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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섭 Nov 30. 2018

마지막 퇴근을 하면서

드디어 D-2


약 11년 동안 고생한 나의 전투복과 전투화 사진을 한장 찰칵!

내일은 신고를 하고 짐만 챙기면 되기에

이제 더이상 전투복과 전투화를 신고 늦게 퇴근을 하는 날이 없겠지?

하.. 기분이 참 묘하다!



내 책상을 정리하기 전에 찍은 사진을 보았다

언제부터인지 내가 일했던 공간을 남겨보고, 나중에 추억하기 위해서 찍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의 책상 사진들을 정리해 보았다





생각해보니 2008년도 처음 군생활을 했던 신교대대 정훈장교 시절 책상사진을 찾아 보았다

헐 그런데 이상하게 없더라ㅠㅠ


대신에 힘겹게 찾았던 문서 하나!

집중정신교육을 했을 때 내가 찍었던 교육일정 사진!

지금 계획을 다시 보니 저 때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것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ㅠㅠ

하.. 그동안 매너리즘에 많이 빠져있었던 것 같다





신교대대 정훈장교를 마치고 2009년 사단에서 홍보문화장교를 할 때 

내 책상 위의 모습

당시에 인형 뽑기해서 나왔던 인형이 저렇게 앉아 있었구나

그리고 한쪽 구석에 보이는 업무 담당자들 이름들

저기 있는 분들 중에서 남아있는 분은 1명 밖에 없네 ㅠㅠ




사단에서 홍보문화장교를 하다가 GOP 정훈장교를 했을 때 

내 책상 위에 붙어있던 팻말

저 때는 보안이 매우 중요했던 곳이다 보니

남아있는 책상 사진은 저것 밖에 없었구나

그래도 저 당시의 추억은 영원히 잊지 모할 것이다

천안함이 침몰 되고, 목함지뢰가 터지는 등 우리나라 안보가 불안했던 시절

최전방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대 정훈과장을 거치고 

군 생활 중 첫 번째로 힘들었던 시기인 사단 정훈교육장교 시절 나의 책상

생각해보니 이 때가 나의 책상이 제일 지저분 했구나

그래도 뛰어난 장군 지휘관님을 만나서 업무를 더 크게 볼 수 있었고,

처음으로 실무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 고민도 많이 했던 시기였다




그렇게 5년이 넘는 25사단 시절을 마치고 온 56사단 연대 정훈과장 시절

이 때는 업무보다는 연애와 대학원 공부에 더 관심이 많았던 시절

그런데 이 3가지를 동시에 완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집중을 많이 해야 했던 시절

내가 집중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되는지 방법을 터득했던 시절이었다

특히 넓은 벽에 내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내 책상에 붙어 있던 글귀들


버려야할 세가지

시키면 그 때 하겠다는 '수동'

누군가는 하겠지 '소극'

힘들면 포기하는 '나약'


이 세가지 자세는 앞으로도 계속 내 책상에 붙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정훈교육장교 겸 교관을 했던 시절

이때는 나에게 책상이 세 개였다


첫번째는 임관식을 할 때마다 진행을 하기 준비되었던 책상

두번째는 교육뿐만 아니라 박물관, 흉상 계획을 세웠던 책상

마지막은 교육을 할 때 나의 책상


3년간의 시간동안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

그리고 군 생활을 하면서 정훈장교로 교육을 제일 많이하면서 보람찼던 시간이었다





오늘까지 있었던 나의 책상

정리를 하기 전에 찍어서인지 그래도 마음이 덜 섭섭한 것 같은데

나올 때는 정리가 끝나서인지 좀 허전해보였다

그래도 내가 열정을 다한 곳이기에 아쉽지는 않겠지




약 11년간의 나의 책상들을 되돌아보니

그동안 내가 군 생활을 어떻게 해왔는지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나의 정보를 차곡차곡 정리했던 덕이었다

앞으로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이렇게 기록을 남겨서

나를 되돌아보고 추억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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