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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Apr 29. 2018

라라 랜드

꿈과 현실의 앙상블

초반에 약간 지루함을 느꼈는데 평점이 좋아서 끝까지 봤다. 초반에 지루해서 안 봤다는 사람도 있던데 약간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초반의 지루함을 참고 끝까지 본다면 약간 다른 생각을 갖게 될 영화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던 탭댄스 장면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재즈 카페를 열고 싶어하는 꿈이 있는 남자와 배우로서의 꿈을 갖고 있는 여자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 영화이다.


이 영화의 제목인 라라랜드는 로스앤젤레스의 별명이기도 한데, '현실과 동떨어진 상태'를 의미하는 어구라고 한다. 꿈 꾸는 순간, 사랑에 빠진 순간은 어쩌면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 속에 존재하며 그  어디쯤에 자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라라랜드는 여기가 아닌 다른 곳, 머릿속에 존재하는 이상적인 장소를 꿈꾸는 남녀의 이야기로 읽히기도 한다.

남자는 여자와 함께 하는 삶을 위해, 꿈을 접고 타협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의 그런 모습을 보고 실망하게 된다. 남자는 자신의 성공을 여자가 질투한다고 느끼지만, 여자를 사랑하기에 다시 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여자는 꿈을 포기하려 했다가 남자의 응원에 힘입어 한번 더 도전을 하게 되고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함께하지 못했다. 여자가 꿈을 쫓아가면서 남자의 손을 놓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자는 꿈을 이루고 성공도 한다. 남자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다가 그녀의 바람대로 그녀가 지어준 카페 이름인 '셉스'라는 이름의 재즈 카페를 열고 성공을 한다. (원래는 치킨 꼬지로 해야 한다고 우겼던 그였지만)


그녀는 차가 막혀 가려던 곳에 가지 않고 우연히 들른 그의 재즈 카페에서 그와 재회한다. 그는 그녀를 위해 그녀와 처음 만났던 날 연주했던 곡을 연주한다. 그 피아노 선율 속에서 남자와 여자는 함께였으면 좋았을 그들의 모습을 상상으로 그린다.  과거에 꿈꿔왔던 자신들의 모습을. 그것은 관객의 바람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이었고. 피아노 연주가 끝나자 그녀는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자신의 남편과 함께 그곳을 빠져나간다.

시간이 흐르면 감정도 변하게 마련이고 이 영화 속에서 남자가 했던 말처럼 그냥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게 둔 인연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했다. 이 영화 속에서는 두 남녀의 변화가 계절의 흐름과 함께 설명된다. 가을에는 열매를 맺지만 잎이 시들어 떨어지기도 하듯이 꿈에 가까워지지만 사랑의 감정은 낙엽처럼 시들어 말라버린다.  성공을 하면 사랑도 따라올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꿈을 이루면 행복해질 것 같지만 꿈과 행복은 별개일 수도 있다는 것. 어느 하나를 가지면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하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감독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가까워진 두 남녀였기에 이별은 어쩌면 당연한 결말처럼도 보인다. 남자는 여자의 꿈이 얼마나 간절한 것이었는지를 알기에 그녀를 붙잡지 않는다. 여자도 그가 가진 꿈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를 알기에 그를 붙잡지 않는다. 그래서 이 둘은 이별한다.


그 둘이 사랑을 하고 함께 꿈꾸던 그 순간, 그들이 있던 장소가 라라랜드였다. 어쩌면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그 모든 순간이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것을 감독은 라라랜드라는 공간을 통해 펼쳐 보여준 것 같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는 남는 것이 인생이니까.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도 한 시기를 건너가는 힘으로 작용하고 그로 인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그녀가 이 영화의 말미에 그에게 지어보인 미소는 행복해진 그의 삶에 보내는 응원의 의미였을 것이라 보인다.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추억이 된 사랑과 꿈꾸는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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