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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가을

by 기록 생활자

여기는
고요해서
더욱 쓸쓸하다

내 마음의 빈칸을 채운
몇 편의 시를 나는 당신에게 읽어주었고
구겨진 말들은
채 소화되지 못한 채
목에 걸려 있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늘 밑줄을 그은 문장처럼
잊혀진 채로 시간 속에
걸려 있습니다

털어내지 못한
당신과의 추억이
먼지처럼 내 몸 어딘가 묻어 있어
이 가을
나는 또 단풍처럼
몸과 마음이 붉게 멍이 듭니다

붉은 가을 단풍처럼
당신을 병처럼
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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