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이라는 도시에는
오래 머무르지 못할 것 같아.
삶에는 무수히 많은 방향들이 있지.
삶이라는 건
매순간, 하나의 방향을 찾아가야 하는
멀고도 지루한 여정인 것 같아.
고단하지, 늘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만 하니까.
때론 잘못 왔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도 되돌릴 수는 없지.
왔던 길을 다시 갈 수는 없는 게 인생이잖아.
그래도 우리가 서로에게
이 생을 다해 걷고 싶은
길이었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하나의 방향이 되어줄 수도
있었을 거야.
나는 당신이라는 도시를 발견했을 때,
그 도시에서는 결코 오래 머무를 수 없으리란 걸
알았지.
눈부셨거든. 반짝이는 것들은 영원하지 않잖아.
그래서 아프도록 아름답지.
당신과 나의 길은 결코 하나로
합쳐질 수 없는 것이었어.
서로 다른 방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두 갈래 길에서
우리는 작별을 했지.
삶이라는 여행 가방 속에 구겨넣은
무수히 많은 다른 길들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