 초전도체처럼 1950년대부터 꾸준히 연구되어 왔으며, 상용화에 성공하며 현재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되었습니다.


실리콘 웨이퍼의 5가지 조건 만족



첫 번째, 

구형 트랜지스터를 넘어서는 새로운 집적 반도체에 대한 니즈


이전 시리즈에서 말씀드렸듯이, BJT를 기반으로 한 트랜지스터는 너무나도 큰 크기로 인해 컴퓨터의 성능을 높일 수 없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이전 시리즈를 보실 수 있으니 한번 읽고 오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적 반도체에 대한 강한 니즈가 발생하였고, 이를 위해서는 실리콘 웨이퍼 같이 소재 단에서 거대한 트랜지스터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소재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번째, 

주기율표 내 트랜지스터의 기능을 대신할 후보 물질군의 선택


일단, 트랜지스터가 하던 일을 소재 단에서 해결해줘야 하니 트랜지스터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전 시리즈에서 트랜지스터는 어떠한 형태이든 다리가 3개 달려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컴퓨터는 0과 1로 작동되는 장치임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트랜지스터의 형태 (SK하이닉스 뉴스룸)


컴퓨터의 0과 1은 정말 단순하게 전기 신호가 흐르지 않으면 0, 흐르면 1로 구분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 신호가 흐르는 입구와 출구의 역할을 하는 2개의 다리가 필요하고, 전기 신호가 흐르게 하거나 흐르지 못하게 하는 On/Off 스위치 역할을 하는 1개의 다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그래서 트랜지스터의 다리는 언제나 3개입니다.


여기서 저희가 주목해야 하는 점은 트랜지스터의 역할은 전기 신호를 흐르게 했다가 멈추게 했다가 하는 On/Off 스위치의 역할이라는 점입니다.


이 점 때문에 저희가 찾아야 하는 집적 반도체를 위한 신소재는 기본적으로 전기 신호가 잘 흘러야 하고, 저희가 원할 때 이를 막을 수 있어야 하는 특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신소재 공학자들은 전기 신호가 잘 흐르는 특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전기전도도가 높은 물질들을 탐색했습니다.

그리고 전기 신호의 조절이 가능하도록 소재가 On 상태일 때와 Off 상태일 때 전기 신호를 잘 차단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지표인 Engergy Bandgap이 적당한 물질을 탐색했습니다.


그 결과, 여러 물질 중 아래 주기율표 내 빨간 박스로 표시된 물질을 후보로 두게 되었습니다.


주기율표 내 후보 물질들



세 번째, 

후보 물질들의 특성에 대한 연구의 성숙


이후, 연구자들은 이 물질들의 특성이 왜, 어떻게 발현되는지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초전도체와는 다르게 반도체 소재는 수학적 모델링을 만드는 것에 다행히 성공을 하였고 어떻게 반도체 특성을 컨트롤할 수 있을지 알게 되었습니다.


반도체 특성에 대한 수학적 모델링 (자세한 내용은 반도체 전공 서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저러저러하게 아마 움직일 거야 하는 경향성의 수준이 아니라 수식으로까지 찍어내어 온도가 0.001도 올라갔을 때 흐르는 전류가 정확히 숫자 기반으로 얼마나 바뀌는지 알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반도체 특성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게 되었고 어떻게 이 특성을 강화할 수 있을지까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 

목표 성질을 강화하여 상용화를 위한 조건의 하한 달성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저희는 마침내 반도체 물질들이 왜, 어떻게 움직이는지 전부 다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보 물질 중에서 시장에 내보내기 위한 몇 가지 조건만 더 충족시키면 될 것 같습니다.


후보 물질 중에서 시장에 내보낼 수 있게 이 반도체 특성이 안정적이고, 구하기 쉬워서 가격이 합리적이고, 다루기 쉬운 물성을 가지면 될 것 같습니다. 방사능을 내뿜는 물질이어도 당연히 안 되겠죠?


위 주기율표 속 빨간 박스 중 탄소(C)는 반도체 특성을 가지게 만들어보려고 하니 다이아몬드와 같은 형태입니다. 너무 단단해서 다루기 어려운 물성이라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게르마늄(Ge)은 사실 BJT 트랜지스터에 이미 사용하고 있는 물질입니다. 저희는 이 물질보다 더 전기전도도가 높은 물질을 찾는 것이니 패스하도록 합시다.


남은 것은 탄소와 게르마늄 가운데에 있는 실리콘(Si)입니다.


규소가 실리콘(Si)


실리콘은 지구를 구성하는 물질 중 두 번째로 많은 물질이라 구하기가 쉬워 가격이 저렴합니다.

열에도 강한 안정성을 가지고 있고 내구도도 높습니다.

물성도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회로를 새겨 넣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희는 탄소 웨이퍼, 게르마늄 웨이퍼가 아닌 실리콘 웨이퍼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실리콘 웨이퍼의 생산법의 완성


실리콘 웨이퍼의 전기적 특성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불순물이 없는 아주 순수한 초고순도의 단결정 실리콘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연구자들의 노력 끝에 쵸크랄스키법이라는 공정을 통해 초고순도 단결정 실리콘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쵸크랄스키법(좌), 단결정과 다결정의 차이(우측 위), 실리콘 잉곳(우측 아래)


이 쵸크랄스키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실리콘을 용광로에 녹인 다음에 액체 상태의 실리콘에 작은 실리콘 씨앗을 살짝 담가 회전시키면서 아주 천천히 이 씨앗을 들어 올립니다.

그렇게 하면 이 씨앗에 초고순도의 실리콘이 달라붙으며 원기둥의 모양으로 씨앗이 커지게 됩니다.

이 원기둥 모양의 실리콘 덩어리를 실리콘 잉곳이라고 부르며, 이 실리콘 잉곳을 가로로 자르면 원판 모양의 실리콘 웨이퍼가 마침내 탄생하게 됩니다.


맨홀 뚜껑이 왜 둥근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실리콘 웨이퍼가 왜 둥근지 알게 되었네요.


이를 통해 개발한 실리콘 웨이퍼로 집적 회로를 제작할 수 있게 되며 무어의 법칙을 기반으로 반도체는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마침내 인류는 번창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피엔딩인가요?

해피엔딩이었습니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말이죠.

바로 LLM의 등장이 반도체 시장을 다시 한번 흔들었기 때문입니다.


AI의 요구 연산량의 증가폭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반도체의 처리 연산량


위의 차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실 반도체도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무려 7배나 처리 연산량이 증가했죠. 다만, AI의 요구 연산량이 LLM의 등장 이후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을 뿐입니다.


1.4 나노의 반도체가 등장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질문 주신대로 삼성, SK하이닉스, TSMC 등 여러 반도체 기업들이 3 나노, 2 나노, 1.6 나노, 1.4 나노 이런 식으로 치열하게 더 작은 사이즈의 초미세 공정기술을 완성할 것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초미세 공정 기술을 활용하면 성능은 개선될 것이니까요.

관련하여 수많은 기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반도체 기업들이 더 작은 사이즈의 반도체를 만드려고 하는 이유는 기존의 반도체 발전사의 연장선입니다.

BJT 트랜지스터보다 작은 사이즈의 MOSFET 트랜지스터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만드는 데 성공하였고, 더 작은 컴퓨터가 더 많은 연산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음을 지금까지 다루었습니다.

이처럼 MOSFET 트랜지스터보다 더 작은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실리콘 웨이퍼에 새기면 더 작은 컴퓨터가 더 많은 연산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웨이퍼 위에 올라가는 트랜지스터의 개수를 늘리는, 즉, 집적도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반도체의 성능은 증가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더 작은 사이즈의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공정기술의 초미세화가 끝없이 진행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초미세공정 기술만으로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왼쪽부터 MOSFET, FInFET, GAA 순으로 반도체 소자는 발전해 왔음


사실 트랜지스터와 같은 반도체 소자는 십수 년 간 발전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100nm 사이즈의 반도체에서 이전에 설명한 MOSFET(Planar FET) 소자를 사용하고, 10nm대 사이즈의 미세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에서는 다음 세대 소자인 FinFET, 7nm 이하의 초미세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에서는 GAA 소자를 활용합니다.


이러한 소자의 발전에서의 핵심은 Channel 형태의 변화에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트랜지스터는 전기가 흐르는 통로와 이 통로는 On/Off 하는 스위치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전기가 흐르는 통로를 Channel이라고 부르고, 이 채널의 문을 열었다가 닫는 역할을 하는 것을 Gate라고 부릅니다.


MOSFET의 형태 (SK Hynix 뉴스룸)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MOSFET은 평평한 모양의 Channel 위에서 Gate가 Channel의 전기 신호 흐름에 간섭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적도가 높아지며 이 Channel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게 되었는데 문제는 Channel의 길이가 짧아지면 Gate의 Channel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저희가 의도한 On/Off와 무관하게 전기 신호는 마음대로 흐르게 되고, 기껏 소재 연구를 통해 만들어 둔 반도체 특성이 무용지물이 돼버리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SCE(Short Channel Effect)라고 부르며, 이 SCE를 극복하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지난 십수 년간 반도체 기업들이 확보하고자 했던 기술입니다.

저희가 5 나노, 3 나노, 2 나노(nm) 공정이라고 부르는 이 길이 단위도 Channel의 길이를 의미하는 것이니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느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소자의 발전에 따른 Channel의 형태 변화


이러한 SCE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소자를 개발해 왔습니다.


Channel에 가하는 Gate의 영향력을 늘리기 위해 위의 사진처럼 한쪽 면에서만 Gate가 영향력을 가하는 MOSFET과 달리 FinFET처럼 Channel의 형태를 상어 지느러미(Fin) 모양으로 위로 올라오게 만들어 3개의 면에서 영향력을 줄 수 있게 만들기도 하고, GAA(Gate All Around)처럼 아예 Gate가 Channel의 4개의 면을 전부 감싸(All Around) 더 큰 영향력을 가하게 만든 것입니다.

덕분에 3 나노, 2 나노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문제는, 이제 4개의 면까지 전부 다 감쌌습니다.

더 이상은 소자의 변화 단에서 발전을 만들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심지어 2 나노, 3 나노 반도체 공정의 수율은 현재로 50%대,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했다고 판단하는 70%에도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수율을 끌어올려내어 안정적인 2 나노를 도달해도 문제입니다.


이것보다 더 작아지면 더 이상 고전역학이 아닌 양자역학이 통용되는 미시세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위에서 보았던 현재 실리콘 기반 트랜지스터 구조의 수학적 모델링은 고전 역학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모델인데 양자역학이 통용되는 미시세계에서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아무 의미가 없어져 버립니다.


트랜지스터 자체의 통제력을 잃어버렸다고 보는 것이죠.





그럼, 인류의 발전은 여기서 끝일까요?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연구진들이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수많은 방법론을 테스트 중입니다.


반도체 성능의 방정식 속 수많은 player들


2D 실리콘 웨이퍼에서 집적도는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면 위로 쌓아 올리면 됩니다.

2D Integration(2D 집적)의 시대는 끝나고 3D Stacking(3D 적층)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죠.


또는, 소재, 소자 단에서의 변화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그냥 특정 Task에 특화된 반도체를 만들어 범용성을 포기하더라도 반도체 성능을 극한으로 가지고 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AI를 활용해 물질 단위에서 시뮬레이션을 하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더 좋은 성능의 신소재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초전도체의 비밀까지도 풀어버릴 수도 있을지도 모르죠.





카카오벤처스는 반도체처럼 너무나도 거대하고 성숙해져 버린 기술 시장 속에서도 여전히 무궁무진한 기회는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LLM의 출현처럼 반도체 생태계를 뒤흔들만한 강한 시장 니즈가 변화를 견인한다면 더더욱 이 시장은 주목할만한 시장입니다. 아주 작은 크기의 스타트업에게조차 말이죠.


지금도 수많은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반도체 시장 내에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요즘 이러한 반도체 산업의 밸류체인과 기술 연구 방법론을 세분화하여 들여다보며, 멀지 않은 미래에 하드웨어 단에서의 큰 변화가 한번 더 불어올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로서 생각보다 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를 넘어선 미래 속에서 Post-2D Integration의 시대, Post-LLM의 시대를 바라보았을 때 Next Nvidia의 자리는 누가 선점하게 될까요?


이러한 재미있는 고민 속에 어떤 영역에 투자를 해야 할까 와 더불어 어떤 Skill set을 확보한 스타트업이 생태계 속에서 살아남아 성장할 수 있을까? 매일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신소재 스타트업이라면 위에서 언급한 상용화의 5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모든 Skill set을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괜찮습니다.

카카오벤처스는 현 거시적인 시장 상황에 맞춰 수익모델을 고쳐서 짧게 돈 버는 것보다 길게, 또 근본적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지지하는 VC입니다.

그렇기에 근본적인 문제와 설루션에 공감이 된다면 그 이후의 문제는 co-pilot으로 함께 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희는 국내외의 수많은 딥테크 예비창업자분들을 과감한 실험적 도전을 언제나 응원하기에 두려워하지 마시고 뛰어들기를 바라겠습니다.





다음 공유 드리고 싶은 주제는 <3. 차세대 반도체 - HBM과 CFET>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번 회차에 모든 이야기를 풀어보려 했지만 다음 회차로 넘어가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카카오벤처스 김영무(Zero) 심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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