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고요해서 더욱 쓸쓸하다 내 마음의 빈칸을 채운 몇 편의 시를 나는 당신에게 읽어주었고 구겨진 말들은 채 소화되지 못한 채 목에 걸려 있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늘 밑줄을 그은 문장처럼 잊혀진 채로 시간 속에 걸려 있습니다 털어내지 못한 당신과의 추억이 먼지처럼 내 몸 어딘가 묻어 있어 이 가을 나는 또 단풍처럼 몸과 마음이 붉게 멍이 듭니다 붉은 가을 단풍처럼 당신을 병처럼 앓고 있습니다
나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